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축제] 목포 유달산 봄 축제

명장 이순신과 인연 깊은 ‘목포’
고하도서 106일간 수군 이끌어
노적봉을 군량미로 위장해 승리

만호수군 출정 퍼레이드 펼쳐
봄꽃과 함께 토크콘서트 개최
호국정신 기리고 역사 자원 홍보

목포시가 오는 30~31일 유달산 일원에서 ‘이순신의 선택, 노적봉’이라는 주제로 유달산 봄축제를 개최한다. 축제 핵심 콘텐츠는 만호수군과 봄축제를 결합한 프로그램이다. 사진은 지난해 퍼레이드 모습. (제공: 목포시청) ⓒ천지일보 2024.03.24.
목포시가 오는 30~31일 유달산 일원에서 ‘이순신의 선택, 노적봉’이라는 주제로 유달산 봄축제를 개최한다. 축제 핵심 콘텐츠는 만호수군과 봄축제를 결합한 프로그램이다. 사진은 지난해 퍼레이드 모습. (제공: 목포시청) ⓒ천지일보 2024.03.24.

[천지일보 목포=김미정 기자] 목포를 상징하는 유달산은 목포뿐만 아니라 서남해 지역의 해안과 바다를 아우르는 위상을 지니고 있다. 유달산은 해발 228.3m로 높지 않고 크지도 않은 산이지만 기세가 웅장하다. 일등바위에 오르면 탁 트인 하늘을 지붕 삼아 서해안과 무안, 영암, 해남, 신안의 연안 지역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바다와 섬이 어우러진 풍광은 시기에 따라 다른 감동을 선사하며 넓게 펼쳐진 다도해를 바라보고 있으면 가슴이 뻥 뚫리는 듯 시원하다.

순수한 화강암 암석으로 이뤄진 유달산에는 고래바위, 애기바위, 얼굴바위, 종바위 등 만물상을 연출하는 바위 형태들이 자리 잡고 있어 조물주의 신비함을 느낄 수 있다.

[천지일보 목포=김미정 기자] 지난 23일 유달산 노적봉을 관람하고 있는 관광객들. 노적봉을 마주한 곳에 유달산 정상이 보인다. ⓒ천지일보 2024.03.24.
[천지일보 목포=김미정 기자] 지난 23일 유달산 노적봉을 관람하고 있는 관광객들. 노적봉을 마주한 곳에 유달산 정상이 보인다. ⓒ천지일보 2024.03.24.

유달산은 백두대간과 호남정맥으로 이어지는 영산기맥의 시작점이자 종착지이기도 하며 영혼이 거쳐 가는 곳이라 해 일찍부터 사람들이 우러러본 곳이기도 하다. 사람이 죽으면 영혼이 유달산 일등바위에서 심판을 받은 뒤 이등바위로 옮겨져 대기하다 극락세계로 가게 된다는 전설이 있다.

이곳에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호국정신이 서린 노적봉 등 많은 문화유적이 산재해 있다.

목포시는 오는 30~31일 유달산 일원에서 ‘이순신의 선택, 노적봉’이라는 주제로 유달산 봄축제를 개최한다.

유달산 봄축제 포스터. (제공: 목포시청)
유달산 봄축제 포스터. (제공: 목포시청)

◆이순신 장군의 슬기가 깃들인 곳

유달산의 맥이 바다로 떨어져 내려가다가 솟구친 암석봉우리 노적봉은 충무공 이순신 장군과 인연이 깊다. 이곳은 이순신 장군이 왜적을 물리친 의병전술에 관련된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이 암석봉우리를 짚더미로 덮어서 노적가리처럼 보이게 해 우리 군사의 군량이 산처럼 쌓인 듯이 보이게 하고, 영산강 상류에서 백토를 풀어 강물이 하얗게 떠내려와서 밥을 짓는 쌀뜨물이 강물처럼 보이게 해 왜군들이 스스로 물러나게 했다는 이야기다.

[천지일보 목포=김미정 기자] 노적봉. ⓒ천지일보 2024.03.25.
[천지일보 목포=김미정 기자] 노적봉. ⓒ천지일보 2024.03.25.

노적봉은 이처럼 호국혼이 면면히 흐르고 있는 곳이다. 일제강점기엔 이 맥을 끊어 없애기 위해 유달산의 주맥과 노적봉 사이에 큰길을 내어 유달동에서 죽동으로 넘어가는 지름길을 만들었다. 이에 지금은 노적봉이 유달산의 맥과 떨어져 있는 듯 위치해 있다. 일본인들은 또 노적봉을 ‘노인봉’이라 불러 의도적으로 노적봉의 역사성을 왜곡하기도 했으나 노적봉 앞쪽에는 노인암이라고 하는 바위가 따로 있다. 노적봉의 노적가리를 지키는 노인의 모습을 한 바위다.

이난영의 ‘목포의 눈물’에서도 이순신 장군의 호국정신을 엿볼 수 있다. ‘삼백년 원한 품은 노적봉 밑에 님의 자취 완연하다 애달픈 정조’라는 부분에서 ‘삼백년’은 임진왜란이 일어난 시기를, ‘님’은 충무공 이순신 장군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이 노래를 부른 이난영이 일제강점기 대표적인 트로트 가수인 것을 볼 때 가사 하나하나에 항일정신이 담긴 것과 이순신 장군의 애국심과 호국기상이 서려 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

이난영의 ‘목포의 눈물’은 유달산을 올라가는 길목에서 노래비를 통해 감상할 수 있다. 가사의 의미를 알고 들으니 구슬픈 목소리가 가슴을 더 파고들며 발걸음을 머물게 한다.

[천지일보 목포=김미정 기자] 노적봉 여자나무와 노적봉. ⓒ천지일보 2024.03.25.
[천지일보 목포=김미정 기자] 노적봉 여자나무와 노적봉. ⓒ천지일보 2024.03.25.

노적봉에는 여자나무로 알려진 폭나무(팽나무과)가 있다. 다산을 이루게 한다는 전설과 함께 또 다른 이야기가 있는데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의 명을 받은 아낙네들이 봉우리에 짚더미를 덮고 군량미로 위장하던 중 생리 현상을 급히 해결하고자 바위 밑에서 볼일을 보는데 이곳을 염탐하러 온 왜군이 여자의 자태에 눈이 팔려 정보를 수집하지 못하고 돌아갔으며 이를 후세에 알리고자 이 나무가 노적봉에서 현재의 모습으로 성장했다는 것이다.

목포시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과의 인연을 유달산 봄축제와 연계해 다채로운 프로그램과 봄의 향기로 시민과 관광객의 이목을 집중시킬 계획이다.

[천지일보 목포=김미정 기자] 유달산 주차장 쪽에서 바라본 노적봉. ⓒ천지일보 2024.03.25.
[천지일보 목포=김미정 기자] 유달산 주차장 쪽에서 바라본 노적봉. ⓒ천지일보 2024.03.25.

◆역사·지형 배경으로 목포 역사자원 홍보

축제 핵심콘텐츠는 만호수군과 봄축제를 결합한 프로그램이다. 유달산의 봄과 노적봉, 만호진이 가진 역사와 지형을 배경으로 목포가 가진 우수한 역사자원을 홍보할 예정이다.

만호진은 목포에 설치됐던 조선시대 수군의 진영을 의미한다. ‘목포진’이라 불렸던 이곳은 조선 세종 때 설치됐으며 이곳의 통솔 책임자로 ‘만호(萬戶)’라는 관직이 배치됐다고 해서 만호진이라 부르기도 했다. 여기서 기원이 돼 현재 이 동네 이름은 만호동이라 불린다.

시는 만호의 정신을 이어받은 만호수군 퍼레이드로 이순신 장군의 호국정신을 기리고 역사적 자원을 관광객들에게 알릴 계획이다.

특히 올해는 판옥선(차량) 퍼레이드와 두 방향에서 출발하는 연출방식으로 볼거리를 더한다.

지난해 유달산 봄축제 공연 모습. (제공: 목포시청) ⓒ천지일보 2024.03.24.
지난해 유달산 봄축제 공연 모습. (제공: 목포시청) ⓒ천지일보 2024.03.24.

퍼레이드에는 어린이수군, 동 대표, 자율참여 시민 및 관광객들이 함께해 남녀노소 각계각층이 모여 화합의 장을 이룬다. 오는 5월에 열리는 전국소년체전과 장애학생체전 성공 기원단도 행렬에 참여해 소년체전의 성공적 개최를 염원하게 된다.

이외에도 4.8 만세운동, 청룡을 찾아라, 거북선 저금통 만들기, 노적쌓기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또 최초로 고하도 권역까지 행사장을 확장하고자 ‘이순신 유적지 순례단’을 선착순으로 사전모집해 운영할 예정이다.

고하도는 이순신 장군이 해남과 진도사이 울돌목에서 펼쳐진 명량대첩에서 대승을 거둔 후 106일간 이곳에 진을 설치해 수군을 이끌며 머물렀던 곳이다.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에는 고하도에 대해 “서북풍을 막음직하고, 전선을 감추기에 아주 적합하다. 섬 안을 둘러보니 지형이 대단히 좋으므로 머물 것을 작정했다”라고 기록돼 당시의 정황을 살펴볼 수 있다.

[천지일보 목포=김미정 기자] 유달산 정상에서 바라본 다도해. 멀리 고하도가 보인다. ⓒ천지일보 2024.03.25.
[천지일보 목포=김미정 기자] 유달산 정상에서 바라본 다도해. 멀리 고하도가 보인다. ⓒ천지일보 2024.03.25.

고하도에 머무는 동안 이순신 장군은 손실된 조선수군의 전력을 보강해 재건하는 데 노력했다. 부족한 병력을 보충하고 병선을 건조하며 군량을 조달해 무기를 제조하는 일들을 통해 수군을 재건했다. 당시 병력은 고하도에 진을 칠 당시 1000여명에 불과했으나 고하도에 수군진지를 설치했다는 소식을 듣고 여기저기 군사들이 자원입대해 이후 수천여명의 병력을 증원할 수 있었다. 전선도 당시 13척에 불과했으나 이곳에 머무는 동안 전선 건조에 힘을 기울여 40여척의 전선을 확보하기에 이른다.

또한 해로 통행첩 제도를 시행해 주변 연안을 항해하는 선박들에 일종의 운행확인증을 발급해 주고 그 대가로 식량을 거둬 전시에 대비할 수 있는 군량미를 확보했으며 이는 간첩선을 색출하는 이중의 효과를 보기도 했다고 전해진다. 이와 함께 다도해 도서지방의 소금생산을 장려해 그 소금을 팔아 무기를 만드는 자금을 확보하기도 했다.

박홍률 시장은 “이순신 장군과 인연이 깊은 목포의 역사자원을 알리고, 모두가 목포의 봄을 만끽하는 축제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다”며 “유달산 봄 축제에서 즐거운 추억을 쌓고 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천지일보 목포=김미정 기자] 목포 유달산 오르는 길에 있는 연리지. ⓒ천지일보 2024.03.25.
[천지일보 목포=김미정 기자] 목포 유달산 오르는 길에 있는 연리지. ⓒ천지일보 2024.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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