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인권조사위 보고서 10주년
美, 종교 탄압 실태 재차 비판
“국민 권리·존엄성 존중해야”

북한의 지하교회에 모인 신자들이 희미한 손전등 아래서 성경을 몰래 읽고 있다. (제공 : 순교자의 소리)
북한의 지하교회에 모인 신자들이 희미한 손전등 아래서 성경을 몰래 읽고 있다. (제공 : 순교자의 소리)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라샤드 후세인 미국 국무부 국제종교자유대사와 국무부 대변인이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 발표 10주년을 맞아 북한의 종교 탄압 실태를 재차 비판했다. 북한은 미국 국무부가 매년 발표하는 종교자유 특별우려국에 지정된 나라다.

후세인 대사는 최근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유엔 COI의 획기적인 보고서는 여전히 북한의 끔찍한 인권 기록에 대한 가장 설득력 있고 포괄적인 문서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이어 “북한 정권의 종교인에 대한 극심한 학대는 오늘날까지 계속되고 있다”며 “우리는 북한 정부가 보고서의 권고 사항을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고 주문했다.

후세인 대사는 지난 17일 COI 보고서 발간 10주년을 맞아 매튜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이 ‘X’에 올린 글을 ‘리트윗’하며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밀러 대변인은 자신의 ‘X’에서 “획기적인 유엔 COI 보고서가 발표된 지 10년이 지났지만, 북한의 인권 상황은 여전히 세계 최악”이라며 “우리는 북한 정부가 보고서의 권고 사항을 이행하고 국민의 권리와 존엄성을 존중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2014년 2월 17일 발표된 COI 보고서에는 북한 정권의 조직적이고 광범위하며 심각한 인권 침해 실태를 고발하는 내용이 담겼다. 보고서는 오랫동안 국가차원에서 상상을 초월한 잔혹한 범죄가 북한정권의 묵인하에 자행돼 왔다고 밝혔다.

이에 COI는 북한의 반인도적인 범죄를 식량권 침해, 정치범수용소 관련 모든 인권 침해 사항, 고문 및 비인간적 대우, 자의적 체포 및 구금, 각종 차별(특히 기본적 인권과 자유에 대한 조직적인 박탈 및 침해 속에 이루어진 차별), 표현의 자유 침해, 생명권 침해, 이동의 자유 침해, 외국인 납치를 포함한 강제실종 등 9가지로 분류했다. 또한 북한의 지도자들을 국제사법재판소에 회부할 것을 권고했으며, 유엔 인권이사회와 유엔 총회에서 많은 국가들이 이것에 대해 압도적인 지지를 표명했다.

한편 북한은 기독교 박해 감시단체 오픈도어선교회가 매년 발표하는 박해 지수 지표인 월드 와치 리스트(WWL) 세계 박해 순위 1위를 20년 동안 차지하며, 기독교인에게 가장 위험한 나라로 꼽혔다. 북한은 2001년 이래 지난 2022년을 제외하고 줄곧 최악의 기독교 박해국으로 지정돼 왔다.

오픈도어선교회 영국 대표는 “북한은 다른 박해국보다 훨씬 위험한 곳”이라며 “북한 내 기독교인들은 완전한 공포 속에 살아간다”고 했다.

오픈도어선교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1953년 한국전쟁 종전 이후 남아 있던 기독교인들은 약 15만명, 현재 비밀리에 신앙 생활하고 있는 기독교인들은 40만명, 현재 정치범수용소에 있는 기독교인들은 8만명이다.

새로운 반동사상문화배격법 제정으로 북한의 기독교 박해는 더욱 극심해지고 있다. 그러나 북한 신도들은 신앙을 포기하지 않고 현재도 많은 희생과 대가를 지불하며 하나님 섬기기를 그치지 않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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