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엔터 등 인기 고공행진
세계유산에도 꾸준히 등재돼
추위 이기고 영화계는 봄바람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지난 10월 진행된 광화문 월대 및 현판 복원 기념식 ⓒ천지일보 DB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지난 10월 진행된 광화문 월대 및 현판 복원 기념식 ⓒ천지일보 DB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2023년은 역동적이고 다채로운 순간들로 가득찬 해였다. 한류 열풍과 함께 예술과 엔터테인먼트 분야는 세계로 뻗어나갔고, 우리 고유 문화유산도 세계인을 매료시켰다. 문화·음악·영화 등 각 분야에서 흥행을 이어 나가면서 우리 일상에 색다른 즐거움도 선사했다. 새로움과 창의성이 넘치는 한 해를 마무리하며, 올 한해 감동을 선사했던 문화계 이슈를 모아봤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지난 10월 진행된 광화문 월대 및 현판 복원 기념식에서 월대 ⓒ천지일보DB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지난 10월 진행된 광화문 월대 및 현판 복원 기념식에서 월대 ⓒ천지일보DB

◆광화문 월대 복원, 새 현판 공개

일제강점기 철로에 묻혀 있던 ‘왕의 길’이 100여년만에 제자리를 찾았다. 지난 10월 문화재청은 경복궁 광화문 앞 광장에서 ‘광화문 월대 및 현판 복원’ 행사를 통해 옛 모습의 광화문을 시민에게 공개했다.

‘월대’는 궁궐 정전과 같이 주요 건물에 설치된 넓은 대(臺)로, 월견대(月見臺) 즉 ‘달을 바라보는 대’라는 말에서 유래된 것으로 전해진다. 월대는 경복궁을 비롯한 5대궁과 왕릉의 정자각 등 주요 건물에 설치됐다. 건물의 위엄을 높이거나 국가적으로 중요한 행사가 있을 때 왕과 백성이 소통하는 장소로 쓰였다. 광화문 월대는 1920년대 일제강점기 전차 철로 설치로 인해 훼손됐다. 문화재청은 2006년부터 ‘광화문 제 모습 찾기’의 일환으로 복원공사를 시작해 왔다. 복원된 월대는 육조거리 방향으로 쭉 뻗어있어 경복궁의 위용을 드러냈다. 해태상도 월대 전면부로 자리를 옮겼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지난 10월 공개된 새로운 광화문 현판 ⓒ천지일보DB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지난 10월 공개된 새로운 광화문 현판 ⓒ천지일보DB

광화문 현판도 새롭게 교체됐다. 2010년 제작된 기존 현판이 흰색 바탕에 검은색 글자였다면, 새 현판은 검정 바탕에 동판을 도금한 금빛 글자로 한자를 적었다. 글자는 경복궁 중건 당시 훈련대장이자 영건도감 제조(조선시대 궁 등의 건축 공사를 관장하던 임시 관서의 직책)를 겸한 임태영이 한자로 쓴 것을 그대로 따랐다.

경남 합천 옥전 고분군 (출처: 문화재청) ⓒ천지일보 2023.12.27.
경남 합천 옥전 고분군 (출처: 문화재청) ⓒ천지일보 2023.12.27.

◆다양한 문화유산 세계유산 등재

올해는 우리 고유의 역사·상징성을 자랑하는 문화유산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여럿 등재됐다. 지난 5월 ‘4.19혁명 기록물’과 ‘동학농민혁명기록물’이 세계기록유산에 최종 등재됐다. ‘4.19혁명 기록물’은 1960년대 봄 대한민국에서 발발한 학생 주도의 민주화 운동에 대한 1019점의 기록물이다. 1960년대 세계 학생운동에 영향을 미친 기록유산으로서 세계사적 중요성을 인정받았다. ‘동학농민혁명기록물’은 1894~1895년 조선에서 발발한 동학농민혁명과 관련된 185점의 기록물이다. 조선 백성들이 주체가 돼 자유, 평등, 인권의 보편적 가치를 지향하기 위해 노력했던 세계사적 중요성을 인정받았다.

7월에는 고령군 지산동 고분군을 포함한 ‘가야고분군’이 유네스코 세계유산목록에 최종 등재됐다. 가야고분군은 7개 고분군으로 구성된 연속유산이다. 지산동 고분군(고령), 대성동 고분군(김해), 말이산 고분군(함안), 옥전 고분군(합천), 송학동 고분군(고성),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남원),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창녕)이 포함돼 있다. 가야는 1~6세기에 한반도 남부에 존재했던 고대정치체로, 가야고분군은 가야가 실재했음을 증명하는 독보적 증거이다.아울러 문화재청은 내년에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대표 목록에 ‘한국 장 담그기 문화’ 등재를 추진할 예정이다.

웹툰 ‘이태원 클라쓰’ (출처: 카카오페이지 캡처) ⓒ천지일보 2023.12.27.
웹툰 ‘이태원 클라쓰’ (출처: 카카오페이지 캡처) ⓒ천지일보 2023.12.27.

◆세계로 뻗어나가는 ‘K-웹툰’ ‘K-아트’

‘K-팝’ 등 한류 열풍에 힘입어 ‘K-웹툰’과 ‘K-아트’가 글로벌 시장에서 위상을 높이고 있다. 모바일 데이터 분석업체 센서타워의 ‘2023년 전 세계 만화 앱 시장 인사이트’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10월 글로벌 도서·만화 인앱(In-app) 구매 수익은 작년 대비 8% 상승한 24억 달러(약 3조 1600억원)로 나타났다.

특히 일본과 프랑스에 진출한 카카오 자회사인 ‘픽코마’는 6억 달러(약 7800억원)로 수익 1위를 차지했다. 네이버 관계사인 라인의 ‘라인망가’가 4억 달러(약 5200억원), ‘네이버웹툰’ 2억 달러(약 2600억원), ‘카카오페이지’ 1억 달러(약 1300억원) 등의 성과를 냈다. 한국의 상위 4개 앱만으로 10개월 동안 13억 달러(약 1조 7천억원)를 거둬들였다.

미국 주요 미술관 곳곳에서는 한국의 예술작품이 공개됐다. 미국 샌디에이고미술관의 ‘생의 찬미’ 전시에서는 19세기 초~20세기 초의 전통회화 작품이 공개됐다. 미국 구겐하임미술관에서는 ‘한국 실험미술’이라는 주제로 격동의 시대인 1960~1970년대 속에서 새로운 전환점을 만들어간 작가들의 작품이 공개됐다.

찰스 3세 국왕에게 대영제국훈장 받는 블랙핑크 (출처: 연합뉴스)
찰스 3세 국왕에게 대영제국훈장 받는 블랙핑크 (출처: 연합뉴스)

◆‘대영제국훈장’ 블랙핑크 수여

K팝 걸그룹 블랙핑크가 영국 찰스 3세 국왕으로부터 ‘대영제국훈장(MBE)’을 받았다. 지난달 22일 영국 런던 버킹엄궁에서 열린 ‘문화 예술인 격려 행사’에서 블랙핑크 멤버 로제·수지·제니·리사는 각각 대영제국훈장을 받았다.

블랙핑크는 2021년 영국이 의장국을 맡은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 홍보대사로 활약했으며, 기후변화 대응 필요성에 대한 세계 시민의 인식을 높인 공로를 인정받아 이번에 훈장을 받았다.

대영제국훈장은 영국 사회에 의미 있는 기여를 하거나 정치·경제·문화예술·과학·스포츠 등 분야에서 뛰어난 성과를 낸 인물에게 수여된다. 훈장은 5등급으로 구분되며, MBE는 가장 낮은 등급이다. 앞서 영국 출신 뮤지션인 비틀스(1965년)와 아델(2013년) 등도 5등급 훈장을 받았다. 이날 버킹엄궁 밖 근위병 교대식 때는 군악대가 블랙핑크의 ‘뚜두뚜두’를 연주했다. 왕실은 소셜미디어(SNS)에 군악대가 ‘뚜두뚜두’를 연주하는 영상을 올리며 ‘수요일엔 우린 블랙핑크를 연주해’라는 글을 달았다.

영화 ‘서울의 봄’ 포스터 (출처: 해당 포스터 캡처) ⓒ천지일보 2023.12.27.
영화 ‘서울의 봄’ 포스터 (출처: 해당 포스터 캡처) ⓒ천지일보 2023.12.27.

◆천만고지 관객 돌파한 ‘서울의 봄’

마침내 천만 돌파다. 12.12 군사반란을 다룬 영화 ‘서울의 봄’이 천만 고지에 올랐다. 개봉 33일 만이다. 지난 5월 국내 개봉작인 ‘범죄도시3’에 이어 두 번째 천만 영화로, 무서운 흥행 기세를 타고 극장가에 봄이 왔다는 평가다. 역대 개봉작으로는 31번째 천만 영화다. 한국 영화로는 22번째다.

영화 ‘서울의 봄’ 스틸컷 (출처: 해당 영화 스틸컷 캡처) ⓒ천지일보 2023.12.27.
영화 ‘서울의 봄’ 스틸컷 (출처: 해당 영화 스틸컷 캡처) ⓒ천지일보 2023.12.27.

‘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 12일 전두환 당시 보안사령관이 이끄는 군내 사조직 하나회가 무력을 동원해 불법적으로 군 지휘권을 장악한 사건을 영화적 상상력으로 재구성한 작품이다. 영화는 개봉 때부터 긴장감 넘치는 연출과 황정민, 정우성, 이성민, 박해준 등을 포함 조, 단역까지 완벽한 앙상블을 보이며 남다른 인기를 자아냈다.

선악의 대결 구도 아래 12.12 군사반란의 긴박감을 잘 살려낸 영화는 중장년층은 물론 2030세대에게도 큰 인기를 얻었다. CGV에 따르면 ‘서울의 봄’ 관객 중 26%는 20대, 30%는 30대로 집계됐다. 40~50대는 40%였다. 관객의 절반 이상이 2030세대인 셈이다.

특히 ‘서울의 봄’은 코믹하고 가벼운 영화들이 주로 성공한 흥행 공식을 깼다는 점과 정치·사회적으로도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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