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뉴욕시 맨해튼 지방법원에서 열린 금융사기 의혹 재판 최종변론에 출석, 피고석에서 눈을 감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소송이 자신에 대한 정치적 마녀사냥이며 선거 개입이라고 주장했다.
[뉴욕=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뉴욕시 맨해튼 지방법원에서 열린 금융사기 의혹 재판 최종변론에 출석, 피고석에서 눈을 감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소송이 자신에 대한 정치적 마녀사냥이며 선거 개입이라고 주장했다.

[천지일보=이솜 기자] 2024 미국 대통령선거의 운명을 결정할 연방대법원의 첫 심리가 오는 8일(현지시간) 열린다. 연방대법원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대선 출마 자격이 없다는 미국 콜로라도주 대법원의 결정을 최종 판단한다.

이날 변론에서 대법관들은 남북전쟁 후 처음으로 ‘반란에 가담한 전직 공직자’가 권력을 되찾는 것을 막기 위해 채택된 헌법 조항과 씨름하게 된다.

3일(현지시간) AP통신은 이번 사건이 2000년 대선을 공화당 조지 W. 부시에게 사실상 내준 ‘부시 대 고어’ 판결 이후 법원이 대선 가장 직접적으로 개입한 사건이라고 전했다.

이번 재판은 지난달 콜로라도주 대법원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출마 자격 박탈을 결정하면서 비롯됐다.

당시 주 대법원은 수정헌법 제14조 3항에 따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내년 대선에 입후보 자격이 없다고 선언하며 주 대통령 예비선거 투표에서 제외한다고 판결을 내렸다. 14조 3항은 헌법을 지지하기로 맹세했던 공직자가 모반이나 반란에 가담할 경우 다시 공직을 맡지 못한다고 규정한 것으로, 1919년 이후 단 두 번만 적용됐다.

이에 불복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상소 및 심리 요청을 했고, 연방대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오는 8일 구두 변론 일정을 잡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와는 별도로 메인주 선거관리 책임자인 셰나 벨로스 주(州) 총무장관이 내린 출마 자격 박탈 결정에 대해서도 주 법원에 항소했다.

콜로라도주 대법원과 메인주 총무장관 판결의 효력은 연방대법원의 결정까지 유예된다.

현재 연방대법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임명한 대법관 3명을 포함해 보수 성향 대법관이 전체 9명 중 6명이다. 이들은 헌법에 보장된 낙태권을 뒤집고, 총기 권리를 확대하고, 대학 입시에서 소수집단 우대 조치를 폐지하는 결정을 내려왔기에 콜로라도주 대법원 판결도 연방대법원에서 뒤집히거나 보류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연방대법원이 그간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시도까진 허용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섣불리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지난 몇년간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이 “대규모 부정선거가 있었다”며 2020년 대선 결과를 뒤집기 위해 제기한 소송 대부분은 패소했다.

미국 연방대법원 청사. (출처: 뉴시스)
미국 연방대법원 청사. (출처: 뉴시스)

또 보수적 법리 해석에 따르더라도 트럼프 측의 주장을 무력화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반트럼프 측은 과거 보수 성향 대법관들이 내린 판결들을 인용해 현재 트럼프 전 대통령이 14조 3항은 자신에게 적용되지 않는다는 주장을 재반박하고 있다.

한편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름이 콜로라도주에서 투표용지에 오를 수 있는지에 대한 문제는 그에게 제기된 여러 사안 중 하나에 불과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021년 1월 6일 국회의사당 난입 사태와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 등으로 4차례에 걸쳐 91개 혐의로 형사기소를 당했다. 사실상 이번 대선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사건은 대선 결과 뒤집기 관련 워싱턴DC 항소법원에서 진행 중인 연방특검 기소뿐이나 사법리스크 자체는 결코 무시할 사항은 아니다.

콜로라도주 대법원 결과와 연방검찰 기소 사건 재판부는 정확한 날짜는 명시하지 않았으나 대선 투표일인 11월 5일 이전 신속하게 결판을 낸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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