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사업장 22곳 2만여 가구
집단대응 위해 ‘대표’ 뽑기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한 가운데 28일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태영건설 본사 모습. ⓒ천지일보 2024.01.07.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한 가운데 28일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태영건설 본사 모습. ⓒ천지일보 2024.01.07.

[천지일보=이우혁 기자] 태영건설이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 조정)’을 신청하면서 분양 주택 계약자들의 불안이 커지는 양상이다. 일부는 집단 대응을 위한 창구를 만들었고 위임장을 모으고 있다.

태영건설은 계열사 매각, 지분 담보 제공 등 자구안 마련에 나섰지만, 금융당국은 실효성이 없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에 워크아웃 개시될 지 여부도 확실하지 않다.

7일 건설업계와 국토부에 따르면 ‘데시앙’을 분양받은 입주예정자들은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 이후 불안해 하고 있다. 데시앙은 태영건설의 아파트 브랜드다. 태영건설이 공사 중인 주택사업장 중 분양계약자가 있는 사업장은 전국 22곳, 1만 9869가구다.

데시앙 계약자들이 모인 SNS에는 “태영건설 괜찮은 건가” “입주 예정 기간에 입주가 가능할지, 입주 후에 하자 보수에 차질이 생기지 않을지 염려스럽다” 등 반응이 오르내리고 있다.

일부 단지에선 집단 대응을 위한 소통 창구를 만드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강원도 고성 ‘아야진 라메르 데시앙(현재 공정률 16% 수준)’ 계약자들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입주자 대표 위임장을 받고 있다. 아직 입주예정자협의회가 구성되지 않았지만 시공사와 협의를 하기 위해 대표자를 뽑는 것이다. 작성자는 “가만히 앉아서 기다릴 수 없는 노릇”이라며 “입주예정자들도 한뜻으로 힘을 합쳐서 난관을 극복해야 한다”고 밝혔다.

경기도 다산에 있는 한 오피스텔 단지와 관련해서도 계약자들은 입주예정자 협의회 구성을 위해 오픈채팅방을 여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현재 태영건설은 계약자들을 안심시키는 데 총력을 다하고 있다. 태영건설은 홈페이지에 ‘워크아웃 신청에 따른 안내문’을 공지했다. 태영건설은 안내문을 통해 “공사, 입주, A/S 전 과정에 걸쳐 최선을 다해 차질 없는 사업진행과 공사수행으로 불편 없이 입주를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태영건설이 시공 중인 현장은 주택도시보증공사로부터 분양보증을 받아 워크아웃이 진행돼도 시공과 입주뿐 아니라 분양보증 효력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에 들어가더라도 아파트 공사에는 큰 차질이 없고, 계약자들도 원할 때 분양대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특히 태영건설 22개 사업장 중 14곳은 HUG 분양보증에 가입돼 있다. 나머지 8곳도 태영건설이나 다른 시공사로 교체해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

한편 금융당국에 따르면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개시 여부는 오는 11일 결정된다.

앞서 태영건설은 지난 3일 산업은행에서 열린 채권단 설명회를 통해 자구안을 발표했다.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지원, 계열사 에코비트와 레저·골프장 부문 블루원 매각 등이다.

다만 금융당국의 반응은 싸늘하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자기 뼈가 아니라 남의 뼈를 깎는 방안”이라며 날을 세웠다. 아울러 워크아웃 개시 여부도 현재로선 불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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