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로마 등 주요 노선에 티웨이 경쟁 지원하는 조건부 승인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일 인천국제공항 활주로에서 아시아나 항공기가 이동하고 있다.아시아나항공 이사회는 이날 대한항공과의 기업결합을 심사하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EC)에 대한항공이 제출할 시정조치안을 가결했다. ⓒ천지일보 2023.11.02.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일 인천국제공항 활주로에서 아시아나 항공기가 이동하고 있다.아시아나항공 이사회는 이날 대한항공과의 기업결합을 심사하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EC)에 대한항공이 제출할 시정조치안을 가결했다. ⓒ천지일보 2023.11.02.

[천지일보=홍수영-정다준 기자]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EC)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을 승인했다. 이로써 최종 합병까지는 미국의 승인만이 남았다.

EC는 13일(현지시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조건부 승인했다고 밝혔다.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 2021년 1월 EC와 기업결합 사전협의 절차를 개시했다. 이후 지난해 1월 정식 신고서를 제출했다. 같은 해 2월 17일 EC는 EU 합병규정에 따라 인수 제안을 평가하기 위한 심층 조사에 착수했다. 당시 EC는 유럽경제지역(EEA)과 한국 간 여객 및 화물 항공 운송 서비스 시장의 경쟁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은 몇 개월 후인 11월 2일 경쟁 제한 우려 완화 내용을 담은 시정조치안을 EU에 제출했다.

이를 검토한 뒤 EC는 대한항공이 아시아나 글로벌 화물선 사업을 매각하고, 경쟁 항공사인 티웨이항공이 4개의 중복 노선에 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조건을 내걸었다.

앞서 EC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강력한 경쟁자였다는 사실을 지적하면서 특히 인천공항발 바르셀로나, 파리, 프랑크푸르트, 로마 등 4개 중복 노선에서 경쟁이 없어지는 상황을 우려했다.

이 때문에 EC는 티웨이항공이 4개의 노선에서 항공편을 운영하도록 지원하게끔 조건을 낸 것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조건부 승인했다는 내용의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EC) 보도자료. (출처: EC 홈페이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조건부 승인했다는 내용의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EC) 보도자료. (출처: EC 홈페이지)

대한항공은 국토교통부에 4개 노선 운수권 일부를 반납하고 국토부가 재분배하는 과정을 거칠 전망이다.

EU도 합병을 승인하면서 이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결합에 남은 관문은 미국뿐이다.

앞서 대한항공은 2021년 2월 튀르키예를 시작으로 대만,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베트남, 한국, 싱가포르, 호주, 중국, 영국, 일본 등에서 승인을 받았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가 결합하면 세계 10위권의 매출 20조원대 초대형 항공사가 된다. 

다만 파리나 로마, 바르셀로나 등 유명 도시의 노선을 포기하고, 아시아나 매출에 큰 기여를 한 화물사업도 매각하면서 이뤄지는 결합인 만큼 큰 합병 효과가 있을지 우려하는 시각이 있다. 

아시아나 노조도  “대한항공과의 아시아나항공 합병은 국익이나 국민의 편의, 항공산업의 발전을 위한 것이 아니다”라며 “합병의 목표는 결국 아시아나항공 해체”라고 비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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