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와 성장을 담은 ‘도그데이즈’
‘소풍’ 원로배우들의 앙상블 기대
바지사장의 희로애락 담긴 ‘데드맨’

영화 '도그데이즈' 포스터
영화 '도그데이즈' 포스터

[천지일보=이예진 기자] 어느새 설 연휴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주말을 낀 연휴니만큼 체감이 짧을 것 같은 가운데 ‘대목’인 설 극장가는 조금 한산할 예정이다.

3~4일의 연휴를 갖는 명절은 극장가의 성수기로 꼽히는 기간이다. 하지만 이번 설의 분위기는 다르다. 대형 작품이 사라지면서 중소 영화들이 출격 준비 중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현상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성수기 대형 영화들의 흥행 실패와 지난해 비수기에 오히려 대박을 친 영화들이 있어 배급사들이 신중을 기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 가운데 이번 설 연휴에는 같은 날 7일에 3개의 작품이 동시 출격한다. 귀여운 강아지들과 함께하는 ‘도그데이즈’, 범죄 추적극의 ‘데드맨’, 두 절친의 따뜻한 여행을 담은 ‘소풍’이 그 주인공이다. 과연 어떤 영화가 설 연휴 관객들의 선택을 받게 될까.

◆ 귀여운 댕댕이와 함께 ‘도그데이즈’

영화 ‘도그데이즈’는 성공한 건축가와 MZ 라이더, 싱글 남녀와 초보 엄빠(엄마아빠)까지 혼자여도 함께여도 외로운 이들이 특별한 단짝을 만나 하루하루가 달라지는 갓생 스토리를 그린 작품이다. 이번 영화를 연출한 김덕민 감독은 “여러 캐릭터들이 나온다. 관계와 성장을 담고 싶었다”며 “극악한 빌런이 나와서 상대하는 영웅적 서사는 아니다. 일상에서 소소하게 만나는 관계 속에서 성장하게 되는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강아지 캐스팅에 대해 “전문 훈련사들과 여러 회의를 거쳤다. 여러 친구들을 만나서 오디션도 보고 동호회인들 만나서 많은 시간 공들인 끝에 세 친구를 만나게 됐다”며 “촬영하는 동안에는 강아지들의 시간과 우리의 시간이 다르다는 조언을 들어서 카메라를 켜놓고 그 친구들이 연기해줄 때까지 기다렸다. 강아지들과 많은 신뢰를 쌓은 훈련사들이 잘 리드해줘서 안전사고 없이 건강하게 기분 좋게, 촬영 현장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오랜만에 국내 스크린으로 돌아온 윤여정은 성공한 건축가 민서 역을 맡아 MZ 라이더 진우(탕준상)과 호흡을 맞췄다. 소문난 강아지 사랑꾼 유해진은 깔끔한 성격의 계획형 싱글남 민상 역을 맡아 민상의 건물로 들어온 세입자 수의자 진영(김서형)과 로맨스를 그린다. 이외에도 케이팝 작곡가 부부로 정성화와 김윤진이 호흡을 맞췄으며 이들의 딸로 윤채나가 함께한다. 또 여자친구의 반려견 스팅을 돌보던 밴드의 리더 현(이현우)과 스팅의 아빠를 자청하면서 나타난 전남친 다니엘(다니엘 헤니)의 호흡도 시선을 끈다. 이처럼 도그데이즈는 다양한 세대의 관계를 통해 따뜻한 설 명절을 선사할 예정이다.

영화 '소풍' 포스터
영화 '소풍' 포스터

◆ 노년의 아름다운 우정 그린 ‘소풍’

원로배우들이 나오는 영화 ‘소풍’은 절친이자 사돈 지간인 두 친구가 60년 만에 함께 고향 남해로 여행을 떠나며 16살의 추억을 다시 마주하게 되는 내용을 담았다. 수십 년이 지나 다시 만났지만 어린 시절의 우정을 여전히 간직한 친구들이 소풍길을 함께 하며 전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감동을 전한다.

김용균 감독은 이번 영화에 대해 “배우들의 영화”라며 “배우들의 마음을 짐작하기 힘들어서 연출을 어떤 식으로 해야 할지 난감할 때가 있었다. 자신 없었지만 나문희, 김영옥 선생님에게 물어보면서 만들었다. 지켜보는 매력이 큰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김 감독의 설명처럼 원로배우 김영옥, 나문희, 박근형의 연기 앙상블은 이번 영화의 기대 포인트다. 김영옥은 나문희와의 호흡에 대해 “워낙 오랫동안 봐 왔고 여러 작품에서 함께한 배우”라며 “우리는 척하면 척이다”라고 밝혔다. 나문희는 이번 역할에 대해 “그 나이대에 할 수 있는 연기가 따로 있는 것 같다. 김영옥과 내가 아니면 이만큼 표현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오래 건강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또 ‘소풍’에서 화제를 모은 것은 영화 음악이다. 바로 임영웅의 자작곡 ‘모래 알갱이’가 영화 최초로 삽입됐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작품의 취지와 배우들을 존경하는 마음으로 흔쾌히 사용을 승낙해 큰 힘이 됐다. 또 음악 저작권료를 기부했다더라. 감사드린다”고 전한 바 있다.

영화 '데드맨' 포스터
영화 '데드맨' 포스터

◆ 이름을 건 범죄 추적극 ‘데드맨’

영화 ‘데드맨’은 이름값으로 돈을 버는 일명 바지사장계의 에이스가 1000억 횡령 누명을 쓰고 ‘죽은 사람’으로 살아가게 된 후 이름 하나로 얽힌 사람들과 빼앗긴 인생을 되찾기 위해 추적에 나서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배우 조진웅, 김희애, 이수경을 비롯해 박호산, 이시훈, 최재웅, 유연수, 김원해 등이 함께해 뜨거운 연기를 펼친다.

이번 영화를 연출한 하준원 감독은 “이름값이라는 게 결국 책임감”이라며 “‘우리는 모두 이름값을 하고 사는가?’라는 오랜 질문에서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소 복잡하고 어려운 내용을 관객들에게 어떻게 전달할까 많은 고민을 했다. 관객의 리듬과 트렌드에 맞춰 후반 작업에 공을 많이 들였다”고 덧붙였다. 하 감독은 영화 ‘괴물’의 각본을 봉준호 감독과 공동 집필한 바 있다. 이에 봉 감독이 여러 차례 피드백을 하기도 했다면서 “모든 신을 세세하게 리뷰해줬다”고 밝히기도 했다.

조진웅은 바지사장계 에이스에서 데드맨이 된 ‘이만재’ 역을 맡았다. 그는 “시나리오 자체에서도 치밀함이 느껴졌다”면서 다양한 모습을 보이는 이번 역할에 대해 “상황이 주어지니 얼굴이 깎여지는 것 같다. 철저하게 이만재의 캐릭터를 입고 현장에 나를 던져 날 것 같은 리액션이 나오지 않을까 했던 게 주된 이유였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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