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점이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천지일보 DB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점이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천지일보 DB

[천지일보=황해연 기자] 코로나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이후 여행 수요가 회복세를 보인 반면 면세 업황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코로나 기간 1/4로 줄어든 면세점 방문객 수는 절반 가까이 회복됐으나 매출은 코로나 때보다 못한 상황이다.

14일 한국면세점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국내 면세점 매출은 12조 4512억원이다. 이중 내국인 매출은 2조 4324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19.5%를 차지했다.

동기간 외국인 매출은 10조 1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1% 감소했다.

지난해 11월에만 봐도 국내 면세점 전체 매출은 전년 대비 20.3%, 전월 대비 13.1% 줄어든 1조 1553억원이다. 동기간 내국인 매출은 2340억원으로 전년 대비 57% 늘었으나 외국인 매출은 9213억원으로 29.2% 떨어졌다.

국내 면세점 매출은 12월 매출 예상분까지 고려해도 작년 한 해 매출은 여행 수요가 완전히 끊겼던 2020년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

국내 면세점 매출은 2009년 3조 8000억원에서 2016년 10조원을 돌파했고 코로나 직전인 2019년에는 24조 8586억원까지 늘어나는 등 성장세를 보였다.

그러다 코로나19 발생으로 인해 하늘길이 끊기면서 2020년 15조원대로 떨어졌으며 2021과 2022년에는 각각 17조 8000억원 수준에 머물렀다.

지난해 본격적인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으로 국내외 관광객이 회복 추세로 접어들었음에도 면세점 매출은 코로나 기간보다 못한 것이다.

업계는 중국 보따리상(따이공)이 줄고 중국인 단체관광객 유입이 늦어지면서 실적이 부진하다고 보고 있다.

따이공 감소로 인해 외국인 1인당 면세 소비 금액도 줄었다. 외국인 1인당 면세 소비 금액은 2019년 100만원선에서 2021년 2555만원, 2022년 1000만원으로 커졌다가 지난해 11월 기준 143만원선으로 낮아졌다.

이에 국내 면세점들은 송객수수료(따이공이나 단체 관광객을 유치한 여행사·가이드 등에 지급하는 알선 수수료) 정상화를 위해 지난해 1분기부터 이들에게 지급하는 수수료율을 낮췄다.

다만 좀처럼 기대한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돌아오지 않음과 동시에 여행 트렌드도 단체관광에서 개별 관광 중심으로 바뀌면서 국내 면세점들은 전략을 바꿔 내국인을 중심으로 수요 공략에 나서고 있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이 발표한 ‘중국 유커 유입과 중소·소상공인 대응 전략’ 보고서에도 코로나19 이후 중국인 관광객은 개별여행을 선호하고 체험적 소비를 중시한다고 나올 만큼 트렌드가 변화된 것이다.

롯데면세점은 올해 초 구매 금액에 따라 마일리지를 적립하고 적립한 마일리지 단계에 따라 사은품을 증정하는 제도인 ‘LDF 마일리지’를 선보였다. 아울러 면세점 쇼룸 ‘LDF 하우스’에서 오는 31일까지 브랜드 쇼룸 및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는 등 MZ세대를 잡기 위한 노력에 한창이다.

신라면세점은 지난달 내국인 대상으로 가입이 자유로운 유료멤버십 ‘신라 앤 베이직’을 선보였다. 신세계면세점은 올해 내국인 고객 혜택 강화, 차별화 브랜드 유치, 명동점에 경험 콘텐츠 강화 등을 중점 추진할 계획이며 ‘신세계유니버스클럽’ 등 혜택도 강화할 예정이다.

한편 롯데와 신라, 신세계, 현대 등 4개 업체는 오는 15일 마감되는 김포국제공항 출국장 면세점 주류·담배 부문 신규 사업자 선정 입찰에도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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