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감 대상 12% 자본잠식 상태

완전자본잠식기업 비중. (한경협) 2024.01.31.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경기 침체 여파로 국내 기업들의 부실 위험이 커지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31일 발표한 ‘2023년 부실기업 추정’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업 제외 전체 외부감사기업 3만 6425개사 중 11.7%인 4255개사가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놓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지난 2022년 실제 부실기업 수인 3856곳에 비해 399곳, 10.3%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 기간인 최근 5년 중 최대치다.

부실기업은 연도별로 2019년 2508개사(7.9%)→2020년 3077개사(9.2%)→2021년 4012개사(11.2%)→2022년 3856개사(10.2%) 등을 기록했다. 기업 평균 부실 확률(정상 기업이 부실 상태로 전환될 확률)은 2019년 5.33% 이후 매년 증가해 지난해 7.92%에 이르렀다.

그중에서도 부실 확률이 가장 가파르게 상승한 업종은 건설업이다. 건설업 부실 확률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화 우려와 부동산 경기 침체, 고금리, 원자잿값 상승 등의 요인으로 지난 2019년 2.6%에서 2023년 기준 6.0%로 최근 4년 사이 2배 이상 치솟았다. 이는 기업들의 전반적인 재무지표가 악화됐다는 의미다.

부실 확률이 가장 큰 업종은 부동산·임대업과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으로 각각 21.4%로 집계됐다. 이어 교육서비스업(14.2%), 전기·가스, 증기 및 수도사업(13.9%), 운수업(13.4%) 순이었다.

건설업의 부실확률 추이. (한경협) 2024.01.31.
건설업의 부실확률 추이. (한경협) 2024.01.31.

이 같은 분석은 기업부실예측모형에 최소자승법을 적용해 산출됐다. 기업부실예측모형은 기업의 재무지표를 통해 재무상태가 ‘정상’인 기업들이 ‘부실’로 전환될 확률을 산출하는 모형을 말한다. 지난 2018∼2022년 비금융업 외부감사기업 10만 8244개사의 재무지표를 회귀 분석함으로써 설계됐다. 이에 따르면 기업의 자산과 매출액이 커질수록 부실 확률은 줄어들었으며 부채와 이자비용이 커질수록 부실 확률은 커졌다.

한경협 관계자는 “부실기업 증가는 금융과 실물경제 간의 리스크를 확대 재생산해 경제 전반의 안정성을 크게 위협할 수 있는 요인”이라며 “부실위험을 낮추기 위해 자금조달 금리를 인하하고 기업활력제고법의 사업재편 제도를 활용한 선제적인 사업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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