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부터 대통령 역임해
2036년까지 사실상 종신집권
대선 후보들도 푸틴 지지자
투표율 변수·반정부 시위도

조국 수호자의 날 연설하는 푸틴 대통령. (출처: 연합뉴스)
조국 수호자의 날 연설하는 푸틴 대통령.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5선에 도전하는 러시아 대통령선거가 15일(현지시간) 시작된다. 우크라이나에서 3년째 계속되는 전쟁으로 러시아 청년들이 죽어가고 나라가 점점 고립돼 있음에도 푸틴 대통령은 6년 임기를 또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소련 지도자 이오시프 스탈린의 29년 독재(1924~1953) 이후 최장 집권 기간인 24년 동안 러시아를 엄격하게 통제한 푸틴이 승리할 것이란 전망은 거의 확실하다. 러시아 선거는 수년 동안 허위 민주주의의 표본이 돼 왔으며, 이번 선거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2000년 대통령이 된 이후 러시아 정치에 대한 통제를 체계적으로 강화해 2036년까지 권력을 유지할 수 있는 헌법 개정을 추진했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반대파에 대한 탄압은 전례 없이 극에 달했고, 투표를 앞두고 정치 지형은 초토화됐다.

우크라이나 침공 며칠 후 승인된 억압적인 새 법은 전쟁에 대한 대중의 비판을 범죄화했고, 경찰이 허가받지 않은 집회를 신속하게 해산하면서 시위는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체포, 형사 사건 및 재판 건수가 급증하고 장기 징역형도 더 흔해졌다.

외신에 따르면 공식적인 국가 분석가들은 푸틴 대통령의 득표율을 약 75~80%로 보고 있다. 푸틴 대통령의 유일한 라이벌은 국가가 인정하고 푸틴의 플랫폼과 리더십을 대부분 지지하는 정당들뿐이다.

올해 71세인 푸틴 대통령은 독립적인 목소리를 내면 무거운 벌금이나 징역형을 부과하는 가혹한 새 법을 통해 사실상 모든 반대 의견을 침묵시켰기 때문이다. 비판자들은 의문의 죽음을 당하거나 해외로 도피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AP/뉴시스] 지난 5월 23일(현지시각)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러시아군 징집병들이 할당 군부대로 향하기 전 열린 송별식에 참석해 도열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봄 징집 기간 18~27세 사이 14만7000명을 징집하는 법령에 서명했다. 징집병들은 1년간 의무 복무를 해야 한다.
[상트페테르부르크=AP/뉴시스] 지난 5월 23일(현지시각)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러시아군 징집병들이 할당 군부대로 향하기 전 열린 송별식에 참석해 도열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봄 징집 기간 18~27세 사이 14만7000명을 징집하는 법령에 서명했다. 징집병들은 1년간 의무 복무를 해야 한다.

이번 선거에는 푸틴 대통령의 정책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세 명의 후보가 있다.

공산당의 고령 후보인 니콜라이 하리토노프가 4% 정도의 득표율이 예상되며, 러시아 자유민주당(실제로는 극우 민족주의 정당)의 후보인 레오니드 슬루츠크가 비슷한 지지율을 얻었다.

그나마 가장 ‘진보적인’ 후보는 러시아 하원인 국가두마 부의장인 새로운사람들당의 블라디슬라프 다반코프다. 다반코프는 우크라이나에 ‘우리의 조건에 따라, 그리고 철회 없는 평화 회담’을 촉구했으며, 그의 주요 선거 슬로건은 “변화에 예스!”다. 그는 약 5%의 득표율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서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공약에 선거 운동의 초점을 맞추며 이번 분쟁을 1억 4600만 인구의 생존을 위한 러시아와 서방과의 싸움으로 묘사하고 있다.

이번 선거의 유일한 변수는 투표율이다. 결과가 정해진 만큼 투표율이 낮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러시아 대선으로서는 처음으로 사흘간 치러지고, 최초로 온라인 투표도 도입됐다. 투표 마지막 날인 17일에는 반정부 시위가 예고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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