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축제] 여수영취산진달래축제

축구장 140개 넓이 최대 규모
30~40년생 진달래 수만 그루
전국 3대 진달래 군락지 유명

‘인간과 자연이 함께’ 주제로
23~24일 2일간 방문객 맞이
진달래 꽃맵시 선발대회 등

연분홍 진달래가 넘실대는 영취산은 전국 3대 진달래 군락지로 유명하다. 등산객이 영취산에 가득 핀 진달래를 바라보고 있다. (제공: 여수시) ⓒ천지일보 2024.03.21.
연분홍 진달래가 넘실대는 영취산은 전국 3대 진달래 군락지로 유명하다. 등산객이 영취산에 가득 핀 진달래를 바라보고 있다. (제공: 여수시) ⓒ천지일보 2024.03.21.

[천지일보 여수=이봉화 기자] 봄이면 지천으로 깔린 진달래로 보는 이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곳이 있다. 산을 오르는 내내 진달래 붉은빛에 김소월의 ‘진달래꽃’을 절로 흥얼거리게 하는 곳. 전남 여수 영취산(靈鷲山)이다. 

영취산은 봄이 되면 바람 물결 따라 춤추는 진달래 군락지로 유명하다. 전국 3대 진달래 군락지로 봄마다 봄꽃을 쫓아 전국을 다니는 상춘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영취산 진달래는 49만 5000여㎡(약 15만평) 규모로 축구장 140개 넓이에 해당한다. 30~40년생 진달래 수만 그루가 모여 있다. 봉우재 부근과 정상아래, 진례봉 부근에는 키 큰 나무들이 없어 더욱 화려한 진달래꽃밭을 감상할 수 있다.

전남 여수시는 제32회 영취산진달래축제를 오는 23~24일 2일간 흥국사 산림공원 주무대와 영취산 봉우재 일원에서 ‘인간과 자연이 함께’라는 주제로 개최한다. 매년 3~4월이면 진달래로 온 산이 붉게 타오른다.

시는 지난해 7만여명이 방문해 올해는 8만여명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의승수군 퍼포먼스, 산신제, 전국노래자랑 녹화, 산상음악회, 진달래 꽃맵시 선발대회 등 각종 체험행사가 준비돼 있다. 

영취산 진달래가 만개한 모습. (제공: 여수시) ⓒ천지일보 2024.03.21.
영취산 진달래가 만개한 모습. (제공: 여수시) ⓒ천지일보 2024.03.21.

◆붉은빛에 전해지는 먹먹함과 감동

봄이면 꽃을 찾아 나서는 사람들. 그중 영취산에 피는 진달래꽃을 빼놓을 수 없다. 

온 산이 붉게 물들어 가슴이 먹먹하도록 주는 감동은 산을 직접 올라야만 느낄 수 있다. 

진달래꽃의 연한 붉은빛과 꽃잎은 온몸을 물들일 것만 같다. 김소월 시인의 진달래꽃이 주는 아픔과 깊은 의미를 영취산의 진달래꽃을 가만히 바라보니 비로소 알 것만 같다.

온 산이 붉게 물들어 가슴 먹먹하도록 와 닿는 느낌은 그림이나 사진으로만 설명하기엔 너무나 부족하다. 특히 산 중턱에서 정상까지 진달래꽃으로 거의 뒤덮여 마치 산이 붉게 활활 불타오르는 듯한 장관을 연출한다.

연분홍 꽃으로 가득한 산을 오르다 보면 다른 세상으로 온 듯한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참꽃, 두견화, 안산홍, 귀촉화 이 모두가 진달래를 일컫는 이름이다. 해가 따뜻한 봄이 오면 영취산을 오르는 길목마다 분홍빛 꽃망울이 솟아나 꽃길을 펼친다.

영취산 봉우재 진달래. (제공: 여수시) ⓒ천지일보 2024.03.21.
영취산 봉우재 진달래. (제공: 여수시) ⓒ천지일보 2024.03.21.

최고의 진달래꽃 군락지는 바위 봉우리 부근과 정상아래, 진례봉 부근이다. 이 군락지를 즐길 수 있는 등산로는 상암초등학교에서 시작해 450m 봉을 거쳐 봉우재와 영취산 정상을 오른 뒤 흥국사 방향으로 내려오는 길이다.

영취산은 정상까지 1~3시간까지 오를 수 있는 다양한 등산로가 있다. 탁 트인 정상에 서면 여수의 모든 풍경을 바라볼 수 있다. 여수산단에서부터 멀리는 바다로 이어지는 남해의 풍경까지 가장 선명하고 가장 폭넓게 여수의 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

◆국가 변란 때 제향한 영험한 산신제 

영취산의 산신제는 유래가 깊다. ‘신동국여지승람’과 ‘호남여수읍지’를 보면 도솔암과 함께 기우단이 있어 매우 영험이 있다고 한다. 당시 지방 수령인 순천부사는 국가의 변란이 있을 때 이곳에 올라 산신제를 모셨다. 1700년대 말까지 순천부의 성황사가 진례산에 있었기 때문에 순천부사의 제례 의식이 여기에서 행해졌다. 복군된 후에도 군수, 면장들이 기우제를 모시고 기우 시를 남기는 등 조선시대를 거쳐 최근까지 전통이 이어져 오고 있다. 산신제는 기원하는 대상에 따라서 제단의 위치가 달라지는데, 천제일 경우 산의 정상에서 봉행하고 산신제는 산의 8부 지점에서 제향한다. 

진달래와 여수국가산단의 불빛이 아름다운 야경을 만들어내고 있다. (제공: 여수시) ⓒ천지일보 2024.03.21.
진달래와 여수국가산단의 불빛이 아름다운 야경을 만들어내고 있다. (제공: 여수시) ⓒ천지일보 2024.03.21.

영취산의 넓은 산자락의 품 안에는 흥국사(興國寺)가 자리 잡고 있다. 흥국사는 ‘나라를 흥하게 하다’란 뜻으로 고려의 보조 국사 지눌이 1195년(고려 명종 25년)에 창건했다. 흥국사 안에는 대웅전을 비롯해 원통전, 팔상전 등 문화재가 많이 있다. 흥국사는 임진왜란 때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수군 승병이 있었던 곳이다. 이때 흥국사 안에서 수군 승병 300여명이 훈련을 했던 것으로도 유명하다. 

◆의승수군 퍼포먼스, 등반대회 등 체험 

오는 23일 오전에는 수군 승병들의 임란 당시 전투를 재현한 의승수군 퍼포먼스와 흥국사 산림공원에서 진행하는 산신제를 볼 수 있다.

산신제는 시립국악단, 제례 위원, 시민과 관광객이 한 데 모여 국태민안, 풍년 풍어, 산업안전을 기원한다. 오후 1시에는 여수시와 영취산진달래축제 홍보를 위한 KBS 전국노래자랑 본선 녹화를 진행한다. 

등반대회는 오는 24일 진행한다. 전국에서 모인 산악회 및 등산객, 시민 등이 영취산 일원 구간을 지정해 등반대회를 하고 오후 1시에 시상식을 한다. 이어 진달래 꽃맵시 선발대회 등 시민과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장기 자랑과 레크리에이션이 준비돼 있다. 

진달래가 만개한 영취산 너머로 여수국가산단의 모습이 보인다. (제공: 여수시) ⓒ천지일보 2024.03.21.
진달래가 만개한 영취산 너머로 여수국가산단의 모습이 보인다. (제공: 여수시) ⓒ천지일보 2024.03.21.

축제 기간 봉우재와 주무대에서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산상음악회와 지역 공연단·초청 가수를 통해 공연을 상시로 진행한다. 

시민과 관광객들을 위한 다양한 체험행사도 준비돼 있다. 새집 달아주기, 스마트폰 사진 인화, 꽃길 스탬프 투어, 진달래 화전 부치기, 진달래 꽃길 시화전, 진달래 플로깅, 여수 특산품 및 향토 음식 전시·판매도 준비하고 있다.

정기명 시장은 “여수 대표 봄꽃 축제로 많은 상춘객의 방문이 예상됨에 따라 안전한 축제장 조성에 힘쓰겠다”며 “봄 향기 가득한 이번 축제에서 좋은 추억 남기시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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