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1일 가자지구 칸 유니스의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가 운영하는 난민 캠프에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목격되고 있다. UNRWA는 67만명의 난민들이 150개의 난민 시설에서 피난하고 있다고 밝혔다. (출처: 뉴시스)
지난해 11월 1일 가자지구 칸 유니스의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가 운영하는 난민 캠프에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목격되고 있다. UNRWA는 67만명의 난민들이 150개의 난민 시설에서 피난하고 있다고 밝혔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유엔 구호단체의 일부 직원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연계돼 있다는 의혹에 대한 파문이 커지고 있다.

이에 미국에 이어 호주, 캐나다, 영국,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스위스, 핀란드 등은 27일(현지시간) 해당 단체인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에 대한 재정 지원을 잠정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UNRWA는 1948년 아랍-이스라엘 전쟁 후 유엔이 팔레스타인 난민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설립한 기구다. 가자지구, 서안지구, 요르단, 시리아, 레바논의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교육, 보건 및 구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1만 3천여명의 직원을 두고 있으며 대부분이 팔레스타인인이다.

이스라엘은 지난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에 UNRWA 직원 12명이 연루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필립 라자리니 UNRWA 집행위원장은 성명을 통해 “해당 직원들의 계약을 즉시 해지하고 진실을 규명하기 위한 조사에 착수하기로 결정했다”며 “형사 기소를 포함해 모든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UNRWA은 혐의를 받는 직원 여러명을 해고했으나 그 명단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이스라엘군은 여기에 UNRWA 시설이 ‘테러 목적’으로 사용됐다고 혐의를 더했다. 또 UNRWA에 대해 전후(戰後) 활동 금지까지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유엔 내부 감독국은 이스라엘이 제기한 모든 혐의를 조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의혹이 나오자 미국은 가장 먼저 UNRWA에 지원을 일시 중단했다. 2022년 기준 미국은 단일 국가로는 가장 많은 3억 4천만 달러(약 4500억원)를 지원했다. 이어 호주와 캐나다, 유럽 6개국이 자금 지원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작년 11월 8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남부 도시 칸 유니스에 있는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 산하 학교에서 한 자원봉사자가 심리적 자극 및 구호 활동을 하는 동안 어린이들과 교류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작년 11월 8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남부 도시 칸 유니스에 있는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 산하 학교에서 한 자원봉사자가 심리적 자극 및 구호 활동을 하는 동안 어린이들과 교류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이어지는 지원 중단에 팔레스타인 측과 UNRWA에서는 즉각 반발했다.

라자리니 위원장은 이러한 결정에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이런 추가적인 집단적 처벌이 필요하지 않다”며 “이는 우리 모두를 더럽히는 일”이라고 이날 엑스에 적었다.

팔레스타인의 포괄적 정치 기구인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의 후세인 알 셰이크 사무총장도 이 기구에 대한 지원이 중단되면 인도주의적 위험이 커질 것이라며 UNRWA에 대한 지원 중단을 발표한 국가들이 즉시 결정을 번복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스라엘-하마스 인질 협상 진전

한편 조 바이든 행정부의 고위 당국자 2명은 100명 이상의 인질을 풀어주는 대가로 이스라엘이 하마스에 대한 군사 작전을 두 달 동안 중단하는 협상에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28일 AP통신에 밝혔다.

이 당국자들은 여성, 노인, 부상당한 인질들이 첫 30일간 동안 하마스로부터 석방될 것이라고 전했다. 새로운 합의는 또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더 많은 인도주의적 지원을 허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이를 둘러싼 협상은 프랑스에서 이뤄지고 있다. 이러한 명백한 협상의 진전에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전날 TV 기자회견에서 하마스 격파를 포함한 ‘완전한 승리’가 있을 때까지 전쟁은 계속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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