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희 ESG청색기술포럼 대표

지난해부터 인공지능(AI)에 대한 전 세계적인 관심이 뜨겁게 일고 있다. 올해 역시 생성형 AI와 함께 열풍이 휘몰아치는 가운데, 특히 자연을 모방하는 청색기술의 핵심인 AI가 궁극적인 모방게임을 즐기며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AI의 진화를 이해하려면 앨런 튜링(Alan Turing)과 그의 상징적인 튜링 머신을 통해 그 뿌리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앨런 튜링은 컴퓨터 과학과 암호학에 대한 획기적인 공헌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그의 지적 탐구는 단순한 기계를 넘어선 것이었다.

튜링은 일찍이 1952년에 발표한 생애 마지막 논문인 ‘형태 발생의 화학적 기초(The Chemical Basis of Morphogenesis)’에서 생명 시스템과 자연에서 영감을 얻는 혁신인 청색기술, 즉 자연의 모델과 시스템을 모방하는 과학에 매료된 모습을 보여줬다. 이 중요한 연구에서 튜링은 생물학의 영역을 깊이 파고들어 자연에서 패턴이 형성되는 메커니즘을 탐구했다.

그 당시 튜링은 ‘기계가 생각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너무나 당연하다고 대답했다.
튜링은 반응-확산 시스템의 개념을 도입해 화학 물질이 생체 내에서 상호작용하고 확산될 때 표범의 반점이나 해바라기 꽃의 나선과 같은 복잡한 패턴을 생성할 수 있다는 가설을 세웠다.

이 혁신적인 이론은 수학 방정식에 의해 지배되는 단순한 화학적 상호작용이 자연의 다양하고 복잡한 패턴을 설명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튜링의 탐구는 수학과 생물학 사이의 간극을 메웠을 뿐만 아니라 단순한 규칙과 상호작용이 어떻게 복잡성의 출현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이해하는 토대를 마련했으며, 이후 AI 연구자들이 채택하고 개선한 원리다.

AI는 자연을 모방함으로써 이전에는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업적을 달성했다. 예술 작품 제작부터 복잡한 생물학적 시스템 시뮬레이션까지, AI는 계산적 청색기술(생물모방)의 엄청난 힘을 보여준다. 이는 자연을 이해하고 모방하면 기술과 과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 수 있다는 튜링의 신념을 증명하는 것이다. 이는 계산적 생물모방 AI가 ‘궁극적인 모방게임이 될 수 있을까’라는 매력적인 질문을 제기한다.

AI와 자연의 융합을 보여주는 놀라운 사례 중 하나는 영국 런던의 공립 종합대학교인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의 컴퓨터 과학자 피터 벤틀리 박사의 연구다.

디지털 생물학에 관심이 많은 피터 벤틀리의 연구는 계산 시스템이 인간의 지능을 복제하고 자연에서 발견되는 복잡한 패턴과 프로세스를 반영하는 모방 게임의 진정한 정신을 요약한다. 이러한 조화는 자연의 무한한 경이로움을 풀어낼 수 있는 AI의 잠재력과 능력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풍부하게 해주고 있다.

자연계는 현대의 컴퓨터 아키텍처와는 매우 다른 형태의 독특한 계산 사례를 제공한다. 생물학은 또한 적응, 자기 치유, 자기 조직화와 같은 능력을 보여주며, 이는 우리 기술에 점점 더 요구되고 있다. 디지털 생물학이 우리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상상해 보자.

디지털 뉴런(신경세포)을 이용해 사기 치는 걸 감지하거나 부지런한 개미의 일정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생각해내거나 새로운 디자인을 발전시킬 수 있을지도 모른다.

면역 체계를 갖춘 해커를 탐지하거나 디지털 조개의 성장 패턴을 통해 음악을 만들 수도 있다. 아마도 앞으로 컴퓨터는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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