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단순 사고로 결론냈지만
온라인 통해 각종 음모론 제기
李대표 관련 5명 사망 재언급
‘대장동 사건’ 재판 열흘 연기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사고 이튿날 공개한 병상 사진. (출처: 유재일 유튜브 커뮤니티)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사고 이튿날 공개한 병상 사진. (출처: 유재일 유튜브 커뮤니티)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대장동 의혹 핵심 증인인 유동규(54)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지난 5일 교통사고와 관련해 ‘고의적인 사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단순 교통사고’라는 결론 내렸지만, 의도적으로 일어난 게 아니냐는 음모론이 온라인을 통해 제기됐다. 전문가는 유 전 본부장의 사고와 관련해 “서로 못 보고 일어나는 흔히 일어나는 교통사고”라고 판단했다.

6일 차량 추돌 후 병상에 있는 사진을 공개한 유 전 본부장은 정치평론가 유재일씨 유튜브 채널 커뮤니티를 통해 “걱정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사고를 계기로 더 강하고 단단해져서 돌아오겠다. 더 신경 쓰고 조심하겠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그러면서 “저는 절대로 자살하지 않는다. 책임감을 가지고 살겠다. 사실을 사실로 말하는 제 의무를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현재 퇴원한 유 전 본부장은 ‘고의적인 사고일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그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앞에서 들어가고 있는데 그거를 브레이크도 안 잡아 주잖아요. 수사 의뢰하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 전 본부장은 다음주 변호사와 함께 경찰서를 찾아 화물차 블랙박스 영상을 확인한 뒤 필요할 경우 경찰에 수사 의뢰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유 전 본부장은 지난 5일 오후 8시쯤 자신의 승용차를 대리운전시켜 귀가하던 중 의왕시 봉담과천도시고속화도로에서 8.5톤 화물차와 부딪쳤다. 경찰은 조사 결과 두 차량이 거의 동시에 차도를 변경하다 충돌했고 고의성은 없어 보인다고 판단했다. 오히려 유 전 본부장 차량 과실이 더 크다고 봤다.

경찰은 화물트럭 지정차선 위반으로 트럭 운전사에게 과태료만 부과하기로 했다. 과천봉담고속화도로(편도 3차선)의 경우 화물차 지정차로는 3차로인데 B씨가 1차로를 달렸기 때문이다. 사고 당시 조수석에 유 전 본부장은 곧바로 119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큰 이상이 없다는 검사 결과를 듣고 퇴원했다.

전문가들은 유 전 본부장이 경찰에 수사 의뢰를 하게 될 경우 차량의 블랙박스 USB 등의 확인을 통해 화물차 운전자의 동선을 파악하면 고의성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이건수 백석대 경찰학과 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유동규라는 인물이 검찰과 정치 측면에서 뜨거운 이슈를 갖고 있다”며 “교통사고가 고의인지 과실인지는 전혀 다른 문제이기 때문에 사고에 대한 의문이 있다면 명확하게 해서 근거를 갖고 발표해 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화물차 운전자의 차량 이동 경로와 목적, 언제 어떻게 출발하고 누구를 만나게 돼 있는지, 알리바이 등 전후 관계를 확인하면 금방 나올 것 같다”며 “화물차의 블랙박스 USB를 추가 확인하면 해결될 수 있는 문제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도 “만약 수사하게 된다면 화물차 운전자의 정치적인 성향과 연동해 있는 문제로 볼 소지가 크다. 정치적인 세력들과 연계 관계가 있는지 평상시 ‘이재명 사법 리스크’ 등에 일정한 언동이 있었는지 등을 수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이 교수는 “만약 고의성 여부를 두고 수사한다면 화물차 운전자와 대리운전자가 장소와 시간을 접선했는지 등을 확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교통사고 전문 유튜버인 한 변호사는 “블랙박스를 확인해 보니 그 사고는 진로 변경하다가 서로 못 봐서 난 사고다. 동시 진로 변경할 때 그런 사고는 자주 일어난다”며 “유동규 전 본부장은 화물차가 일부러 나에게 들어온 게 아닌가. 누구의 사주에 의한 게 아닌가 생각할 수 있겠지만 서로 못 보고 일어나는 흔히 일어나는 교통사고로 보인다”고 말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천지일보 2023.12.01.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천지일보 2023.12.01.

유 전 본부장의 교통사고를 두고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영화 ‘아수라’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 등에서 악덕 시장이 자신의 비리를 감추기 위해 트럭으로 충돌 사고를 일으켜 증인을 살인 교사하려 한 장면이 연상된다는 등 각종 음모론이 나돌았다. 이번 사고로 인해 과거 이재명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 과정에서 측근 인사와 주변인 등 5명이 돌연 사망한 사건도 재차 거론되고 있다.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인물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는 6일 자신의 SNS를 통해 유 전 본부장의 차량 충돌 사고에 대해 “뭔가 이상하다”며 의혹을 제기하며 “이렇게 사람 입을 틀어막는구나. 나도 ○○○의 녹취를 깠다가는 죽이려고 하는 거 아닌지”라고 했다.

전여옥 전 의원도 “어제 뉴스를 듣는 순간 ‘이재명의 데스노트’ 7번째? 정말 무섭더라”며 “걸리적거리는 인물은 물론 ‘난 절대 자살 안 한다’는 사람도 이재명 데스노트에 올라 있다. 눈엣가시 유동규씨, 김혜경씨 법카 제보자 조명현씨, 이재명 데스노트 예약 리스트 아닐까”라고 강한 의구심을 나타냈다.

한편 유 전 본부장의 교통사고로 인해 대장동 특혜개발 의혹 민간업자들의 재판이 열흘가량 연기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이준철) 8일과 11일 열기로 예정됐던 유 전 본부장과 대장동 민간업자 김만배씨, 남욱씨 등의 배임 혐의 재판을 18일로 미루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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