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A 서면질의에 폴란드 외무부 답변

K9자주포 308문‧K2전차 820대 등 계약 남아

(창원=연합뉴스) 지난해 10월 19일 오전 경남 창원시 성산구 한화디펜스에서 열린 'K9 자주포 폴란드 수출 출고식'에서 K9 자주포 등 한화디펜스 장비 퍼레이드가 진행되고 있다. 2022.10.19
(창원=연합뉴스) 지난해 10월 19일 오전 경남 창원시 성산구 한화디펜스에서 열린 'K9 자주포 폴란드 수출 출고식'에서 K9 자주포 등 한화디펜스 장비 퍼레이드가 진행되고 있다. 2022.10.19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지난해 폴란드에서 ‘수주 잭폿’을 터뜨린 K-방산이 올해는 폴란드 정권교체 여파로 촉각을 세우고 있다.

폴란드 새 정부가 전임 정부의 일부 무기 계약을 재검토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방산업계에서는 전면 무효화 가능성은 낮게 보면서도 혹시 모를 변수에 대응하고자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폴란드, 기존계약 조정 가능성 제기

폴란드 외무부 대변인은 24일(현지시간) ‘전임 폴란드 정부가 한국과 맺은 다양한 국방 협력과 방산 계약을 새 정부에서도 계속 유지할 것이냐’는 미국의소리(VOA) 방송의 서면 질의에 “새 정부는 현재의 안보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일부 계약의 범위를 재검토할 수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기존 계약의 조정 가능성을 제기한 셈이다. 대변인은 계약 재검토를 수반할 군 현대화 작업이 필요한 이유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고조된 역내 안보 위기를 들었다. 러시아가 폴란드와 동쪽 국경을 맞댄 주권 국가 우크라이나에 대해 노골적인 침략을 가하는 상황에서 안보는 중요한 문제라는 지적이다.

그러면서도 “한국은 폴란드의 전략적 동반자”라며 국방 분야 협력을 바탕으로 향후 한국과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더욱 확대·강화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또 “한국은 폴란드의 전략적 동반자”라면서 “초당적인 양국 협력이 새로운 (폴란드) 정부 아래에서도 계속될 것을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폴란드는 지난해부터 한국산 무기 도입을 크게 늘리면서 한국과의 국방 분야 협력을 확대해 왔다. 하지만 지난 10월 폴란드 총선이 임박했을 당시 정권교체, 즉 정치적 입장이 다른 새 연립정부가 출범한다면 전임 정부가 한국 등 외국과 맺은 기존 무기 계약을 무효화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제기돼 왔다.

◆정권교체 리스크에 방산업체 긴장

실제로 지난 10월 총선 결과 폴란드의 정권교체가 현실이 되자 11월부터 AP통신 등 외신을 타고 “한국의 무기 수출 계약이 무산될 우려가 있다”는 보도가 잇따라 나오면서 국내 방산업계는 바짝 긴장했다.

국내 방산업계에 따르면 폴란드와 맺은 기본계약에 따라 남은 잔여 계약 물량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 308문 잔여 물량과 현대로템[064350]의 K-2 전차 820대 2차 계약 물량 등이다.

특히 지난해 1차 계약에서 폴란드와 K-2 전차 180대 수출을 확정한 현대로템은 1차 계약의 4.5배 규모인 820대 계약을 2차 계약 물량으로 남겨 두고 있다.

여전히 대규모 잔여 계약을 남겨 둔 상태라국내 방산업계가 폴란드의 부패 수사와 정책 변화에 주목하며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는 이유다. 두 업체 모두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판단이지만 1차 계약 물량보다 잔여 계약 물량이 많은 탓에 내부적으로는 남은 계약을 원만하게 성사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산업계에서도 폴란드 새 정부의 정치적인 영역이 맞닿아 있는 만큼 계약 파기 등 최악의 상황도 대비해야 한다지만 이미 1차 계약을 진행해 납품이 이뤄진 상황에서 무기체계를 손바닥 뒤집듯 바꾸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판단이다.

한편 올해 K-방산의 수출 계약 체결액은 130억∼140억 달러로, 폴란드와의 대규모 계약이 성사된 지난해 173억 달러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다. K-방산 전체 수출에서 폴란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72%로 절대적이었고, 올해도 32% 수준으로 전체의 3분의 1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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