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50개국 4200업체 참석
관람객 13만명, 전년비 10%↑
산업·일상 전분야에 AI 적용돼
칩제조사 주도하는 AI시대 오나

9일(현지시간)에서 12일까지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4’에서 SK그룹 통합 부스 ‘SK WONDERLAND’ 입구에 대규모 관람객들이 몰려 있다. (제공: SK그룹) ⓒ천지일보 2024.01.12.
9일(현지시간)에서 12일까지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4’에서 SK그룹 통합 부스 ‘SK WONDERLAND’ 입구에 대규모 관람객들이 몰려 있다. (제공: SK그룹) ⓒ천지일보 2024.01.12.

[천지일보=이우혁 기자] 지난 9일부터 12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진행된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가 막을 내렸다. 올해 CES는 지난해와 달리 생성형 AI(인공지능) 기술이 곳곳에 스며 든 ‘온디바이스AI’ 시대를 예고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는 평가다.

13일 CES 2024는 코로나19 이후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졌다. 올해 참가기업은 150여개국4200여개다. 관람객은 13만명 이상으로 전년보다 10%가량 늘어났다.

행사장에선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등 미국의 글로벌 기업들이 생성형AI 신기술을 선보였다. 한국도 삼성·현대차·SK·LG·HD현대 등 대기업과 중소기업, 스타트업 등 600여개 기업이 참가했다.

삼성전자는 최대 규모의 전시관을 꾸렸다. 행사 기간 중 삼성전자 부스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 재계 총수는 물론, 지드래곤과 같은 연예인도 방문했다. LG전자도 ‘전장(자동차 전기 장치)’ 등 분야에서 신 제품을 선보였다. SK그룹은 전시관을 탄소감축과 AI 기술 등 놀이공원 콘셉트로 꾸몄다.

9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이 HD현대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2024.1.10. (출처: 연합뉴스)
9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이 HD현대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2024.1.10. (출처: 연합뉴스)

이번 CES 2024의 핵심은 ‘산업과 생활 전 분야에 적용된 AI기술’이다. AI는‘알파고’가 바둑 대국에서 이세돌 9단을 이긴 후 이듬해인 지난 2017년 CES에 첫 등장했다. 이후 생성형AI 챗GPT가 전세계를 휩쓸었고, CES 2024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AI 기술을 적용한 제품들이 눈길을 끌었다. AI가 모든 분야에 적용되고 고도화하고 모든 기기에 적용되면서 ‘온디바이스 AI’ 시대를 예고했다는 평가다.

AI는 이미 많은 분야에 적용돼 왔다. 자동차와 가전은 물론, 뷰티와 소매 산업 등 일상도 예외는 아니다.

AI가 TV에 적용되면 화질을 선명하게 해준다. 저화질 콘텐츠를 8K로 바꿔주는 식이다. 스포츠 경기를 괄람할 때는 종목에 따라 공이나 선수의 움직임을 부드럽게 보정해준다. 흐릿한 사물과 배경도 스스로 분별해 선명하게 보여준다.

냉장고에 적용되면 식재료 입출고 시 인식해 푸드 리스트를 자동으로 만들어 주기도 한다. 세탁기에 사용된 AI는 맞춤 세탁과 건조 기능을 지원한다.

자동차에도 고도화한 AI와 챗봇이 탑재되고 있다. 운전자는 이제 목적지를 일일이 설정하지 않아도 된다. AI챗봇이 운전자와 대화해 행선지와 경로를 설정하고 운전도 해준다.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부회장)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 개막 하루 전날인 8일(현지시간) 열린 삼성전자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1.9. (제공: 연합뉴스)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부회장)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 개막 하루 전날인 8일(현지시간) 열린 삼성전자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1.9. (제공: 연합뉴스)

개인 맞춤 피부 관리법을 알려주는 AI 뷰티 앱도 등장했다. 프랑스 기업 로레알은 앱을 통해 개인별 피부에 맞춘 솔루션을 제공하는 ‘뷰티 지니어스’를 공개했다.

월마트는 쇼핑에 챗봇을 도입해 이용자의 특성에 따른 제품을 추천해주는 기술을 공개했다. ‘야구 관람 준비물’을 검색하면 맥주와 치킨, 90인치 TV 등을 추천해주는 식이다.

전문가들은 CES 2024와 관련해 “날로 진화하는 AI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자리였다”고 평가했다. 특히 모든 전자기기에 AI가 적용되면서 향후 ‘온디바이스AI’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기존에는 인터넷이 연결 돼 있고, 특정 사이트나 앱을 설치해야만 AI를 사용할 수 있었다. 반면 온디바이스AI는 인터넷 없기 기기 자체에서 AI를 사용할 수 있다. 제품에 사용되는 AI칩 기술이 고도화하면서 작고 가벼워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온디바이스 AI는 칩 제조사들이 주도하고 있다.

크리스티아누 아몬 퀄컴 CEO는 “AI가 클라우드에서 학습할 필요 없이 개개인이 매일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서로 문자를 보내는 등의 모든 것이 AI의 쿼리(질문)가 될 수 있다”며 “AI가 기기를 사용하는 방식에도 변화를 가져오고 컴퓨팅 플랫폼도 바꾸고 있다”고 설명했다.

팻 겔싱어 인텔 CEO(왼쪽)가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 기조연설에서 미래 AI의 역할에 대해 대담하고 있다. 2024.1.10. (출처: 연합뉴스)
팻 겔싱어 인텔 CEO(왼쪽)가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 기조연설에서 미래 AI의 역할에 대해 대담하고 있다. 2024.1.10. (출처: 연합뉴스)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와 AMD도 이번 CES 기간에 AI 칩을 선보였고, 삼성전자도 생성AI와 온디바이스AI 시장을 겨냥한 D램 라인업을 선보였다. 인텔은 지난해 12월 ‘AI에브리웨어’ 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하며 온디바이스의 대표적인 AI PC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AI PC란 클라우드가 아닌 기기에서 직접 대규모 언어 모델(LLM)과 앱을 실행할 수 있는 첨단 칩이 탑재된 컴퓨터를 말한다.

미 반도체 기업 인텔의 팻 겔싱어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9일 기조연설에서 “앞으로 클라우드를 이용하지 않고, AI PC를 통해 내 컴퓨터에서 모든 것을 할 수 있게 될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CES 2024에 참가한 스타트업 10곳 중 3곳은 한국 기업이었다. 한국정보통신기술산업협회(KICTA)에 따르면 이달 초 기준 CES 2024에서 부스를 운영한 한국 기업은 772곳(잠정)이다. 개최국 미국(1148곳)과 중국(1104곳)에 이어 3위다. 국내 참가기업 중 512곳(66%)은 스타트업이다. 지난해(273곳)보다 두배 가까이 늘었다. CES에 참가한 전체 스타트업체 중 K-스타트업 비중은 약 34∼36%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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