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거대 양당제에 동참 안 할 것” ‘개혁미래당’ 합류
양소영 “김지호 전 실장, ‘재명이네 마을’ 글 보여주며 압박”
김지호 “압박 아니라 지원했다”… 양소영 주장에 즉각 반발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양소영 전국대학생위원장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양 위원장은 이날 민주당을 탈당하고 김종민·이원욱·조응천 의원이 주도하는 신당 ‘미래대연합’에 입당한다.  ⓒ천지일보 2024.02.02.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양소영 전국대학생위원장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양 위원장은 이날 민주당을 탈당하고 김종민·이원욱·조응천 의원이 주도하는 신당 ‘미래대연합’에 입당한다.  ⓒ천지일보 2024.02.02.

[천지일보=최수아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친명계를 향해 개혁의 목소리를 내다 강성지지층의 비판을 받아오던 양소영 전국대학생위원장이 2일 민주당 탈당을 공식 발표했다. 양 위원장은 탈당 후 이낙연 전 대표와 비명계 의원들이 이끄는 ‘미래대연합(개혁미래당)’에 합류할 예정이다.

양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주의를 지켜온 민주당이,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민주당이 이 대표의 민주당에서 파괴됐다”며 “당 내부적으로 자기 세력 이외의 모든 집단을 고립시키고 퇴출시켰다. 이견을 묵살하고 억압했다”고 비판했다.

어어 그는 “지난해 5월 김남국 의원의 잘못된 행태를 지적하고 확대간부회의에서 이 대표에게 정치개혁에 앞장서달라고 요구한 순간부터 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며 “당대표실 핵심 관계자로부터 더 이상 직무를 수행하지 못할 수 있다는 압박을 당했지만, 민주당을 위해 침묵했다”고 주장했다.

양 위원장은 김 의원의 고액 가상 화폐 거래 논란이 있을 당시 당의 혁신을 촉구했다가 강성지지층으로부터 문자폭탄 등 악성 공격에 시달렸다. 그는 “당 내부에서는 저와 함께했던 사람들이 배제되고 저는 기피 대상이 됐다”며 “저로 인해 피해를 본 이들에게 너무나 미안했고 지금도 죄책감이 든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마지막까지 이 대표를 믿었다. 조금 더 여유가 생기면 이런 문제가 해결되고 혁신과 통합의 길로 이어질 것이라 굳게 믿었다”며 “하지만 김종민·조응천·이원욱 의원을 버리고 이언주 의원을 받아들이려는 당내 상황 속에서 그동안 침묵했던 제 마음은 속절없이 무너져 내렸다”고 호소했다.

양 위원장은 “지금 민주당은 ‘이재명만을 위한 민주당’이다. 그 누구도 이 대표에게 잘못을 지적할 수 없다”며 “주변 동료들은 저보고 쓸데없이 나서지 말라고 하지만 그렇게 비루하게 살고 싶지 않다”고 강조했다.

개혁미래당 합류를 선언한 양 위원장은 “‘이재명만을 위한 민주당’에서는 권력에 추종하는 것이 제1의 우선순위”이었다며 “나는 더 이상 거대 양당제에 기대 국민을 협박하는 정치에 동참할 생각이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기자회견 직후 취재진과 만나 본인에게 ‘당직을 더 이상 수행하지 못할 수 있다’고 통보한 인물이 누구냐는 질문에 최근 분당갑 출마를 선언한 김지호 전 당대표 정무조정부실장이라고 폭로했다.

양 위원장은 “김남국 의원 코인 문제 기자회견 이후에 호출이 있었고 (김 실장이) ‘재명이네 마을(이재명 팬카페)’에 나와 있는 글들을 보여줬다”며 “개인적 문제들에 추측성 글, 기자회견 관련된 문제를 포함해 직무를 더는 수행할 수 없을 것이라는 압박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김 전 실장의 압박이 이 대표의 의중으로 느껴졌느냐’고 묻는 말에 “(이 대표는 제가) 회견하기 전부터 대학생위원회에 관련해 어떤 기자회견이나 이런 것들을 권유하시고 오더식 정치의 행태를 계속 반복했다”며 “어쨌든 그 사건에 대해서는 제가 여기서 구체적으로 열거하는 건 맞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에 김 전 부실장은 “양 위원장에게 압박이 아니라 지원을 해왔다”고 즉각 반발했다.

김 전 실장은 “양 전 위원장의 민원 요청에 따라, 대학생위원장 선거 출마 시 당직 사퇴하라는 항의에 대해 당직 휴직으로 중재했고, 대학생위원회 상근사무실 제공을 사무총장실에 건의했으며, 대표 면담을 진행했다”고 했다.

민주당 청년위원회도 이날 별도 기자회견을 열고 양 위원장의 탈당 사실에 유감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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