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마크. ⓒ천지일보DB
경찰 마크. ⓒ천지일보DB

[천지일보=홍보영 기자] ‘집단행동에 불참한 전공의 명단을 작성하라’는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 명의로 문서가 올라온 인터넷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를 대상으로 경찰이 강제 수사에 착수했다.

11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이날 오전 9시 30분쯤부터 ‘디시인사이드’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이와 관련해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은 이날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사실관계를 확인해볼 예정”이라며 “의협 관련 게시글에 대해선 계속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7일 디시인사이드에는 전공의 집단행동에 불참하는 인원의 명단을 작성하고 유포하라는 지침이 담긴 문서가 게시됐다. 문서에는 ‘집단행동 불참 인원 명단 작성 및 유포’ ‘유포에 대한 자세한 방법은 텔레그램을 통해 개별 고지하므로 참조 바람’이라는 지침과 함께 의협 회장 직인이 찍혀 있었다. 이에 의협이 실제 생산한 문건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고,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사실 확인에 나섰다.

의협 비상대책위원회는 해당 문건이 허위라며 사문서위조 및 허위사실 유포, 업무방해 등 혐의로 작성자를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서민위)는 8일 전공의 블랙리스트가 온라인에 게시되도록 범죄 행위를 교사했다며 의협과 비대위 관계자들을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경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게시자 정보를 확보한 후 실제 해당 문건이 의협이 생산한 것이 맞는지 등을 규명하고, 고발된 의협 관계자 5명을 중심으로 수사할 방침이다.

조 청장은 비대위 관계자 수사와 관련해 “투쟁 지침을 내리거나 다른 방법으로 (전공의 집단행동을) 지원한 경우 이런 행위를 통해 병원의 정상적인 업무를 방해했기에 업무방해 혐의가 성립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의협 관계자가 SNS에서 전공의 집단행동을 지지·독려한 행위를 수사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고발이 있었기에 단순히 개인적인 것인지 아니면 지침 관련된 내용이 있는지를 포함해 글 성격을 따져보겠다는 것”이라며 “사실관계 확정을 먼저 하고 나서 이를 토대로 법리적인 검토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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