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세종대로서 총궐기 대회
매서운 한파 속 700여명 집결
“의대 증원에 의료 체계 붕괴”
국민 86% 의협 집단휴업 반대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17일 오후 서울 동화면세점 인근 세종대로에서 대한의사협회 ‘대한민국 의료붕괴 저지를 위한 범의료계대책특별위원회’ 주최로 열린 전국의사총궐기대회에서 범대위 위원장인 이필수 의협 회장 등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천지일보 2023.12.17.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17일 오후 서울 동화면세점 인근 세종대로에서 대한의사협회 ‘대한민국 의료붕괴 저지를 위한 범의료계대책특별위원회’ 주최로 열린 전국의사총궐기대회에서 범대위 위원장인 이필수 의협 회장 등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천지일보 2023.12.17.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대한의사협회(의협)가 17일 서울 도심에서 영하권 한파 속에서도 대규모 집회 열고 “의대 정원 졸속 확대가 의료 체계를 붕괴시킨다”며 정부를 규탄했다.

이들은 정부가 종합적인 계획과 준비 없이 의대 증원을 추진하고 있다며 국민의 건강권을 지키기 위해 잘못된 정책에 저항하고 투쟁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런 가운데 국민 대다수는 의대 증원에 찬성하며 의사들의 집단행동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필수 의협 회장은 이날 오후 광화문 인근 세종대로에서 ‘대한민국 의료 붕괴 저지를 위한 전국의사 총궐기대회’ 대회사를 통해 “비과학적이고 불공정한 일방적 의대 정원 확대 추진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닌 땜질식 처방이라는 게 이 회장의 지적이다.

그는 그간 의료 수가 정상화 등 의협이 앞장서 해결책을 제시해 왔지만, 정부의 미온적 대처로 필수 의료와 인력 부족 등의 상황이 초래됐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객관성이 결여된 비과학적인 수요조사 결과로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는 점을 14만 의협 회원들은 좌시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대한의사협회 ‘대한민국 의료붕괴 저지를 위한 범의료계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이필수 의협 회장이 17일 오후 서울 동화면세점 인근 세종대로에서 열린 전국의사총궐기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12.17.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대한의사협회 ‘대한민국 의료붕괴 저지를 위한 범의료계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이필수 의협 회장이 17일 오후 서울 동화면세점 인근 세종대로에서 열린 전국의사총궐기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12.17.

이날 연대사에 나선 대한의학회 등 산하 단체들도 정부의 정책 방향을 규탄했다.

정지태 대한의학회 회장은 연대사를 통해 “필수 의료인 문제는 인원의 문제가 아니라 배치의 문제이고 신분 보장의 문제임에도 정부와 여당은 이런 개선 체계는 소극적이고 가장 효과가 없으면서도 시간이 걸리는 눈앞의 총선에는 큰 도움이 될 사안을 앞장세워 의료계를 비윤리적으로 자기 이익만 생각하는 집단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 회장은 이어 “정부의 막대한 지원 없는 증원은 결국 파국을 초래할 것”이라며 “먼저 장기적 보건의료 발전 계획을 확립하고 이를 철저히 시행하려는 노력을 국가가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집회에는 의협 산하단체들은 물론 울산, 광주, 인천, 대전, 제주 등 전국 지역 의사회 소속 의사들, 의대생 등 약 700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협은 지난달 정부의 의대 증원 수요조사 결과 발표 이후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를 구성해 정부에 맞서고 있다. 지난달 27일 이필수 의협 회장은 삭발까지 거행하며 강경 대응을 선언했고, 지난 11일부터는 14만 전 회원을 대상으로 한 총파업(진료 거부) 찬반 투표에 들어가 이날 자정까지 이어갈 예정이다.

의협은 이날 마감하는 설문 조사 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총파업’ 찬성이 다수더라도 바로 총파업에는 돌입하지 않은 채 향후 정부와의 협상에서 ‘의사들의 총의’를 지렛대로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17일 오전 서울 국회 앞에서 보건의료노조 관계자들이 의사 집단 진료거부 관련 여론 조사 및 인력 실태조사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17일 오전 서울 국회 앞에서 보건의료노조 관계자들이 의사 집단 진료거부 관련 여론 조사 및 인력 실태조사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앞서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은 이날 오전 국회 앞 농성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 10명 중 9명은 의대 정원 확대에 찬성한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보건의료노조가 지난 12일 전국 성인 남녀 101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화설문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9.3%가 의대 정원 확대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원 규모에 대해서는 1000명 이상 늘려야 한다는 응답이 47.4%로 가장 많았고, 100명에서 1000명 사이는 32.7%, 2000명 이상은 28.7%로 뒤를 이었다.

또 응답자의 85.6%는 ‘의협이 진료 거부 또는 집단휴업에 나서는 것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했고, 71.9%는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대하는 의협의 입장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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