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월드타워 전경. (제공: 롯데지주) ⓒ천지일보DB
롯데월드타워 전경. (제공: 롯데지주) ⓒ천지일보DB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롯데의 미래형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이 가속화된다. 신동빈 롯데 회장이 2023년 하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기업가치 제고를 주문하면서 “국내 사업과 기존 사업 뿐만 아니라 해외 사업 및 신사업에 대해 지속적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한 만큼 차별화된 성장 동력 모색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닻 올린 신사업… 경쟁력 강화 위한 성장 전략 지속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30년까지 글로벌 톱10 바이오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으로 성장 시키겠다는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올해 인천 송도국제도시 내 36만 리터(ℓ) 규모의 바이오 메가플랜트 착공이 예정됐다. 메가플랜트는 총 3개의 플랜트로 구성되고 각각 12만ℓ 규모의 항체 의약품 생산이 가능하게 된다. 연내 착공하는 1공장은 2025년 말 준공이 목표다. 

임상 물질 생산을 위한 소규모 배양기 및 완제 의약품 시설 추가에 대해서도 검토하고 있다. 바이오 플랜트 단지에 벤처 회사들을 위한 협업 공간 ‘바이오 벤처 이니셔티브(Bio-Venture Initiative)’를 조성해 국내 우수한 바이오 벤처의 연구·개발(R&D) 역량 강화에 기여할 계획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파트너십 구축을 위한 노력도 지속한다. 글로벌 박람회에 부스 전시, 주제 발표 등을 통해 미국 시러큐스 공장의 생산 역량과 항체·약물접합체(ADC: Antibody-Drug Conjugates) 기술 플랫폼 조성 계획, 국내 플랜트 중심 중장기 사업 전략과 바이오 벤처 협업 계획 등 차별화된 경쟁력을 바탕으로 추가 수주를 노릴 계획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 인천 송도국제도시 내 바이오 플랜트 조감도. (제공: 롯데그룹) ⓒ천지일보 2024.02.24.
롯데바이오로직스 인천 송도국제도시 내 바이오 플랜트 조감도. (제공: 롯데지주) ⓒ천지일보 2024.02.24.

지난해 9월 건강관리 헬스케어 플랫폼 ‘캐즐’을 오픈한 롯데헬스케어는 가입자 100만명을 목표로 다양한 서비스를 추가 추진한다. 핵심 서비스는 개인 맞춤형 체중 관리 프로그램이다. 단순 식단관리 차원에서 벗어나 캐즐 사용자의 라이프로그, 유전자 특성, 의료데이터를 분석한 체계적인 관리와 마이크로바이옴 기반의 장 건강관리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탈모 및 두피 케어 솔루션 스타트업 ‘비컨(becon)’과 협업을 통한 두피 관리 솔루션도 도입할 예정이다. 전문 운동선수 또는 강사와 함께 하는 오프라인 클래스, 헬스케어 플래그십 스토어 등을 통해 오프라인 연계 마케팅도 전개한다.

롯데정보통신은 초실감형 메타버스 플랫폼 ‘칼리버스’ 서비스 연내 오픈을 앞두고 있다.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4’에 참가해 향상된 그래픽과 유저 참여 콘텐츠 등을 업그레이드한 플랫폼을 본격 공개했다. 글로벌 동시접속 가능한 가상공간을 현실적으로 표현한 초실감형 메타버스로, 글로벌 메타버스 시장에서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롯데정보통신 자회사 이브이시스(EVSIS)도 일본 시장 진출을 위해 완속부터 초급속까지 모든 라인업에 대한 일본 인증을 올해 상반기 내 완료할 예정이다. 전기차 시장 성장이 다소 늦은 일본에 국내에서 검증된 충전기를 제공함으로써 글로벌 확장을 노린다.

롯데정보통신 CES 2024 부스 정면 사진. (제공: 롯데지주) ⓒ천지일보DB
롯데정보통신 CES 2024 부스 정면 사진. (제공: 롯데지주) ⓒ천지일보DB

화학군은 배터리 소재 사업을 강화한다. 롯데케미칼은 ‘글로벌 종합 전지소재 선도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오는 2030년 매출 7조원을 목표로 삼고 해당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배터리 소재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전해액 유기용매인 고순도 에틸렌 카보네이트(HP-EC)와 고순도 디메틸 카보네이트(HP-DMC) 생산시설의 기계적 준공을 충남 대산공장에서 지난해 마쳤다. 올해 2분기 내에는 에틸 메틸 카보네이트(HP-EMC)와 디 에틸 카보네이트(HP-DEC) 증설 작업을 마무리해 총 11만 8000톤(t)의 전해액 유기용매시설을 완공한다. 해당 증설에는 총 3500억원이 투자된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하이엔드 동박 시장 선점과 공급망 안정을 위해 ‘글로벌 거점 확대’를 추진한다. 말레이시아 쿠칭에 위치한 스마트팩토리는 올해 초 양산을 목표로 연간 4만t 생산량 증설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말레이시아는 온난한 기후에 풍부한 수자원도 이용할 수 있어 고품질 동박을 생산하는 데 최적의 입지로 평가 받고 있다. 특히 100% 수력 발전 생산으로 RE100 달성이 가능하고 글로벌 최고 수준의 원가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유럽 현지 고객에 대응하기 위한 공장 건설도 추진하고 있다. 스페인 카탈루냐주 몬로이치에는 총 5600억원을 들여 연산 3만t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용 하이엔드 동박 생산 스마트팩토리를 2025년 완공 목표로 건설하고 있다.

신동빈 롯데 회장(앞줄 왼쪽)이 지난달 29일 해외 투자 중 최대 규모인 인도네시아 ‘라인 프로젝트’ 현장을 직접 방문해 관계자들과 프로젝트 진척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제공: 롯데그룹) ⓒ천지일보 2022.09.04
신동빈 롯데 회장(앞줄 왼쪽)이 지난 2022년 9월 해외 투자 중 최대 규모인 인도네시아 ‘라인 프로젝트’ 현장을 직접 방문해 관계자들과 프로젝트 진척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제공: 롯데그룹) ⓒ천지일보 2022.09.04

◆내수 시장 넘어 해외 시장서 수익 창출 강화

롯데는 국내 저성장 시대를 극복하기 위해 적극적인 글로벌 진출을 시도한다. 롯데웰푸드는 글로벌 핵심 지역을 중심으로 생산 거점을 확대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한다. 그동안 인도와 카자흐스탄 등 성장세가 높은 신흥 시장을 노렸다면 내년에는 선진 시장을 함께 공략하는 방안도 구체화할 계획이다. 롯데칠성음료 역시 해외시장 개척을 주요 과제로 삼는다. 2022년 12% 수준이었던 해외사업 비중을 2023년 21%로 끌어올리고 올해는 38%까지 확대하겠다는 로드맵도 세워놓고 있다. 

롯데리아를 운영하는 롯데GRS도 동남아 중심 해외진출에 적극적이다. 1998년 베트남에 첫 매장을 오픈하고 200개가 넘는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1000억원을 넘었으며 향후 4년 내 매장 4백호점 운영과 연 매출 2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미얀마는 베트남에 이은 제2의 롯데리아 진출 핵심 국가로 육성할 계획이다. 또한 선진 외식 시장이라 불리는 미국 진출도 모색 중이다. 지난 5월 미국 시카고에서 개최되는 세계 최대 외식 산업 박람회인 NRA(National Restaurant Association)쇼에 국내 최초 햄버거 패티 굽는 푸드테크 로봇 개발 스타트업 에니아이(Aniai)와 함께 참여했다.

지난해 9월 베트남 하노이에 그랜드 오픈한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전경. (제공: 롯데지주) ⓒ천지일보DB
지난해 9월 베트남 하노이에 그랜드 오픈한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전경. (제공: 롯데지주) ⓒ천지일보DB

롯데면세점은 올해 본격적으로 글로벌 사업 강화에 드라이브를 건다. 롯데면세점은 해외 6개 국가에서 14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새해 해외 전점 정상화를 계기로 실적 턴어라운드를 이룰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호주 브리즈번공항점 사업권 재획득과 함께 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부분 운영 중이던 싱가포르 창이공항점 매장을 전면 오픈했다. 세계 최대 공항인 창이공항이 정상화될 경우 연간 매출 5000억원 정도가 기대된다. 롯데면세점은 향후 창이공항점과 오세아니아 매장을 기반으로 한 주류 바잉파워를 앞세워 세계 주류 면세시장을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이번에 오픈한 창이공항점과 브리즈번공항점을 비롯해 국내외에 주류 전문관을 조성하고 단독상품과 한정판을 확보해 주류 카테고리를 강화할 계획이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서 64개 점포를 운영 중인 롯데마트도 해외 사업 강화에 나선다. 올해 4분기 인도네시아 말랑지역에 도매 점포를 오픈할 예정이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3분기 누계 기준 약 1조 1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년 대비 5.9% 신장한 수치를 기록했다. 롯데마트는 베트남에서 K-푸드 열풍으로 인해 국내 과일 및 즉석 식품이 현지에서 큰 인기를 얻으며 매출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트렌드에 맞춰 추후 고품질의 신선 식품 및 떡볶이, 피자 등 즉석 식품을 강화해 현지에서 시장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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