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
“행사 주인공 쫓아낸 만행 분노”

민주 “참담하고 슬픈 시절 살아”
국민의힘 “의도적 소란 일으켜”

[서울=뉴시스] 17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카이스트 동문들이 'R&D 예산 삭감·졸업생 강제 연행 윤석열 정부 규탄 카이스트 동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02.17.
​17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더불어민주당 광명을 예비후보 김혜민 전 카이스트 총학생회장이 'R&D 예산 삭감·졸업생 강제 연행 윤석열 정부 규탄 카이스트 동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출처: 김혜민 예비후보 페이스북)[서울=뉴시스] 17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카이스트 동문들이 'R&D 예산 삭감·졸업생 강제 연행 윤석열 정부 규탄 카이스트 동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02.17.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한국과학기술원(KAIST, 카이스트) 졸업 축사 도중 졸업생이 연구개발(R&D) 예산 삭감을 비판하다가 끌려 나간 것과 관련 카이스트 동문이 “쫓겨난 졸업생과 전체 카이스트 구성원에게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카이스트 동문은 17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R&D 예산 삭감으로 불투명한 미래를 마주하는 카이스트 졸업생들 앞에서 미안함이라고는 찾을 수 없는 공허한 연설을 늘어놓고서는 행사의 주인공인 졸업생의 입을 가차 없이 틀어막고 쫓아낸 윤 대통령에 만행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동문은 “이 사달의 시작은 윤석열 대통령의 ‘입’에서부터였다”며 “작년 6월 28일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입에서 ‘나눠먹기식 갈라먹기식’이라며 R&D 카르텔을 언급한 이후 모든 예산 결정 절차가 무력화되고 국제통화기금(IMF) 때도 삭감되지 않았던 과학기술예산 수조원이 가차없이 삭감되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많은 연구자와 석·박사 대학원생, 학부생들까지 절망에 빠져있다. 연구비가 삭감되어 많은 교수와 박사후연구원이 연구장비를 구입하지 못하거나 수년간의 연구를 축소, 폐기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으며 대학원생들은 당장 랩비, 연구실비가 삭감돼 연구를 해야 할 시간에 생계를 위한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면서 “학부생들은 과연 한국의 이공계에 자신의 미래를 걸 수 있는지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며 공부를 하며 꿈을 키워가야 하는 때에 절망감에 허덕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이 사태를 발생시킨 1등 책임자 윤석열 대통령은 후안무치하게도 수년간 밤낮없이 연구에 매진해 온 졸업생들이 당장의 예산 삭감에 갈 곳을 잃어 불안한 마음을 갖고 참석한 이 졸업식에서 파렴치하게 허무맹랑한 연설을 했다. 어찌 졸업생들이 분노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17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더불어민주당 광명을 예비후보 김혜민 전 카이스트 총학생회장이 'R&D 예산 삭감·졸업생 강제 연행 윤석열 정부 규탄 카이스트 동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출처: 김혜민 예비후보 페이스북)
17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더불어민주당 광명을 예비후보 김혜민 전 카이스트 총학생회장이 'R&D 예산 삭감·졸업생 강제 연행 윤석열 정부 규탄 카이스트 동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출처: 김혜민 예비후보 페이스북)

이들은 “카이스트 동문들은 윤석열 정부의 R&D 예산 삭감 이후 연구과제의 존폐가 달려 수개월 동안 무언의 ‘입틀막’을 강요당해 왔다. 그러나 더 이상 두고 볼 수만은 없다”며 “앞으로도 대통령의 행동 여하에 따라 카이스트 동문은 행동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R&D예산 원상 복원 ▲쫓겨난 졸업생과 카이스트 구성원, 대한민국 과학기술자들에 사죄를 요구했다.

이번 기자회견은 더불어민주당 광명을 예비후보 김혜민 전 카이스트 총학생회장의 주도로 이뤄졌다. 역시 카이스트 출신인 민주당 영입 인재 황정아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도 이날 참여했다.

이와 별도로 이날 민주당 강선우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폭력으로 군사정권을 옹위하던 ‘백골단’이 부활한 것 같다”며 “그야말로 공포정치의 극단이다. 2024년 대한민국에서 이 정도 자유도 없나? 과잉 진압이 아니라 폭행이자 국민의 기본권 침해”라고 힐난했다.

[대전=뉴시스] 16일 대전 유성구 카이스트(KAIST)에서 열린 2024년 학위수여식에서 석사 졸업생이 R&D 예산 복원 등을 요구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항의하다 제지 당하고 있다. 2024.02.16.
[대전=뉴시스] 16일 대전 유성구 카이스트(KAIST)에서 열린 2024년 학위수여식에서 석사 졸업생이 R&D 예산 복원 등을 요구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항의하다 제지 당하고 있다. 2024.02.16.

강 대변인은 “카이스트 졸업생 입틀막·사지 결박 사태에 대통령실은 ‘소란행위자 분리’ ‘불가피한 조치’라며 적반하장으로 나오고 있다”면서 “입틀막 대통령님, 손님이 주인 노릇을 해도 정도가 있다”고 비판했다.

또 “카르텔 운운하며 R&D 예산을 날려놓곤 염치없이 카이스트 졸업식을 찾은 것 자체가 기가 막히는데, 졸업생의 입을 틀어막고 사지를 잡아들어 끌어내냐”고 꼬집었다.

반면 국민의힘 정희용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의도적인 소란을 일으킨 행위자는 카이스트 졸업생 자격으로 행사에 참석했던 녹색정의당 대전시당 대변인으로 밝혀졌다”며 “그런데도 민주당은 이때다 싶어 지난번 진보당 강성희 국회의원 사례를 들며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입틀막’ 대통령이라며 무분별한 비난과 정치공세를 펼치고 있다. 학생들이 축하받아야 할 학위 수여식에서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행사 진행을 의도적으로 방해하는 행위마저 민주당은 비호하려는 것인가”라고 비난했다.

아울러 “윤석열 대통령은 당선 이후 세 번이나 카이스트를 방문했을 정도로 우리나라 최고의 과학 인재들에 대한 관심이 크고 남다르다”며 “이날 학위 수여식 축사를 통해 ‘과학 강국으로의 퀀텀 점프를 위한 연구개발(R&D) 예산을 대폭 확대하겠다’고 전폭 지원을 약속하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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