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 사직서 인생 모든 것 건 마지막 카드”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방재승 서울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의대 증원 관련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4.03.12.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방재승 서울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의대 증원 관련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4.03.12.

[천지일보=홍보영 기자] 전공의들에 이어 교수들까지 사직서 제출을 앞둔 가운데 방재승 전국 의대 교수협의회 비대위원장이 18일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방 위원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현해 “의료 이용에 불편을 끼쳐 대단히 죄송하다”며 “아픈 몸을 이끌고 혹은 아픈 가족을 동행해 겨우 진료를 받으러 오셨는데 이번 사태로 진료에 차질이 빚어짐은 물론 불안한 마음으로 지켜보게 만든 것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방 위원장은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되고 나서 소통 없이 2000명이라는 인원 증가를 하는 데에 대해 저희가 설득을 하면 국민이 들어주고 지지를 해주실 거로 알았다. 그런데 아니었다”라며 “국민들이 큰 분노를 느꼈고 며칠 동안 곰곰이 생각해 보고 답을 얻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희 교수 집단도 정말 잘못했다. 국민 없이는 저희 의사도 없다는 걸 잊었다”며 “이제 국민 여러분과 그간 미흡했던 소통을 하고자 한다. 국민 여러분의 고충과 어떠한 부분을 개선해야 할지를 듣겠다”고 했다.

방 위원장은 전공의들에게도 사과했다. 그는 “전공의 여러분께도 사과드린다”며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과도한 노동에 시달리게 한 것에 대해 문제의식을 제대로 가지지 못했고 인력이 부족하니 어쩔 수 없다라는 말로 넘어간 것, 특히 사직이라는 선택을 전공의들이 하기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음에도 제대로 소통을 해주지 못한 점에 대해 스승으로서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고 말했다.

사직서를 내고 병원을 떠난 대다수 전공의들이 돌아오지 않는 이유에 대해선 “정부는 2000명이라는 숫자를 고집하고 있으니까 제발 좀 풀고 대화의 장으로 나오고 의사협회에도 원점 재논의 방침을 좀 풀고 대화협의체로 나오라고 했는데, 전공의들이 교수 집단이 중재해서 정부하고 의협이 대화협의체를 구성한다고 했을 때 돌아온다는 보장이 없다는 걸 몰랐다”면서 “그만큼 전공의들이 가슴에 상처가 많이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공의들이 안 돌아오고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미래의 필수 의료 인력의 비전이 안 보인다는 것”이라면서 “예를 들어 2020년 총파업 후 전공의들의 의견을 좀 들어줄 줄 알았는데 실제 4년 동안 전공의들이 생각하기에 필수의료가 나아진 게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산병원 간호사 사망 사건도 2년 전에 터졌지만 그래도 필수의료 해야지 생각했는데 갑자기 정부가 의사 수를 2000명을 늘린다고 하니 필수 의료 패키지 정책의 실효성도 믿을 수가 없고 그러면 못 믿겠다, 우리의 갈 길 가겠다는 것”이라면서 “전공의들의 상심이 크다”고 했다.

사직서를 제출하는 것과 관련해선 “교수가 할 수 있는 마지막 카드는 인생의 모든 걸 걸어온 교수직을 던지는 건데 오죽하면 그러겠느냐”면서 “이 사태를 3월 안에 해결하지 못하고 4월로 넘어가면 의대생 유급부터 전공의 행정처분 명령, 대형병원 줄도산 파산으로 이어져 대한민국의 의료는 완전히 무너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는 4월이 넘어가기 전 해결을 해야 파국을 막을 수 있어 교수들이 쓸 수 있는 마지막 카드를 쓰겠다는 것”이라면서 “(정부와 의료계가)양보를 하고 대화의 장으로 나오고 전공의들도 돌아와달라는 호소”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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