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거된 도주 차량서 권총·소총 탄창 발견
용의자들, 인화성 물질로 건물 방화 추정
사망자 가운데 어린이도 3명이나 포함돼

러시아 주방위군이 22일(현지시간) 총격이 발생한 모스크바 서쪽 크로커스 시청에 접근하고 있다. 현지 당국은 크로쿠스 시청 공연장에 무장 괴한이 난입해 총기를 난사, 최소 60명이 숨지고 140여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이슬람국가(IS)는 이 공격이 자신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출처: 모스크바=AP/뉴시스)
러시아 주방위군이 22일(현지시간) 총격이 발생한 모스크바 서쪽 크로커스 시청에 접근하고 있다. 현지 당국은 크로쿠스 시청 공연장에 무장 괴한이 난입해 총기를 난사, 최소 60명이 숨지고 140여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이슬람국가(IS)는 이 공격이 자신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출처: 모스크바=AP/뉴시스)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러시아 모스크바 공연장에서 민간인들을 대상으로 무차별 총격과 방화 테러를 벌인 용의자들이 체포됐다. 용의자들이 버리고 달아난 차량에선 권총과 소총 탄창 등이 발견됐다. 이번 테러로 인한 사상자는 200여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사망자는 115명이다. 중상자가 있는 만큼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3일(현지시간) 타스, 스푸트니크 통신 등을 인용한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날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모스크바 북서부 크라스노고르스크의 ‘크로커스 시티홀’ 공연장에서 자동소총을 무차별 난사해 200여명의 사상자를 낸 핵심 용의자 4명을 포함해 이 사건 관련자 총 11명을 검거했다.

FSB는 해당 내용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또한 추가 공범을 가려내기 위해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총격 테러가 벌어진 크로커스 시티홀 공연장 인근을 러시아 경찰들이 순찰하고 있다. (출처: 모스크바 EPA=연합뉴스)
22일(현지시간) 총격 테러가 벌어진 크로커스 시티홀 공연장 인근을 러시아 경찰들이 순찰하고 있다. (출처: 모스크바 EPA=연합뉴스)

러시아 당국이 구성한 사건 조사위원회는 핵심 용의자 4명이 모두 모스크바에서 남서쪽으로 약 300㎞ 떨어진 브랸스크 지역에서 검거됐다고 밝혔다.

FBS는 “용의자들이 범행 후 차를 타고 도주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으려 했다”면서 “이들은 우크라이나 측과 관련 접촉을 했다”고 주장했다. 브랸스크는 우크라이나 국경과 가깝다.

러시아 하원(두마) 정보위원장인 알렉산드르 힌시테인 의원에 따르면 당국은 이날 새벽 러시아 남동부 브랸스크 지역에서 경찰의 정지 명령을 무시하고 도주하던 르노 승용차와 추격전을 벌인 끝에 테러 용의자 2명을 체포했다.

22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서쪽 불길이 치솟는 크로커스 시청 인근에서 의료진이 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현지 당국은 크로쿠스 시청 공연장에 무장 괴한이 난입해 총기를 난사, 최소 60명이 숨지고 140여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이슬람국가(IS)는 이 공격이 자신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출처: 모스크바=AP/뉴시스)
22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서쪽 불길이 치솟는 크로커스 시청 인근에서 의료진이 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현지 당국은 크로쿠스 시청 공연장에 무장 괴한이 난입해 총기를 난사, 최소 60명이 숨지고 140여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이슬람국가(IS)는 이 공격이 자신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출처: 모스크바=AP/뉴시스)

경찰에 쫓긴 차량이 전복되면서 1명이 현장에서 검거됐고, 다른 1명은 인근 지역 수색 결과 오전 3시 50분께 붙잡혔다. 이 과정에서 경찰과 용의자들 사이 총격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용의자들의 차량에선 마카로프 권총, AK-47 소총의 개량형인 AKM 돌격소총 탄창, 타지키스탄 여권 등이 발견됐다고 힌시테인 의원은 언급했다. 다만 타지키스탄 외무부는 자국 국적자의 이번 사건 연루 여부와 관련해 러시아 당국으로부터 어떤 통보도 받지 못했다는 입장을 냈다.

러시아 당국이 구성한 사건 조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사건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115명이다. 조사위원회는 앞으로 사망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사망자 중에는 어린이도 최소 3명 포함됐다.

[모스크=AP/뉴시스]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의 외곽 크라스노고르스크에 위치한 크로커스 시티홀 공연장에서 22일(현지시각) 총격이 발생해 최소 40명이 사망했다. 사진은 이날 크로커스 시티홀 공연장 상공에서 불길이 치솟고 있는 모습. 2024.03.23.
[모스크=AP/뉴시스]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의 외곽 크라스노고르스크에 위치한 크로커스 시티홀 공연장에서 22일(현지시각) 총격이 발생해 최소 40명이 사망했다. 사진은 이날 크로커스 시티홀 공연장 상공에서 불길이 치솟고 있는 모습. 2024.03.23.

러시아 정보당국 관계자는 테러 발생 보름 전 미국이 모스크바에서 테러가 벌어질 위험이 있다고 경고해줬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도 “세부적인 정보는 없었다”고 언급했다고 스푸트니크는 전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에이드리언 왓슨 미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은 이날 “미국 정부는 이달 초 모스크바에서 콘서트장을 포함해 대형 모임을 대상으로 하는 테러리스트 공격 계획에 관한 정보를 입수했다”면서 러시아에 머물고 있는 미국인을 대상으로 주의보를 발표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미국이 ‘경고 의무에 관한 정책’에 따라 러시아 당국에도 해당 정보를 공유했다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 측근으로 분류되는 니콜라이 페트루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는 “이번 공격은 테러가 러시아에 중대한 위협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며 “대량 살인에 책임이 있는 사람들은 처벌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스크바=AP/뉴시스] 22일(현지시각) 공개된 영상 사진에 무장 괴한들이 러시아 모스크바 서쪽 크로쿠스 시청 공연장에서 총기를 난사하고 있다. 현지 당국은 크로쿠스 시청 공연장에 무장괴한이 난입해 총기를 난사, 최소 60명이 숨지고 140여 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이슬람국가(IS)는 이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2024.03.23.
[모스크바=AP/뉴시스] 22일(현지시각) 공개된 영상 사진에 무장 괴한들이 러시아 모스크바 서쪽 크로쿠스 시청 공연장에서 총기를 난사하고 있다. 현지 당국은 크로쿠스 시청 공연장에 무장괴한이 난입해 총기를 난사, 최소 60명이 숨지고 140여 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이슬람국가(IS)는 이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2024.03.23.

앞서 22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라스노고르스크의 ‘크로커스 시티홀’ 공연장에 자동소총으로 무장한 괴한 최소 3명이 침입해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 테러범들은 총기 난사 후 인화성 액체를 뿌려 공연장 건물에 불을 붙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는 테러의 배후를 자처했다. IS의 아프가니스탄 지부인 이슬람국가 호라산(ISIS-K)은 “(IS 전투원들이) 수백명을 죽이거나 살해하고 해당 장소를 크게 파괴한 뒤 무사히 기지로 철수했다”고 밝혔다.

총격 사건 발생한 러시아 모스크바 외곽 공연장. (AFP/연합뉴스) 2024.03.23.
총격 사건 발생한 러시아 모스크바 외곽 공연장. (AFP/연합뉴스) 2024.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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