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홍보영 기자] 성적표를 받아 보니 역시 어려운 수능이었다. 낙담할 시간도 없이 내달 3일부터 있을 정시 모집을 준비해야 한다. 정시에서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정시모집요강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첫 번째다. 2024학년도 정시를 대비해 서울 소재 건국대·경희대·고려대 등 3개 대학의 특징을 정리했다.

건국대 2024학년도 정시 특징. (제공: 진학사) ⓒ천지일보 2023.12.15.
건국대 2024학년도 정시 특징. (제공: 진학사) ⓒ천지일보 2023.12.15.

◆건국대

2024학년도 건국대 정시 선발인원은 1321명으로 전년 대비 40명 감소했다. 인원 변화가 있는 모집단위 대부분에서 1~2명 감소를 보인 가운데 예체능 계열인 영상학과에서만 10명이 줄었고, 인문/자연계열에서는 경영학과에서 5명이 감소해 인원 변화가 가장 크다. 일부 모집단위에서 모집군 변화가 있었던 전년도와 달리, 올해는 모집군을 동일하게 유지했다.

수능 반영방법에 변경이 있다. 전년도까지 한국사를 5% 반영했으나 올해부터는 반영비율에서 제외하고 등급에 따라 감점 처리하는 것으로 변경했다. 영어 반영비율도 조정해 인문/자연계열에서 기존 15%였던 영어 비중을 10%로 낮췄다. 한국사와 영어에서 줄어든 반영비율은 국어 또는 수학에 더해져, 이들 두 영역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그 중 문과대학 위주로 선발하는 인문Ⅰ 모집단위의 경우 10%p가 국어 영역에만 더해지면서 국어 반영비율이 40%까지 올라갔다.

모집군 특성 상 다군의 경우 경쟁률이 높은 편인데, 그만큼 충원율도 높은 편이다. 2023학년도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는 9명 모집에 355명이 지원해 39.44:1의 경쟁률을 보였고, 충원율은 1822.2%에 달했다. 다군 자연계열 모집단위들도 20:1에 가까운 경쟁률에 평균 806.2%의 충원율을 기록했다. 단, 2024학년도 경희대 정시에서는 전년도에 비해 12명 증가한 2162명을 모집한다. 수시 미충원 인원만 선발하던 글로벌한국학과가 폐지되었고, 글로벌Hospitality·관광학과가 신설돼 5명을 선발한다. 기존의 전자공학과는 ‘전자정보공학부 전자공학과’로 명칭이 변경, ‘전자정보공학부 반도체공학과’가 신설됐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광역단위 모집을 신설했다는 점이다. 사회과학광역(56명), ICT광역(34명), 생명과학광역(20명)으로, 원서접수 시 각 광역모집 해당 모집단위 안에서 희망전공을 표시할 수 있으며 1학년 말에 최종적으로 본인이 원하는 전공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가장 많은 인원을 선발하는 사회과학광역에는 정경대학(국제통상·금융투자학부 제외), 경영대학, 호텔관광대학(문화관광산업학과, 조리산업학과 제외), 생활과학대학(식품영양학과 제외)이 해당되고, ICT광역에는 전자정보대학(생체의공학과 제외)과 소프트웨어융합대학이, 생명과학광역에는 생명과학대학 모집단위들이 해당된다.

수능 반영방법은 전년도와 동일하다. 인문계열을 ‘인문’과 ‘사회’로 나누어 영역별 반영비율을 다르게 하고 있으니 모집단위에 따른 유불리를 확인해야 한다.

경희대 2024학년도 정시 특징. (제공: 진학사) ⓒ천지일보 2023.12.15.
경희대 2024학년도 정시 특징. (제공: 진학사) ⓒ천지일보 2023.12.15.

◆경희대

경희대는 일부 학과를 인문계열과 자연계열로 분할해 모집하는데, 이 중 인문계열 모집단위에 수능 반영과목을 지정했다. 이에 따라 지리학과(인문), 한의예과(인문), 간호학과(인문), 건축학과(인문)에는 ‘확률과 통계 + 사탐(2과목)’ 응시자만 지원 가능해졌다. 그동안 계열을 구분해 모집해왔음에도 인문계열 모집 시 선택과목 제한이 없어 자연계열 수험생들의 교차지원이 많았던 상황이었다. 실제로 경희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전년도 지리학과(인문)에 등록한 학생 중 과탐에 응시한 비율이 58.3%였으며 한의예과(인문)의 경우 76.9%, 간호학과(인문)는 83.3%가 과탐 응시자로 나타났다. 올해는 이 같은 교차지원을 차단함으로써 인문계열 수험생들만의 경쟁이 되도록 했고, 이에 따라 입시결과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충원율이 높다고 해서 무조건 상향지원해서는 안 된다. 과거 입결을 보면 다군 모집단위의 평균 입결이 가, 나군에 비해 높은 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고려대 2024학년도 정시 특징. (제공: 진학사) ⓒ천지일보 2023.12.15.
고려대 2024학년도 정시 특징. (제공: 진학사) ⓒ천지일보 2023.12.15.

◆고려대

고려대의 2024학년도 정시 선발인원은 전년도에 비해 62명 늘어난 1558명이다. 올해부터 교과를 반영하는 전형을 신설해 일반전형으로 1118명, 신설된 교과우수전형으로 440명을 선발한다. 전체 선발인원은 증가했지만 하나였던 전형을 두 개로 분리하면서 기존의 일반전형 선발인원은 자연스레 감소했다. 예외적으로 의예과에서는 교과우수전형으로 12명을 선발하는 동시에 일반전형 선발도 늘렸고(+2명), 전기전자공학부도 교과우수전형(26명)을 신설했음에도 일반전형 선발인원을 전년도와 동일하게 유지했다. 예체능계열과 국제대학, 채용조건형 계약학과는 일반전형으로만 선발한다.

신설된 교과우수전형은 수능 80%에 교과성적 20%를 반영한다. 원점수와 평균 등이 기재된 모든 과목의 석차등급, 성취도, 성취도별 분포비율을 활용해 교과성적을 산출하기 때문에 내신성적이 좋지 않은 수험생으로서는 부담이 될 수 있다. 1등급과의 점수 차이는 2등급일 경우 2점에 불과하지만 3등급은 6점, 4등급일 경우 14점이나 차이나기 때문에 3등급 이하의 학생들이 지원하기에는 조심스럽다. 합격자들의 성적 분포가 촘촘한 정시 특성 상 교과성적으로 인한 유불리를 면밀히 따져본 후 전형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

수능 반영방법은 전년도와 크게 다르지 않다. 전년도에 간호대학과 자유전공학부를 인문계열 선발과 자연계열 선발로 구분해 50%씩 선발했는데, 올해는 모두 인문계열 선발 방식을 따른다는 차이 정도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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