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취업규칙 위반 40명 징계
남부발전 ‘직장 내 괴롭힘’ 확인
가스공사 ‘품위유지의무’ 위반
“전수조사·재발방지책 마련해야”

한국전력공사 전경. ⓒ천지일보 2023.12.07.
한국전력공사 전경. ⓒ천지일보 2023.12.07.

[천지일보=김정필·최혜인 기자]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에너지 공기업의 임직원 비위 행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산업부와 관련해 이미 불거진 ‘태양광 비리’ 등 각종 논란이 아직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장·차관의 교체가 단기간에 이뤄지면서 리더십의 부재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모습이다.

28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한국전력은 지난달 4~5일 진행한 취업규칙 위반 및 업무처리 부적정 직원 조사 결과 40명에 징계 처분을 내리기로 했다. 이는 감사원의 조치요구 통보에 따른 특정감사 결과로, 지난달 조사결과 임직원들의 비위가 사실로 드러난 것이다.

여기에 더해 한전이 자체인지로 진행한 또 다른 특정감사에서는 임직원 행동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10명에게 신분상 조치가 내려졌다. 세부적으로 징계 6명, 경고 3명, 주의 1명이다.

한국남부발전에서도 최근 ‘직장 내 괴롭힘’ 관련 특정감사가 진행됐다. 지난해 11월 직장 내 괴롭힘 행위 관련자 등 직원 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 결과 관련자 간 근무 환경 저해 행위가 확인됐다. 다만 직장 내 괴롭힘 위법 요건에는 미성립하는 것으로 조사되면서 관련자에 대한 주의와 함께 제도개선 및 대책 마련 요구만 이뤄졌다.

가스공사도 한 직원의 품위유지의무 위반 행위가 적발된 것으로 전해졌다. 가스공사 감사실이 품위유지의무 위반 행위 등의 사실관계 및 사규 위반 여부를 확인한 결과 이를 위반한 직원 1명에게 징계 처분(견책)이 내려졌다. 해당 직원은 후배직원 2명에게 반말, 욕설 등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비위 행위는 크게 직무상 비위와 개인 비위 두 가지로 나뉜다. 직무상 비위는 직무와 관련된 비위로, 직무상 권한을 이용해 부당한 특혜를 제공하거나 업무를 처리하는 데 부당한 지시를 내리는 등의 행위를 말한다. 개인 비위는 음주운전, 성희롱, 횡령 등이 있다.

한국전력공사 본사 전경. (제공: 한국전력공사) ⓒ천지일보 2022.07.01
한국전력공사 본사 전경. (제공: 한국전력공사) ⓒ천지일보 2022.07.01

이처럼 에너지 공기업들의 비위 행위가 끊이지 않으면서 부적정 행위가 공기업 내 고질적 병폐로 굳어진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비위 행위가 공공기관의 신뢰를 실추시키고 국민의 세금을 낭비하는 행위인 만큼 더욱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그러나 최근 산업부 장관과 통상교섭본부장, 1·2차관이 모두 교체되면서 공직기강 해이 사태를 바로잡기 위한 강력한 리더십이 없다는 점이 우려를 더한다.

실제 감사원 감사에서 지적된 한전 등 산업부 소관 6개 공공기관의 태양광 겸직 비리 건은 신속히 비위행위 관련 조사를 마쳤지만, 직무상 권한을 활용해 부당하게 특혜를 제공한 10명만 해임조치되고 나머지는 중징계나 경징계 등 비교적 가벼운 처벌에 그쳤다는 지적도 나온다.

산업부와 산하 공기업은 태양광 비리를 비롯해 성희롱, 인사 개입, 고객정보 유출 등 다양한 임직원 비위 사건이 다수 적발된 바 있다. ‘황제출장’ 등 방만 경영사례도 드러나 논란이 불거졌다. 이후로도 에너지 공기업의 비위 행위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인데, 공직기강 확립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앞서 방문규 전 산업부 장관은 임직원 공직기강 확립을 강조하며 에너지 공기업 경영혁신 점검 회의를 열기도 했다. 이날 방 장관은 에너지 공기업의 방만 경영과 ‘갑질’을 두고 “기관장 책임하에 철저한 전수조사를 통해 강력한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임직원들의 공직기강 확립에 한 치의 흐트러짐이 없도록 각별히 신경 써달라”고 했다.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2일 서울 종로구 무역보험공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에너지 공기업 경영혁신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3.10.12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2일 서울 종로구 무역보험공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에너지 공기업 경영혁신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3.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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