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링컨 美국무 “합의 가능… 인질 석방·휴전 위해 모든 수단 동원”
하마스, 포괄적 휴전·침략 중단·봉쇄 해제·구호·재건 보장 등 요구

(출처: AP, 뉴시스) 카타르를 방문 중인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왼쪽)이 6일(현지시간)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총리와 도하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가지고 발언하고 있다.
(출처: AP, 뉴시스) 카타르를 방문 중인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왼쪽)이 6일(현지시간)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총리와 도하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가지고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방은 기자] 가자지구에 남아 있는 이스라엘 인질 중 최소 5분의 1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파악된 가운데 미국을 비롯한 카타르와 이집트가 최근 프랑스 회담에서 확정된 가자지구 정전안에 대한 하마스의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6일(현지시간) CNN, 뉴욕타임스(NYT),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총리가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도하에서 회동 후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하마스가 이스라엘과의 휴전·인질 협상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알사니 총리는 “답변에는 일부 이견이 포함돼 있지만 일반적으로 긍정적”이라며 “상황의 민감성을 고려해 자세한 내용은 다루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집트의 디아 라슈완 국가정보원장도 “최종 정전안에 대한 합의에 최대한 빨리 도달하기 위해 관련 당사자들과 제안된 프레임의 모든 세부 사항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집트 보안 소식통은 이날 외신에 하마스의 대응이 오는 4월 초 무슬림 이드 알피트르 연휴 이후 휴전이 끝나기 위한 구체적인 일정을 요구하는 등 유연한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미국과 이스라엘, 카타르, 이집트는 지난달 28∼29일 프랑스 파리에서 단계적 휴전과 이스라엘 인질·팔레스타인 죄수 교환을 골자로 하는 중재안을 마련해 하마스 측에 전달한 바 있다.

하마스는 이날 성명을 통해 “긍정적으로 제안을 받아들였다”면서 “포괄적이고 완전한 휴전을 보장하고, 우리 국민에 대한 공격을 종식하고, 구호, 피난처 및 재건을 보장하고, 가자지구 포위 공격을 해제하는 조건으로 포로 교환을 완료한다”고 밝혔다.

이에 한 소식통은 오랫동안 기다려온 하마스의 답변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스라엘 군인들이 가자지구를 떠나거나 전쟁을 끝내기 위한 거래라는 가장 까다로운 조건이 여기에 포함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마스는 그동안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내 군사작전 완전 중단과 군대 철수를 휴전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해왔다.

이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실은 이스라엘이 하마스의 응답을 전해 받았다고 확인했다. 총리실은 X(엑스)에 “하마스의 답변은 카타르 중재자를 통해 모사드에 전달됐다”며 “자세한 내용은 협상에 참여한 관계자들에 의해 철저히 평가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날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 지도자들이 제거되고 ‘완전한 승리’가 달성될 때까지 가자지구에서의 공세를 계속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현재 지속적인 휴전 추진 협상에서 가장 중요한 걸림돌 중 하나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이에 블링컨 국무장관은 “오늘 이스라엘과 진전 사항을 논의할 예정”이라며 “인질 석방과 휴전 달성을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하마스가 아직 석방하지 않은 이스라엘 인질 중 최소 5분의 1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NYT는 이날 하마스에 납치된 이스라엘 주민의 현황에 대한 이스라엘 정보당국의 기밀보고서를 확인해 군 정보당국은 아직 풀려나지 않은 136명의 인질 중 최소한 30명이 사망한 것으로 결론지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정보당국은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에 의해 체포된 나머지 인질 136명 중 최소 30명이 전쟁 와중에 사망했다고 추정했다.

이에 군 대변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이날 저녁 브리핑 도중 NYT의 인질 사망 보도 내용에 관한 질문을 받고 “우리는 31개 가족에게 포로로 잡힌 사랑하는 사람이 사망했다고 전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가운데 29명은 지난해 10월 7일 가자지구로 끌려간 사람들이고, 나머지 2명은 2014년 하마스에 살해되거나 납치된 2명의 병사라고 부연했다. 군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또한 추가로 20명 이상의 다른 인질이 이미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외신은 남은 인질 중 최소 5분의 1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는 사실이 공개될 경우 이스라엘 여론이 급격하게 악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그동안 인질 석방을 위해선 가자지구에서의 하마스에 대한 군사작전을 통해서만 추가 인질 석방의 길을 열 것이라고 밝혔었다. 반면 인질 가족들은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공격이 인질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면서 인질 석방 협상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라고 반발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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