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청색기술로는 국화과 한해살이 풀 도꼬마리를 보고 만든 벨크로가 있다. 도꼬마리(왼쪽)와 벨크로 일명 찍찍이(오른쪽) (출처: 게티이미지 코리아)
대표적인 청색기술로는 국화과 한해살이 풀 도꼬마리를 보고 만든 벨크로가 있다. 도꼬마리(왼쪽)와 벨크로 일명 찍찍이(오른쪽) (출처: 게티이미지 코리아)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지속 가능한 발전’.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이상기후로 인한 기후재앙이 지구촌에 ‘위기’가 찾아왔음을 깨우쳐주는 이때, ‘지속 가능한 발전’은 인류가 가장 우선해야 할 가치가 아닌가 싶다.

‘지속 가능한 발전’이라는 말은 1987년 세계환경개발위원회(WCED)에서 처음 사용됐다. 이는 미래 세대의 환경을 생각하면서 우리 세대의 생활도 함께 발전시킬 수 있는 개발을 의미한다.

쉽게 말해 환경을 망가트리면서 이뤄가는 발전을 거듭할수록 결과적으로 인류가 생존할 수 없는 환경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고, 환경을 살리며 지구와 사람 모두에게 이로운 발전을 이뤄가자는 뜻이다.

이 같은 가치는 어느 한 나라에만 국한한 것이 아니다. 환경을 보호하면서 이뤄가는 경제발전은 지구촌 모두에게 공통된 과제로 주어진 것이기에 선진국이나 개발도상국이나 구분 없이 함께 이뤄가야 한다.

유엔(UN)이 2000년부터 2015년까지 시행된 새천년개발목표(MDGs)를 종료하고, 2016년부터 2030년까지 시행하는 국제사회의 최대 공동목표인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설정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지속가능발전목표에는 다양한 목표와 해결과제들이 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많은 기술이 개발되고 있지만, 최근 ‘인공지능(AI) 일상화’와 더불어 더욱 주목되는 기술이 있다. 바로 ‘청색기술’이다.

청색기술은 자연을 모방한 기술이면서 동시에 혁신 성장을 일으키는 중요한 기술을 말한다. 쉽게 말해 과거 주목됐던 ‘녹색기술’이 환경오염 뒤 사후처리적인 대응이라고 한다면, ‘청색기술’은 환경오염 물질 발생 이전에 원천적으로 이를 억제(예방)하는 기술을 말한다. 또한 자연을 모방해 신기술을 개발하는 기술이다.

예를 들어 얼룩말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흰줄 무늬와 검은 줄무늬의 상호작용으로 표면 온도를 내리는 에너지 절약 건물의 건축 기술, 나뭇잎을 모방한 태양전지, 조개를 모방한 깨지지 않는 세라믹 등이 모두 청색기술에 해당한다.

대표적인 청색기술 기업으로는 일본의 스파이버(Spiber), 미국의 샤클렛 테크놀로지, 국내 스타트업인 이노테라피 등을 꼽을 수 있다. 스파이버는 거미줄을 만드는 기업으로, 지난 2016년 첫 출시한 인공 거미줄을 활용해 아웃도어 제품을 만든다. 샤클렛은 상어 피부의 비늘을 모방한 필름을 만들고 있는데, 감염 방지용 필름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노테라피는 생물모방 의료소재(지혈제)를 공급하고 있다.

청색기술의 국내 선도자인 이인식 지식융합연구소장에 따르면, 청색기술 시장은 2016년 43억 달러에서 2030년 1조 6천억 달러의 막대한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러한 가운데 AI 대중화는 청색기술 발전에 있어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고 볼 수 있다. 잘 훈련된 AI와 청색기술의 융합은 틀림없이 ‘지속 가능한 발전’의 토대가 될 신기술을 무궁무진하게 생산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대융합의 시대’가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현시대는 어느 것 하나만 잘한다고 해서 앞서나갈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인류 공통의 목표인 지속가능발전과 이를 위한 획기적인 기술의 개발은 국가 산업 경쟁력의 필수라고도 볼 수 있다. 지금부터라도 청색기술에 대한 연구와 개발비 지원, 정책적인 뒷받침을 충분히 이뤄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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