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부터 13일째 시위 진행
미등록 유권자 동원 등 주장

(출처: 로이터, 연합뉴스) 30일(현지시간) 세르비아 수도 베오그라드 중심부에서 부정선거 의혹을 규탄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리고 있다.
(출처: 로이터, 연합뉴스) 30일(현지시간) 세르비아 수도 베오그라드 중심부에서 부정선거 의혹을 규탄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리고 있다.

[천지일보=방은 기자] 세르비아 수도 베오그라드 중심부의 한 광장에서 30일(현지시간) 총선과 지방선거 결과 무효화를 요구하는 최대 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수천명의 시위대가 세르비아 국기를 흔들며 ‘우리는 받아들이지 않는다’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부정선거 의혹을 규탄했다. 지난 18일 이후 13일째 진행된 이날 시위는 이번 부정선거 규탄 시위 중 최대 규모다.

시위대는 2012년부터 집권 중인 알렉산다르 부치치 대통령과 그가 이끄는 우파 여당 세르비아혁신당(SNS)이 지난 17일 치러진 총선과 지방선거에서 투표를 조작했다고 비난했다.

시위대는 이날 선거 이튿날부터 단식투쟁을 벌이고 있는 제1야당 세르비아 반폭력연맹의 대표인 마리니카 테픽을 응원했다. 동료 두 명의 도움을 받아 무대에 오른 테픽 대표는 베오그라드의 랜드마크인 모스크바 호텔 앞에 모인 시위대에게 “이번 선거는 무효”라고 강조했다. 테픽 대표는 건강이 위태로워 집회 참석 후 병원에 입원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설이 끝난 후 참가자들은 선거관리위원회 본부에서 선거 관련 항의에 대한 최종 판결을 내릴 세르비아 헌법재판소를 향해 행진했다. 이날 시위를 주최한 세르비아 민주화 운동 단체는 부정선거 의혹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6개월 이내에 재선거를 실시할 것을 촉구했다.

베오그라드 출신의 시위자 라지코 디미트리예비치는 AP 통신에 “굴욕감과 인민의 의지를 조작하는 것”을 느꼈기 때문에 집회에 나왔다고 말했다.

세르비아는 지난 17일 총선과 지방선거를 동시에 실시했다. 부치치 대통령은 경제난과 지난 5월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 등으로 지지율이 급락했었다.

개표 결과 부치치 대통령이 이끄는 집권 세르비아혁신당(SNS)은 총선에서 46.72%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제1야당 세르비아 반폭력연맹은 23.56%의 득표율로 2위를 차지했다. 세르비아 사회당은 6.56%로 3위를 차지했다.

야권에서는 집권당이 주변 국가 등에서 미등록 유권자를 불법적으로 투표에 참여시키거나 표 매수, 서명 위조 등의 부정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지방선거감시단도 일련의 불법행위가 있었다고 증언했다. 논란이 커지자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전체 8300곳이 넘는 투표소 가운데 35개 투표소에 대해 이날 재선거를 실시했다. 내년 1월 2일에는 나머지 8개 투표소에서 재선거가 이뤄진다. 제1야당 세르비아 반폭력연맹은 여당의 광범위한 투표 사기 행위를 비난했지만, 세르비아 당국은 이를 근거 없는 주장이라며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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