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과 함께 뛰어 즐겁다… 하나가 되려 노력해줘 고마워”

손흥민이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C조 3차전 한국과 태국의 경기를 1-1 무승부로 마친 뒤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손흥민이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C조 3차전 한국과 태국의 경기를 1-1 무승부로 마친 뒤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강태산 기자] ‘캡틴’ 손흥민이  그 동안 겪었던 마음고생을 고백하고, 새로운 출발을 다짐했다.

“저와 팬분들의 약속이잖아요. 그걸 꼭 지키고 싶고, 제가 이런 생각을 다시는 하지 않도록, 조금 더 강한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손흥민(토트넘)은 정말로 국가대표팀을 은퇴할 마음을 먹었으나, 팬들을 생각해 다시 열심히 뛰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손흥민은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3차전 태국과 홈 경기(1-1 무승부)를 마치고 취재진과 만나 앞으로의 국가대표팀 경력에 대한 심경을 밝했다.

손흥민은 국가대표팀 은퇴에 대한 질문을 받고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그리고 “되게 어려운 질문인 것 같다”고 운을 뗀 뒤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손흥민은 “대표팀이라는 자리를 한 번도 당연하게 생각한 적 없다. 매번 감사하고 영광스러웠다. 나 개인만 생각했다면 그만할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어 “진짜로 그런 심경까지 갔다. 은퇴한 많은 선수에게 정말 질문도 많이 하고 조언도 구했는데, 솔직한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다. 이만큼 사랑받는 축구 선수는 드물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손흥민이 조언을 구한 이들은 박지성 전북 현대 테크니컬 디렉터, FC서울의 주장 기성용, 차두리 전 국가대표팀 코치 등 국가대표 선배들이었다.

손흥민과 이강인이 21일 태국전이 1-1 무승부로 끝난 뒤 서로 격려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손흥민과 이강인이 21일 태국전이 1-1 무승부로 끝난 뒤 서로 격려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아버지 손웅정 SON축구아카데미 감독에게도 답을 구했다고 한다.

손흥민은 “팬들을 가장 먼저 떠올렸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표팀은) 어디까지나 나와 팬분들의 약속이다. (김)민재가 이야기했듯이 머리 박고 (열심히) 하겠다”고 웃었다.

손흥민은 최근 태극마크를 놓고 마음고생이 심했다.

이날 태국전은 대표팀이 아시안컵 이후 벼랑 끝에 섰다는 위기감 속에 치러진 첫 번째 A매치였다.

대표팀은 전임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체제에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졸전 끝에 4강에서 탈락했다.

이후에는 이강인의 하극상 논란, 협회 직원의 도박 논란 등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아시안컵 직후 손흥민은 토트넘 구단 채널과 인터뷰에서 “인생에서 가장 힘들다고 할 수 있는 한 주였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손흥민은 풍파에 휩쓸렸던 대표팀이 이제 정상 궤도로 올라서고 있다고 확신했다.

이날 손흥민의 선제골로 앞서간 대표팀은 후반 16분 수파낫 무에안타에 실점했다.

이후 후반 중반이 넘어서 파상공세를 폈지만, 안방 승리는 놓쳤다.

손흥민이 21일 태국전에서 선취골을 넣고 찰칵 세러머니를 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손흥민이 21일 태국전에서 선취골을 넣고 찰칵 세러머니를 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손흥민은 황선홍 임시 감독 체제에서 손발을 맞춘 기간이 길지 않았음에도 이 정도 팀워크를 보여줬다는 게 고무적이라고 봤다.

손흥민은 “뭉쳐서 무언가 하나라도 더 해보려고 했던 게 오늘 경기의 가장 긍정적인 부분이다. 경기에 뛰는 선수, 뛰지 않는 선수 모두가 하나가 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우리에게 필요했는데 그런 모습을 보여줘 고맙다는 말을 꼭 해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자신에게 대거리를 한 ‘철없는’ 후배 이강인과 함께 뛰는 게 즐겁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강인은 이날 후반 17분 정우영(슈투트가르트)과 교체로 투입됐고, 이후 황선홍호의 공격을 주도했다.

손흥민은 “강인 선수가 교체로 들어와서 분위기를 전환하려고 노력했고, 실제로 전환했다고 생각한다. 강인 선수가 선수로서 한 단계씩 성장하는 부분을 느낄 수 있어서 같이 뛰면 즐겁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아시안컵 과정에서 이강인과 충돌하는 과정에서 손가락 부상을 당했다. 이날도 손가락에는 붕대가 감겨 있었다. 

손흥민은 이날 경기가 끝난 뒤 이강인과 포옹하며 격려하는 모습을 보여 팬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만들었다.

손흥민이 21일 태국과의 경기에서 선제골을 넣은 뒤 붕대 감은 손가락을 입 쪽으로 가져가며 기뻐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손흥민이 21일 태국과의 경기에서 선제골을 넣은 뒤 붕대 감은 손가락을 입 쪽으로 가져가며 기뻐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