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접경지서 수송기 추락
“우크라 포로 포함 74명 사망”
양국 주장 달라 의문만 커져
[천지일보=이솜 기자] 러시아 벨고로드에서 러시아군 수송기가 추락한 가운데 원인을 둘러싸고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수송기가 우크라이나 미사일에 맞아 추락했는지, 아니면 치명적인 기술적 결함으로 인한 사고인지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러시아 당국에 따르면 24일(현지시간) 오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접경지 벨고로드에서 일류신(IL)-76 군 수송기가 추락해 탑승자 74명 전원이 사망했다. 여기에는 승무원 6명과 러시아군 3명, 우크라이나군 포로 65명이 포함됐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우크라이나의 미사일 공격으로 수송기가 추락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수송기가 추락한 지점에서 약 80㎞ 떨어진 우크라이나 하르키우 립치 지역에 배치된 대공 미사일 시스템에 격추됐다고 설명했다. 또 레이더 장비가 발사를 감지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국방부는 “우크라이나 지도부는 이날 우크라이나 포로들이 군 수송기로 벨고로드 비행장에 이송돼 교환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가 자국 포로를 이송하는 항공기임을 인지했으면서도 일부러 공격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 군 사령부는 벨고로드에 접근하는 러시아 군용기를 정당한 표적으로 간주한다면서도 해당 러시아 수송기를 향해 발포했다는 사실은 인정하지 않았다. 또 이날 포로 교환 계획 자체는 알고 있었으나 세부 사항까지는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다른 우크라이나 군 소식통은 항공기에 포로가 아닌 러시아 미사일이 있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미국 CNN 방송은 “립치에서 추락 지점까지 80㎞의 거리는 대부분의 우크라이나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으로는 요격할 수 없는 거리”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안드레이 카르타폴로프 하원(국가두마) 국방위원장은 당시 패트리엇 또는 IRIS-T 대공 미사일이 격추했다고 주장했다. 패트리엇의 사거리는 161㎞ 정도로 격추가 가능한 거리인데 만약 패트리엇을 실제 사용했다면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할 때 당부한 ‘러시아 본토 타격 시 사용 금지’ 방침을 어긴 것이다.
해당 수송기에 포로는 65명인데 호송 요원은 3명뿐이었다는 러시아의 주장도 의문점이다.
일부 분석가들은 우크라이나가 패트리엇 용도를 변경해 공격을 감행했을 수 있다고 보지만 러시아 측의 자작극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CNN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