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홍해 항해 위협에 다국적 안보 ‘번영의 수호자 작전’ 창설
주요 해운사 잇따라 홍해 운행 중단과 희망봉 우회 결정 선언
홍해 상선 공격에 국제유가 상승… 글로벌 공급망 차질 우려

예멘 후티 반군은 지난달 14일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 관련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선언한 이후 이날까지 홍해를 지나는 선박 12척 이상을 공격하거나 위협했다. 사진은 홍해에서 피랍된 화물선 갤럭시 리더 위를 비행하는 후티반군의 군용 헬기 (출처: 로이터통신, 연합뉴스)
예멘 후티 반군은 지난달 14일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 관련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선언한 이후 이날까지 홍해를 지나는 선박 12척 이상을 공격하거나 위협했다. 사진은 홍해에서 피랍된 화물선 갤럭시 리더 위를 비행하는 후티반군의 군용 헬기 (출처: 로이터통신, 연합뉴스)

[천지일보=방은 기자]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지속되는 가운데 하마스를 지원하는 친이란파 예멘 반군 후티가 홍해에서 민간 선박을 잇따라 공격해 수에즈운하로 들어가는 국제 교역로가 마비될 위기에 처하고 있다. 이에 맞서 미국 주도하에 여러 국가가 상업 운송을 보호하기 위해 홍해에서 공동 순찰을 수행하기로 합의했다고 18일(현지시간) AFP,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새로운 다국적 안보 이니셔티브인 ‘번영의 수호자 작전(Operation Prosperity Guardian)’을 설립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여러 국가가 상업 운송을 보호하기 위해 홍해 남부와 아덴만에서 공동 순찰을 수행하는 국제군에 참여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하지만 이들 국가들이 최근 미국 군함이 했던 일, 즉 후티 반군 미사일과 드론을 격추하고 공격을 받고 있는 상선을 보호하기 위해 전쟁을 감수할지 여부는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미 국방장관은 이 작전의 취지가 미국을 비롯해 영국, 바레인, 캐나다, 프랑스, 이탈리아, 네덜란드, 노르웨이, 세이셸, 스페인 등이 참여해 홍해 남부와 아덴만의 안보 문제에 공동으로 대응하자는 데 있다고 밝혔다. 특히 모든 국가의 항해 자유를 보장하고 지역 안보와 번영을 강화하는 것이 작전의 목적이라고 부연했다.

이에 후티 반군은 국적에 관계없이 이스라엘로 향하는 모든 선박을 표적으로 삼겠다고 위협했으며, 국제 해운 회사에 이스라엘 항구와 거래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날 외신에 따르면 예멘 반군 후티는 성명을 통해 “예멘군(반군)은 해상 드론을 이용해 시온주의자(이스라엘) 당국과 관계된 선박 2척에 대한 군사작전을 수행했다”고 말했다.

후티 정치국의 일원인 모하메드 알 부카이티는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단체는 미국이 결성한 어떤 연합군이라도 홍해에 배치한다면 맞서 싸울 수 있을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앞서 지난 16일 후티 반군 대변인 모하메드 압델 살람은 “반군이 홍해와 아라비아해에서 후티 반군의 선박 공격에 대해 오만이 중개한 국제 당사자들과 소통과 토론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가자지구에 대한 공격이 멈추고 포위가 해제될 때까지 이스라엘과 연계된 선박을 계속 공격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미국의 거부권 행사로 지난 8일 이스라엘과 하마스 휴전 결의안 채택이 불발된 바 있다.

후티 반군은 지난달 14일 처음으로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선언한 이후 이날까지 홍해를 지나는 선박 12척 이상을 공격하거나 위협했다.

계속되는 후티의 공격 속에 미국은 홍해를 지나는 선박을 지키기 위한 다국적 함대를 꾸리겠다고 발표했으나, 위협을 느껴온 글로벌 해운사와 에너지 업계는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최단 항로인 홍해-수에즈운하-지중해 루트를 포기하고 있다.

세계 주요 해운사인 MSC, 머스크, 하팍 로이드, CMA CGM, 양밍 마린 트랜스포트, 에버그린은 모두 선원과 선박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예정된 모든 운항을 즉시 우회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이러한 해상 운송업체는 전 세계 무역의 약 60%를 차지한다.

수에즈운하관리청(SCA)의 오사마 라비 청장은 전날 후티 반군의 공격에 노출되지 않기 위해 희망봉으로 우회한 선박이 55척에 달한다고 밝힌 바 있다. 수에즈 운하가 아닌 희망봉을 돌게 되면 6500㎞를 더 항해해야 해 소요 기간이 7∼8일 더 걸리고 운임도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후티 반군이 홍해에서 민간 선박을 공격하면서 글로벌 공급망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자 하향 흐름을 보이던 국제유가는 최근 반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내년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는 배럴당 72.47달러로 전 거래일 종가 대비 1.04달러(1.46%)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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