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6 전투기‧조종사 등 90명 참여

군 “주한미군, 한국 방어 의지 철통”

(서울=연합뉴스) 미-싱가포르 연합훈련 '코만도 슬링'에 참가한 미 공군 F-16 전투기가 지난달 27일 경기도 오산 공군기지로 귀환하는 모습. [미 국방부 국방여상정보배포서비스 캡처] 2023.12.4
(서울=연합뉴스) 미-싱가포르 연합훈련 '코만도 슬링'에 참가한 미 공군 F-16 전투기가 지난달 27일 경기도 오산 공군기지로 귀환하는 모습. [미 국방부 국방여상정보배포서비스 캡처] 2023.12.4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북한 방어가 목표인 주한미군이 최근 한반도 밖에서 제3국군과 연합훈련을 펼쳤다.

싱가포르 공군과의 연례 훈련인데, 한반도 밖에서 발생한 분쟁에도 언제든지 투입될 수 있음을 가정하고 있는 행보라 주목된다.

이른바 ‘전략적 유연성’ 강화 차원이라는 말로도 포장하지만, 결국 본질은 미중 패권 갈등 속 동북아 지역 유사시를 대비한 작전용 움직임이라는 관측이다.

◆“11월 6∼24일 싱가포르서 훈련”

4일 군에 따르면 주한 미 공군은 지난달 6~24일 싱가포르의 파야레바르 공군기지에서 싱가포르 공군과 양자 연합훈련인 ‘코만도 슬링(Commando Sling)’을 전개했다. 코만도 슬링은 지난 1990년부터 미군과 싱가포르 공군이 매년 실시하는 연합훈련이다.

경기도 오산에 주둔한 미 7공군 제51전투비행단(미 51전비) 산하 F-16 ‘파이팅 팰컨’ 전투기 6대와 조종사, 제36전투비행대대 소속 정비사 90명이 훈련에 참여했다. 공대공 급유를 통해 공중전 시간을 늘리는 등 상호운용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연습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훈련은 양국 공군 간 연합작전능력 향상, 미 공군의 싱가포르 기지 전개훈련, 싱가포르 주둔 미 공군의 지원능력 확인 등을 목표로 삼고 있다. 연례적으로 실시되는 훈렴임에도 외교가 일각에선 주한미군이 한반도 권역을 벗어나 미국 아닌 제3국에서 실시되는 연합훈련에 참여하는 건 흔치 않은 일이라고도 해석한다.

미국은 2006년 한미 외교 당국 간의 전략적 유연성 합의 이후 주한미군도 한반도를 떠나 분쟁지역 등에 신속히 투입할 수 있다는 일관된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데 이번 훈련도 같은 맥락의 일환이라는 분석이다.

◆동북아 유사시 언제든 투입 가능성

이는 훈련이 미 본토의 인태전략과 맞물린 전략적 유연성 강화 차원에서 추후 중국 견제 등 역외 임무 수행을 위한 훈련이 이뤄진 게 아니냐는 관측인 셈이다. 미국과 중국이 지난달 정상회담을 갖고 화해 무드에 들어갔지만 대만 문제나 남중국해 사태는 언제든 뇌관으로 작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종의 동북아 유사시를 대비한 작전인 것인데, 예컨대 대만해협 등지에서 미중 간 충돌이 발생하면 주한미군 전력이 대만 인근 쪽으로 이동하고, 남한이 후방 지원기지로 활용돼 한반도가 국제적 분쟁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다는 외교가의 안팎의 지적과도 궤를 같이한다.

하지만 북한이 러시아와 함께 위협으로 작동하고 있는 이상 주한미군 전력이 움직일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이를 의식하듯 군 관계자는 지난달 서울에서 열린 제55차 한미안보협의회(SCM) 직후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대한민국을 방어하기 위한 주한미군의 현재 전력 수준을 지속적으로 유지한다는 문구가 들어간 만큼 주한미군의 한국 방어 의지는 철통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반도 공역이 상대적으로 좁다 보니 미 태평양공군사령부(PACAF)에서 원하는 훈련을 모두 소화하기 어렵다”며 “그래서 PACAF는 주기적으로 상호운용성 향상 차원에서 주한미군을 ‘레드 플래그’ 등 원거리 훈련에도 종종 참여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레드 플래그는 PACAF가 주관하는 다국적연합공군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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