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러, 아동 2만명 납치”
러 혐의 부인… 카타르 중재

강제로 러시아 본토나 점령지로 끌려갔던 우크라이나 어린이와 청소년 11명이 약 2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갔다고 우크라이나 옴부즈만 드미트로 루비네츠가 20일(현지시간) 페이스북을 통해 밝혔다. 사진은 귀환한 우크라이나 아이들. (출처: 우크라이나 옴부즈만 드미트로 루비네츠 페이스북 캡처)
강제로 러시아 본토나 점령지로 끌려갔던 우크라이나 어린이와 청소년 11명이 약 2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갔다고 우크라이나 옴부즈만 드미트로 루비네츠가 20일(현지시간) 페이스북을 통해 밝혔다. 사진은 귀환한 우크라이나 아이들. (출처: 우크라이나 옴부즈만 드미트로 루비네츠 페이스북 캡처)

[천지일보=이솜 기자] 전쟁 발발 후 러시아에 의해 강제로 러시아 본토나 점령지로 끌려갔던 우크라이나 어린이와 청소년 11명이 약 2년 만에 고국으로 귀환했다고 모스크바타임스, AFP통신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022년 2월 러시아의 침공 이후 어린이 2만명이 강제로 러시아에 납치됐다고 밝혔으며, 이러한 이송을 ‘대량 학살’이라고 불렀다.

국제형사재판소(ICC)는 작년 3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 아동을 불법적으로 이송한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이번에 귀환한 아이는 2살짜리 쌍둥이 자매 2명을 포함한 여야 6명과 남아 5명이다. 가장 어린아이는 2살이고 가장 나이가 많은 아이는 16살이었다. 건강 상태가 위독한 아이 2명은 구급차에 실려갔는데, 이 중 한 명은 전혀 움직일 수가 없는 상태였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귀환한 올렉산드르(16)는 수줍게 웃으며 AFP에 “새 삶이 시작됐다. 기쁘고 약간 긴장된다”고 말했다. 올렉산드르는 2022년 7월 어머니, 형과 함께 러시아가 점령한 루한스크 지역을 자동차로 탈출하던 중 포격으로 가족을 잃었다.

이후 올렉산드르는 루한스크 점령지 관리들에 의해 루한스크 주립 기숙학교로 보내졌다가 이번에 벨라루스를 통해 국경을 넘어 친척의 품에 안겼다. 이날 올렉산드르를 전쟁 발발 처음 이후 만난 이모 빅토리아(47)는 점령지 관리들이 조카의 서류를 가져간 뒤 “떠나지 못하게 정신적으로 압박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아이들을 납치해 체계적인 정체성 교육을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아이들 2만명이 아닌 400여명만 러시아로 송환됐으며 “전란을 피해 안전한 곳으로 가려는 아동 본인의 요청과 보호자의 동의에 따라 입국한 것일 뿐”이라며 강제 이송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또 정체성 교육과 관련해서도 “러시아에서는 학생에게 특정한 정치적 견해를 갖도록 강요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으며 이런 법적 기준은 수업에서 준수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번 귀환은 카타르가 중재했다. 카타르는 2023년 7월 이후 현재까지 약 30명의 우크라이나 어린이를 고국으로 귀환시키는 데 도움을 줬다고 하디 나세르 만수르 카릴 알 하지리 주우크라이나 카타르 대사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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