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10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청사에서 열린 파기환송심 첫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휠체어를 타고 법원으로 들어가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김일녀 기자]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파기환송심 첫 공판에 출석해 “CJ를 세계적 기업으로 만들 수 있는 기회를 달라”며 선처를 호소했다.

이재현 회장은 10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청사에서 열린 파기환송심 첫 공판에 출석해 최후 진술을 통해 “건강을 잘 회복하고, 선대 유지인 사업보국, 미완성의 CJ를 세계적 기업으로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재판장님께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주변의 도움을 받아 A4용지에 쓰인 내용을 힘겨운 목소리로 읽었다.

이 회장은 이날 공판 출석을 위해 서울대병원에서 구급차를 타고 3시 45분께 법원에 도착했다. 의료진 등 주변 도움을 받아 구급차에서 휠체어로 옮겨 앉은 후, 취재진들을 지나 재빠르게 법정 안으로 들어갔다. 환자복 위에 회색 모자를 쓰고 회색 겨울 외투를 걸쳤다. 목도리를 두르고 마스크를 써 감은 두 눈밖에는 보이지 않았다. 팔에는 링거 두 개가 달려 있었다.

오후 4시, 공판이 시작됐다. 이 회장의 책상 앞에는 손 세정제가 놓여 있었다. 휠체어에 앉은 채 공판에 참석한 이 회장은 가끔씩 고개를 좌우로 번갈아 돌려가며 휠체어에 머리를 기댔다. 서너가지 질문에 답을 할 때를 제외하곤 공판 내내 눈을 감고 있었다. 이름, 나이, 주소 등을 묻는 재판부의 질문에는 작은 목소리로 “네”라고만 답했다.

재판장 안은 취재진 및 관계자로 발 디딜 틈조차 없어 법정문을 연 채로 공판을 진행했다.

변호인은 이 회장의 건강 상태에 대해 “지난 2013년 신장이식 수술 후 초기 관리에 실패한 뒤, 치료를 위해 면역억제제를 과다 투여한 결과로 신장기능 상실 및 감염에 약한 상태”라며 “게다가 현재 52㎏의 저체중으로 면역억제제 치료까지 어려운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50대 신장이식 환자의 수명이 12년 정도임을 감안할 때 이 회장은 사실상 10년 남짓의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다”며 “현 상태에서 재수감되면 영구적 보행장애를 얻을 수도 있다는 게 의사들의 판단”이라고 전했다. 이 회장에게 실형 선고는 곧 ‘사형선고’라는 게 변호인 측의 최후 변론이었다.

공판은 1시간가량 진행됐고, 이 회장의 최후 진술을 끝으로 5시쯤 마무리됐다.

이 회장의 선고기일은 오는 12월 15일 오후 1시다.

앞서 지난 9월 대법원은 1600억원대 조세포탈, 횡령, 배임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에게 징역 3년과 벌금 252억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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