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2일 거래소 운영 종료
“보여주기식 형태 사업 벌여”

(캡처: 코인 거래소 텐엔텐 홈페이지) ⓒ천지일보 2024.03.08.
(캡처: 코인 거래소 텐엔텐 홈페이지) ⓒ천지일보 2024.03.08.

[천지일보=홍보영 기자] 워너비그룹(지주회사 워너비데이터)의 자회사인 워너비체인소프트(현재 에인트체인소프트)가 인수한 코인 거래소 텐엔텐의 서비스 운영이 종료된다. 약 30억원을 투자해 인수했지만, 사실상 1년 만에 수익은커녕 활용조차 하지 못하고 폐업하게 됐다.

텐엔텐 거래소는 지난 7일 공지를 통해 “더 나은 서비스 제공을 하고자 부단히 노력했으나 변화되는 정책 및 시장 환경으로 인한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면서 서비스를 유지하기가 불가능하다고 판단돼 2024년 4월 22일, 거래소 운영 종료를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오늘(8일)부터 텐엔텐 거래소의 회원가입 및 입금 지원이 종료됐다. 거래는 오는 15일까지 가능하며, 출금 가능일은 내달 22일까지다. 이후로는 텐엔텐 사이트를 통한 출금 신청이 불가하며, 출금 지원 또는 잔고 조회 시 추가 수수료가 붙는다.

앞서 워너비체인소프트는 지난 2022년 12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텐엔텐 거래소 인수금 및 투자금 명목으로 워너비데이터로부터 50억원을 투자받아 인수금 32억 5729만 5820원을 사용했다. 이중 실제 인수금은 24억 3천만원이었고, 운영비 5억원이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워너비체인소프트가 텐엔텐 인수 명목으로 50억을 투자 받았지만 교회 등에 약 16억 3400만원을 기부 등으로 사용했다. 사진은 기부 및 대여금 내역서. (제공: 제보자) ⓒ천지일보 2024.03.08.
워너비체인소프트가 텐엔텐 인수 명목으로 50억을 투자 받았지만 교회 등에 약 16억 3400만원을 기부 등으로 사용했다. 사진은 기부 및 대여금 내역서. (제공: 제보자) ⓒ천지일보 2024.03.08.

워너비체인소프트는 가상화폐 거래소를 인수했지만 거래량이 몇 개월째 0으로 지속돼 사실상 수익은커녕 활용조차 못한 채 폐업수순을 밟게 되면서 약 30억원을 소진하게 됐다.

워너비체인소프트의 김성욱 대표이사는 워너비데이터의 대주주다. 워너비데이터는 폰지사기 의혹을 받는다. 이 때문에 여타 폰지사기 업체와 같이 뚜렷한 수익구조를 설명하지 못한 채 사실상 신규 투자 유치를 위해 보여주기식 형태로 사업을 벌였고, 여기에 수십억을 쏟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워너비체인소프트는 거래소 인수 명목으로 받은 투자금 사용에서 의구심이 드는 내역도 있다. 총 50억원 중 인수금액 32억 5729만 5820원을 제외한 나머지 약 16억 3400만원은 기부 및 대여금으로 사용됐다.

전영철 워너비그룹 회장의 지시로 투자금을 사용한 내역. (제공: 제보자) ⓒ천지일보 2024.02.16.
전영철 워너비그룹 회장의 지시로 투자금을 사용한 내역. (제공: 제보자) ⓒ천지일보 2024.02.16.

‘전회장님 요청 송금 건’이라는 제목의 기부 및 대여금 관련 내부 문건에는 전영철 워너비그룹 회장의 지시로 이뤄진 송금 내역이 담겨 있었다. 해당 내용에 따르면 2022년 12월 모기독청 홍모 목사에게 1억 5천만원이 지급됐다. 홍 목사는 마약퇴치행사 강의를 1회 해주고 경영고문료 명목으로 기부금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외에 2023년 2월 스캠 코인 논란이 일었던 블록체인업체 위즈블에 7억원, 모교회 2억원 등을 각각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워너비그룹은 2022년부터 블록체인, 온천, 줄기세포 등의 사업을 한다며 ‘원금 보장’과 매월 회사 전체 수익의 일부를 고배당으로 평생 연금처럼 지급하겠다고 약속하고 투자자들을 끌어모았지만, 해당 사업이 허위로 드러나거나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

특이점은 다른 폰지사기 의혹을 받는 시더스그룹 휴스템코리아와 같이 교회를 중심으로 투자자 모집이 이뤄졌고, 피해자들의 대다수가 고령층이라는 점이다. 이들 중 일부는 막대한 피해가 발생해도 회사나 회장에게 강한 신뢰를 보이고 있다. 또 피해 사례를 공유하면 글을 삭제하거나 “기다려보자”는 식으로 회유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월 워너비그룹을 대상으로 폰지사기일 가능성이 크다며 경찰 수사를 의뢰하고 소비자경보를 발령했다. 경찰은 유사수신 혐의를 적용해 지난해 6월 워너비그룹을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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