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40억 달러 수출 달성
규모는 줄었지만 질적 성장
기업들 수주 이어 협상 ‘박차’
“수출 금융지원체계 개선해야”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경남 창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방문해 K-방산 수출성과 보고를 받고 있다. (대통령실) 2022.11.24.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경남 창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방문해 K-방산 수출성과 보고를 받고 있다. (대통령실) 2022.11.24.

[천지일보=김정필·최혜인 기자] 2년 연속 세계 상위 10위 진입에 성공하는 등 세계 방산 시장에서 K-방산의 위상이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140억 달러(약 18조 6000억원) 규모의 방산 수출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굵직한 수주가 이어지고 있어 ‘세계 4대 방산 강국’ 목표 달성 가능성이 커지는 모양새다. 그러나 수출금융 지원 체계 개선 등 K-방산 성장을 위해 넘어야 할 산도 적지 않다.

12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방산 수출은 수출 대상국이 4개국에서 12개국으로 확대되고, 수출 무기체계도 6개에서 12개로 다변화되는 등 질적인 성장을 이룬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아랍에미리트(UAE), 핀란드, 노르웨이 등 신규 시장 진출은 K-방산의 경쟁력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다만 수출 규모가 당초 목표였던 200억 달러에는 미치지 못했고, 전년 대비 33억 달러가량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스웨덴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한국은 2018~2022년 세계 무기 수출 시장 점유율 2.4%로 9위를 차지했다. 4위인 중국(5.2%)이나 5위인 독일(4.2%)과의 점유율 격차는 크지 않아, 최근 K-방산의 성장세를 고려하면 4위 도약 가능성이 멀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세계 방산 수출 시장에서 압도적 1위는 단연 미국(40%)이다. 러시아(16%)와 프랑스(11%)가 그 뒤를 이어 상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한국(2.4%)은 중국(5.2%), 독일(4.2%), 이탈리아(3.8%), 영국(3.2%), 스페인(2.6%) 등 4위부터 8위 사이의 국가들과 점유율 차이가 그리 크지 않다.

한화가 4~8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리는 ‘World Defense Show 2024’ 전시회에서 K9 자주포, 레드백 장갑차, 타이곤 등 주요 지상 방산 무기체계를 전시한다. (제공: 한화그룹) ⓒ천지일보 2024.02.04.
한화가 4~8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리는 ‘World Defense Show 2024’ 전시회에서 K9 자주포, 레드백 장갑차, 타이곤 등 주요 지상 방산 무기체계를 전시한다. (제공: 한화그룹) ⓒ천지일보 2024.02.04.

이러한 상황을 인지하고 있는 정부는 올해 방산 기술을 신성장·원천기술로 지정하고 권역별·거점국 진출 전략을 세분화하는 등 수출 확대를 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열린 ‘방산 수출 전략 회의’에서 오는 2027년까지 세계 4대 방산 강국에 진입하겠다는 목표와 실행 전략을 발표한 데 이어서다.

이러한 목표에 따라 올해도 K-방산의 호조가 이어지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2년간 수주 잔량이 24억 달러(약 3조 2000억원)에서 152억 달러(약 20조 2600억원)로 6배 이상 증가해 주요 방산 업체 중 증가율 1위를 기록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이 일제히 보도했다.

여기에 더해 현재 루마니아에 K-9 자주포 수출을, 폴란드에는 다연장 로켓 시스템 ‘천무’에 대한 추가 계약을, 인도와는 자주포 추가 도입 사업에 대한 협상을 추진하고 있다. 루마니아·폴란드와 최근 호주에 수출한 바 있던 미래형 장갑차 ‘레드백’의 수출을 논의 중이며, 중동 국가들과 무기체계 수출 계약에 대한 논의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로템도 재작년 폴란드와 K-2 전차 수출에 관한 기본 계약을 맺고 1차 계약분 180대에 이어 현재 820대에 대한 추가 계약을 추진 중이다. 또 러브콜을 보내는 루마니아와 리투아니아 등 유럽 국가들과의 추가 수주도 기대되고 있다. LIG넥스원도 지난 6일 사우디아라비아와 32억 달러(약 4조 2600억원) 규모의 천궁-Ⅱ 수출 계약을 맺으며 업계를 놀라게 하기도 했다.

하지만 K-방산의 성장세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도 적지 않다. 그중 수출금융 지원 체계 개선이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그럼에도 수출금융지원 확대를 위한 수출입은행법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반면 한국의 경쟁국들은 방산 수출에 대한 정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미국은 무기 수입국에 차관 형식으로 최대 100% 금융지원을, 프랑스도 금융지원과 신용보험을 제공한다. 중국은 최장 30년간 저리로 무기 구입 대금을 빌려주고 있다.

이와 관련 장원준 산업연구원 성장동력산업연구본부 연구위원은 “향후 K-방산 수출의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해서는 차별화된 수출금융지원시스템 구축, 수출금융창구 단일화, 한국형 방산 수출차관(K-FMF) 제도 도입 등 선진국 수준의 수출금융 제도 고도화를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천지일보 성남=김정필 기자] 한화 우주방산 계열사가 17일부터 22일까지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리는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Seoul ADEX) 2023’에 참가한다. 사진은 ADEX 2023에 공개된 한화 통합 부스. ⓒ천지일보 2023.10.16.
[천지일보 성남=김정필 기자] 한화 우주방산 계열사가 17일부터 22일까지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리는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Seoul ADEX) 2023’에 참가한다. 사진은 ADEX 2023에 공개된 한화 통합 부스. ⓒ천지일보 2023.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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