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더불어민주당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의 핵심 피의자로 지목된 송영길 전 대표가 6월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자진 출석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천지일보 2023.06.07.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더불어민주당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의 핵심 피의자로 지목된 송영길 전 대표가 6월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자진 출석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천지일보 2023.06.07.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 사건에서 5000만원을 조달한 ‘스폰서’로 알려진 김모씨가 법정에서 “송영길 전 대표로부터 감사 인사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오는 8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앞둔 송 전 대표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사업가 김씨는 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2부(김정곤·김미경·허경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무소속 윤관석 의원과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의 정당법 위반 등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송 전 대표가) ‘여러 가지로 도와줘서 고맙다’는 말을 했다”고 밝혔다.

지난 2021년 6월 경기도 양평에서 열린 캠프 해단식 마지막 날 송 전 대표와 같은 테이블에서 아침 식사를 한 적이 있느냐고 검찰이 묻자 김씨는 “네”라고 답변했다. 그는 이어 “쑥스러움을 타고 있던 차에 민주당 이정근 전 사무부총장이 같이 식사하자면서 제 손을 끌고 테이블에 앉게 했다”며 “자리에 앉자 송 전 대표가 ‘여러 가지로 도와줘서 고맙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김씨는 캠프에 5000만원을 전달한 것 외에는 다른 도움을 준 적이 없어, 송 전 대표의 이런 인사가 자금 지원에 대한 것으로 인식했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송 전 대표가 당대표 선거 후보였던 시절 캠프 측에 5000만원을 지원한 인물이다. 그는 송 대표의 20년지기 지인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지난 2021년 3월 중순 강 전 감사위원의 연락을 받고 나간 모임 자리에서 이 전 부총장과 강 전 감사위원, 몇몇 정치권 인사 등을 만났다고 증언했다.

김씨는 당시 서울 서래마을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강 전 감사위원로부터 ‘송영길 캠프 조직본부 구성 및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강 전 감사위원이 “캠프가 어렵고 밥값이 없으니 형(김씨)이 좀 지원해달라”고 두세번에 걸쳐 얘기했다는 게 김씨의 주장이다. 또 김씨는 “선거조직 본부를 구성하는 데 직책을 맡아달라”는 등 구체적인 자리도 제안받았다고 했다.

이후 현금 5000만원을 송 전 대표의 전직 보좌관 박모씨를 통해 전달하기로 마음먹었다고 했다. 김씨는 지인에게 1000만원짜리 수표 5장을 빌려 경기도 부천시에 있는 지인의 회사, A은행 서울 이수역지점 등에서 5만원권으로 교환해 직접 박씨에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이 왜 강 전 감사위원이 아니라 박씨에게 돈을 건넸느냐고 묻자 김씨는 “보좌관에게 전달해야 정확히 송 전 대표에게 보고되고 정상적으로 잘 쓰일 것으로 기대했다”고 답변했다.

검찰은 박씨가 김씨로부터 받은 5000만원과 캠프 내 부외자금을 합쳐 총 6000만원을 만든 뒤 지난 2021년 4월 300만원이 든 돈 봉투를 10개씩 두 차례 이 전 부총장에게 전달했다고 보고 있다. 이 전 부총장은 이를 무소속 윤관석 의원에게 전달했고, 같은달 28∼29일 두 차례에 걸쳐 300만원씩 든 봉투 총 20개(총 6000만원)가 민주당 의원들에게 뿌려졌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한편 검찰은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수사의 정점인 송 전 대표를 오는 8일 정당법 위반 등 혐의로 피의자로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송 전 대표 조사는 검찰이 지난 4월 윤관석·이성만 의원 등을 압수수색한 지 약 8개월 만이다. 검찰은 2021년 전당대회 당시 송 전 대표 캠프 소속 인사들이 현역 의원 20명과 지역상황실장 등에게 총 9400만원을 살포하는 데 송 전 대표가 관여한 것으로 의심한다. 송 전 대표는 2021년 5월 민주당 전당대회 때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해 당선됐다.

또 송 전 대표는 외곽 후원 조직인 ‘평화와 먹고사는 문제 연구소(먹사연)’를 통해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도 받고 있다. 폐기물 소각장 확장과 관련된 인허가 문제를 국회를 통해 해결해 주는 대가로 박용하 전 여수상공회의소 회장에게 불법 자금을 받았다는 내용이다. 박 전 회장은 먹사연에 3억여원을 후원했는데 이 가운데 약 4천만원이 로비 대가인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송 전 대표는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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