‘사실은 진실이 아니다’라는 말이 있듯이 시각 혹은 관점에 따라 진실은 달라진다. 하지만 언론권력이 갖는 의무는 ‘팩트’를 보도해야 한다는 것인데.
언론 속에 일하는 사람도 결국은 사람이기에 우리는 종종 오보가 전해진다는 것을 알고 있다. 영화 ‘특종: 량첸살인기’는 논조와 사명의식은 던져버리고 시청률과 광고주에 목매는 언론의 경솔한 오보 경쟁과 독립적 수사보다는 여론몰이에 더 신경을 쓰고 있는 삐뚤어진 공권력에 대해 일침을 놓고 있다.
영화의 내용은 이렇다. 이혼, 해고의 위기에 몰린 열혈 기자 ‘허무혁(조정석 분)’은 우연한 제보로 연쇄살인사건과 관련한 일생일대의 특종을 터트린다. 하지만 단독 입수한 연쇄살인범의 자필 메모가 소설 ‘랑첸살인기’의 한 구절임을 알게 된 무혁은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특종이 사상 초유의 실수임을 깨닫게 되는데.
이를 알 리 없는 보도국은 후속 보도를 기다리고 경찰은 사건의 취재과정을 밝히라며 무혁을 압박해 온다. 심지어 특종의 진실을 알고 있다는 목격자까지 나타나는 걷잡을 수 없는 상황 속에서 무혁이 보도한 오보대로 실제 살인사건이 벌어지기 시작한다.
처음부터 오보 경쟁에 신난 언론에 대한 일침을 펼치는 것으로 보일 수 있으나 중반부에 들어서면서 주인공 허무혁의 이야기를 통해 진짜 영화의 스토리를 전달한다.
특히 오보 경쟁을 벗어나 허무혁의 인물 중심 이야기를 전개하면서 영화는 우리사회 전반에 걸쳐있는 진실과 거짓말에 대한 욕망과 희화를 촌철살인 하듯 표현하고 있어 한 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흥미진진한 내용을 선사한다.
하지만 중반부부터 진짜 영화의 이야기를 선사하지만 역설하자면 초반 도입부는 루즈한 느낌이 강한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여기에 능청맞고 익살스러운 연기로 그동안 여러 작품에서 관객에게 웃음을 유발한 조정석의 진지한 내면 연기는 그동안의 웃음을 기대했던 관객이라면 아쉬움을 더할 수도.
한편 조정석 이미숙 이하나 김의성 배성우 주연의 영화 ‘특종: 량첸살인기’는 오는 22일 개봉한다.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25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