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선수권 통해 옥석 가려… 피말리는 자리 싸움 절정

국내파와 J리거들의 주전 경쟁이 막바지다. 더 이상의 기회는 없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다음달 7일부터 일본 도쿄에서 벌어지는 동아시아축구연맹선수권을 위해 오는 30일 목포축구센터에 소집돼 마지막 담금질에 들어간다.

동아시아선수권이 중요한 이유는 국내파와 J리거들의 마지막 경쟁 무대가 되기 때문. 오는 3월에 벌어지는 코트디부아르와의 A매치 평가전은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해외파들이 모두 모이므로 해외파 없이 치르는 A매치는 이번이 마지막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대표팀 엔트리는 모두 23명. 이 가운데 이운재(수원 삼성), 김영광(울산 현대), 정성룡(성남 일화) 등 3명의 골키퍼 자리는 일찌감치 확정됐기 때문에 20명의 필드 플레이어만 남아공행 비행기에 오를 수 있다.

그러나 20개의 자리 가운데 해외파의 몫이 제외된다. 일단 박지성을 비롯해 프랑스 리게 앙(리그 1) AS 모나코에서 발군의 기량을 보여주고 있는 박주영(AS 모나코)과 공격 포인트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이청용(볼튼 원더러스), ‘기라드’ 기성용(셀틱)을 비롯해 경험이 풍부한 이영표(알 힐랄), 차두리(프라이부르크) 등은 확정적이다.

또 국내파와 J리거 가운데에도 일찌감치 ‘허심(許心)’을 잡은 선수들이 적지 않다. 꾸준히 중앙 수비요원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조용형(제주 유나이티드)과 이정수(가시마 앤틀러스)가 대표적이고 미드필드진에도 김정우(광주 상무)가 오랫동안 기성용과 호흡을 맞춰왔다. A매치에서 골 감각이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지만 이근호(주빌로 이와타) 역시 박주영과 투톱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각 포지션별로 2명씩밖에 들어가지 못하는 것도 치열한 경쟁을 예고한다. 4-4-2 포메이션을 기본으로 하는 허정무 호에서는 수비수 8명, 미드필더 8명, 공격수 4명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박주영, 이근호가 확정된 공격수 부문에서는 이동국(전북 현대)과 염기훈(울산 현대), 노병준(포항)이 경합을 벌이고 동아시아선수권에 포함되지 못했지만 아직까지 희망이 살아있는 설기현(포항)이 호시탐탐 자리를 노린다. 여기에 허정무 감독은 “안정환(다렌 스더)과 이천수(알 나스르)를 아직까지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고 밝히고 있어 한치 앞을 예상할 수가 없다.

이미 4명이 확정된 미드필드진 역시 김두현(수원), 신형민(포항) 등이 안간힘을 쓰고 있고 구자철(제주), 김보경(홍익대) 등 신예들이 도전장을 냈다. 특히 허 감독은 이번 월드컵에 어린 선수를 데려갈 계획이어서 구자철과 김보경 가운데 최소 한 명은 남아공에 갈 것으로 보인다.

수비진 역시 곽태휘(전남), 강민수(수원), 오범석(울산), 김형일(포항), 박주호(주빌로 이와타), 이규로(전남) 등이 경쟁을 벌이고 있는 형국이다.

동아시아선수권은 허정무 감독 체제 출범 초기였던 지난 2008년 우승을 거뒀던 대회다. 물론 이번 목표도 정상이다. 하지만 그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국내파들과 J리거들이 얼마나 기량을 끌어올려 월드컵에 나갈 수 있는 경기력을 보여주느냐다. 그 무한 경쟁의 마지막 장이 이제 곧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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