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부군당역사공원에서 유관순 열사의 넋을 기리는 추모비 제막식이 진행되자 성장현 용산구청장(추모비 왼쪽)을 비롯한 주요 참석자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유관순 열사의 넋을 기리는 추모비가 서울 용산구 이태원 부군당역사공원에 세워진 가운데 지난 23일 제막식과 추모제가 열렸다.

유관순 열사는 1919년 3월 1일 일제 탄압으로부터 민족 저항 운동의 시작을 알렸던 3.1 독립만세 운동과 4.1 아우네 독립만세 운동을 주도하다 체포돼 5년형을 선고받은 뒤 1920년 3월 1일 서대문형무소에서 옥중 만세시위를 주도하다 모진 고문을 당해 9월 28일 옥사했다.

유관순열사 추모비 건립 추진위원회(위원장 이종래)에 따르면 유관순 열사가 옥사한 후 일제는 시신을 돌려주지 않고 보름간 방치했다. 유 열사의 부모와 가족 대부분은 아우내장터에서 다 순국했기 때문에 이화학당 학생과 선생들이 거칠게 항의함으로써 옥사 15일후에야 돌려받았다. 그리고 10월 14일 정동교회에서 장례식이 거행된 뒤 이태원 공동묘지에 안장됐다.

그러나 일제가 1936년 이태원 공동묘지 자리에 군용기지 조성 목적으로 미아리 공동묘지로 묘를 이장하는 과정에서 유해를 분실하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용산구는 지난해 12월 23일 추모비 건립을 위해 추진위원회를 구성했고, 성장현 구청장은 추모비 제작과 추모제 개최 등의 예산으로 약 4000만원의 예산을 통과시켰다. 13명의 구의원 모두 만장일치로 통과했을 정도로 구의 절실한 사업이었다.

당시 이태원 공동묘지 자리는 현재 이태원 이슬람사원 인근의 사유지라 구는 유관순 열사 추모비가 옛 묘를 바라볼 수 있는 장소로 물색한 결과 이태원부군당역사공원을 선택하게 된 것이다.

이날 추모비 제막식과 추모제에는 성장현 용산구청장, 진영 국회의원, 박길준 용산구의회 의장, 오유방 전 국회의원, 이종래 위원장, 박미화 세계평화여성연합 용산회장, 유족대표 유장부씨, 유관순 열사의 조카 며느리 김정애씨 등 시민 200여명이 참석했다.

추모 행사로는 헌시낭독, 헌무공연(살풀이), 추모합창이 이어졌고, 뒤이어 시민들과 한마음으로 만세삼창이 진행됐다.

행사에 참석한 강성길(용산구 보관동)씨는 “유관순 열사의 시신이 유실된 후 95년 만에 추모비가 세워져 감회가 새롭다”는 기쁜 심정을 밝혔다. 이어 “유 열사뿐 아니라 대한독립을 위해 애쓴 분들이 많다. 이런 분들이 후세에 영원히 기억되기를 바라며, 다만 남북이 갈라져 아직도 통일을 이루지 못해 죄송스럽다”고 안타까워했다.

박미화 세계평화여성연합 용산회장은 “이제라도 용산구 시민의 뜻을 받들어 유관순 열사의 추모비를 세워줘 감사드린다. 조국독립을 위해 꽃다운 청춘을 바쳤던 유 열사의 민족정신과 애국심을 본받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후손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 23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부군당역사공원에서 유관순 열사의 넋을 기리는 추모비 제막식이 열린 가운데 제막을 준비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