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 앞에서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이 기자회견을 열고 “2000만 노동자의 대표인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을 불자의 도량으로 품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김민아 기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이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 검거를 위한 조계사 강제진입이 예고된 가운데 조계사에 “2000만 노동자의 대표를 불자의 도량으로 품어달라”고 호소했다.

민변은 이날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조계사 일주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 위원장은 개인의 지위에서 무슨 파렴치한 범죄를 저지르고 몰래 조계사로 숨어 든 범죄자가 아니다”며 “그에게 실정법을 위반한 범죄 혐의가 있다 해도 그는 ‘사회적 범죄자’로 함부로 다뤄져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노동자들이 ‘노동개혁’이라는 이름을 단 ‘노동재앙’이 밀려오고 있다고 호소하는 이 때 조계사와 한국불교가 이를 품어주지 못한다면 우리 사회는 너무 매몰차고 너무 불균형한 사회라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종교는 고통받는 사람이 마지막으로 숨을 수 있는 공간”이라고 덧붙였다.

민변은 “세속의 공권력이 성스러운 종교시설에 발을 들이지 않고, 종교는 세속의 실정법에 얽매이지 않고 보호해야 할 자를 보호해 왔던 것이 우리 사회에 형성된 금도와 불문율”이라며 “그것이 가장 절실히 요청되는 이 시점에 국민이 가장 강하게 믿고 의지하는 조계종에 의해 깨어지지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경찰에 대해서는 “한 위원장이 국민들 앞에 공개적으로 도주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법 집행이라는 명분만을 내세운 채 조계사의 몸을 의탁한 노동자들의 대표를 기어이 잡아들이겠다고 공언하는 것은 형식적 정당성은 몰라도 실질적 정당성을 갖추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민변 변호사들은 기자회견 뒤 조계사 대웅전을 찾아 3배하고, 도법스님과 면담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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