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1분기 ‘경기전망지수’ 조사
백화점, VIP 집중 관리 등으로 ‘최고’
유통업체 53% “비용 절감, 올해 전략”

대한상의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 추이. (제공: 대한상공회의소)
대한상의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 추이. (제공: 대한상공회의소)

[천지일보=황해연 기자] 고물가·고금리가 지속되면서 소매유통업체들이 느끼는 체감경기가 위축되는 가운데 1분기 경기 전망도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가 소매유통업체 500개사를 대상으로 1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망치는 79다.

RBSI는 유통기업의 경기 판단과 전망을 조사해 지수화한 것으로 기업의 체감경기를 나타낸다. 100 이상이면 ‘다음 분기의 소매유통업 경기를 지난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

모든 업테가 기준치(100)를 하회한 가운데 백화점(88→99)로 기준치에 근접했으며 슈퍼마켓(67→77)은 전 분기 대비 소폭 상승했다. 편의점(80→65)과 대형마트(88→85), 온라인쇼핑(86→78)은 부정적 전망이 늘었다.

세부 업태별로는 백화점의 경우 프리미엄 상품 강화 등을 통해 불황기에도 부침이 적고 매출 기여가 높은 VIP에 대한 집중적인 관리 강화가 성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팝업스토어 등으로 MZ세대 유입이 확대됨과 동시에 외국인 관광객 매출이 늘어나는 점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기업형슈퍼마켓(SSM)은 고물가와 1~2인 가구 증가에 따른 소량 구매와 근거리 소비가 확산되고 당일배송 서비스 강화로 매출 회복세가 본격화되는 점이 기대감을 키운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개인슈퍼는 다양한 지원 정책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편의점은 날씨가 온화해져 식음료와 주류 등 매출이 증가하는 2~3분기와 달리 실적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1분기 전망치가 낮았다. 아울러 점포 수 증가로 시장 규모는 커졌으나 경쟁 심화로 인해 점포당 매출 성장이 정체되는 점도 부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산업통상자원부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월평균 전체 매출성장률은 전년 동월 대비 8.2%였으나 점포당 월평균 매출 신장세는 1.0%에 그쳤다.

대형마트는 계속된 고물가 상황과 비대면 소비 증가로 입지가 좁아지는 것이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대한상의는 설명했다. 물가가 오른 탓에 집밥 수요가 꾸준히 늘고 신선식품과 매장 리뉴얼 강화에 따른 집객 효과와 슈퍼마켓과의 통합 소싱 효과가 기대감 하락을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은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예전만큼 두 자릿수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대한상의는 초저가를 무기로 국내 진출을 확대하는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들의 영향력 확대가 업계의 위기감을 높이고 체감경기를 위축시키는 요인이라고 꼽았다.

소매업태별 전망치. (제공: 대한상공회의소)
소매업태별 전망치. (제공: 대한상공회의소)

대한상의는 “높아진 물가에다 고금리 지속으로 가계부채 부담이 가중되는 가운데 고금리 여파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주식·주택 등 자산가치의 불확실성으로 확산되면서 소비 시장 회복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추진 경영전략으로는 비용 절감(52.8%), 온라인 채널 강화(29.8%), 오프라인 채널 강화(19.6%), 차별화 상품 개발(18.2%) 등을 차례로 들었다.

경영애로 사항으로는 비용 상승(36.4%), 고물가 지속(21.4%), 시장 경쟁 심화(14.2%), 고금리 지속(10.2%)을 차례로 꼽았다.

김민석 대한상의 유통물류정책팀장은“올해도 고금리·고물가 상황이 계속되는 가운데 유통시장을 둘러싼 대내외 불확실성이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며 “소비 시장이 회복될 때까지 기다리기보다는 디지털 전환과 저성장기에 맞는 채널·상품·물류 전략 마련을 통한 능동적 대응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