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대서양 참고래. (출처: 뉴시스)
북대서양 참고래.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중요한 해류 시스템이 이미 붕괴되고 있으며 이는 해수면 상승과 전 세계 날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지구 기후 조절에 필수적인 대서양 해류 순환이 인류가 대응하기 불가능할 정도로 빠르게 붕괴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미국 CNN 방송 등은 네덜란드 위트레흐트 대학교 연구팀이 최근 ‘대서양 자오선 역전 순환(Atlantic Meridional Overturning Circulation)’이 100년 내 붕괴할 수 있다는 내용의 논문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스에 발표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컴퓨터 시스템을 사용해 이러한 해류 붕괴에 대한 조기 경보 신호를 감지하는 새로운 방법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지구가 온난화되면서 이미 이 경보가 실현되고 있다는 징후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대서양 자오선 역전 순환은 거대한 글로벌 컨베이어 벨트처럼 작동한다. 적도 열대 지방의 따뜻한 바닷물이 멀리 북대서양으로 흐르면서 차가워지면서 염분이 높아지고 바다 깊숙이 가라앉은 다음 남쪽으로 퍼져나가는 흐름이다.

해류는 열과 영양분을 지구의 여러 지역으로 운반하며 북반구 대부분 지역의 기후를 비교적 온화한 상태로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수십년간 과학자들은 기후 변화로 인해 해양이 따뜻해지고 얼음이 녹아 해류의 강도를 결정하는 열과 염분의 균형이 깨진다면서 해류 순환의 안정성에 대한 경종을 울려 왔다.

많은 과학자들은 기후 변화로 인해 이 순환이 느려지고 심지어 중단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언제, 얼마나 빨리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큰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 이 순환은 2004년부터 지속적으로 모니터링되고 있다.

과학자들은 이 순환이 1만 2천년 전에 급격한 빙하 용해로 붕괴됐다는 사실을 발견했는데, 이 같은 일이 언제 또 발생할 수 있는지 알아내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CNN은 전했다.

연구진은 3개월 동안 복잡한 기후 모델을 실행해 이 순환에 담수가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을 시뮬레이션했다. 강우와 강 유출뿐만 아니라 바다의 염분을 희석하고 해류를 약화시킬 수 있는 얼음이 녹는 설정을 실험한 것이다.

이 같은 실험에서 연구진은 이 순환이 약해지다가 갑자기 붕괴하는 것을 확인했다. 보고서는 “이 복잡한 기후 모델을 사용해 붕괴를 감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이는 기후 시스템과 인류에게 나쁜 소식”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 연구는 잠재적 붕괴에 대한 기간을 제시하지는 못했다.

대서양 자오선 역전 순환이 붕괴할 때 세계에 끼치는 영향은 치명적이다. 연구에 따르면 유럽의 일부 지역은 한 세기 동안 기온이 섭씨 30도까지 급락해 불과 1~2년 사이에 완전히 다른 기후가 될 수 있다.

반면 남반구의 국가들은 온난화가 심화되고 아마존에서는 우기와 건기가 뒤바뀌면서 생태계에 심각한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이 순환이 붕괴하면 해수면이 약 1m(3.3피트) 상승할 수도 있다는 추정도 나왔다.

연구팀은 “현실적인 적응 조치로는 이러한 급격한 온도 변화에 대처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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