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히로시마 G7 정상회의장인 그랜드 프린스 호텔에서 열린 한-영국 정상회담에서 리시 수낵 영국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3.11.20.
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히로시마 G7 정상회의장인 그랜드 프린스 호텔에서 열린 한-영국 정상회담에서 리시 수낵 영국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3.11.20.

“침체된 영국 원자력 업계에 활력을 불어넣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이는 한국과 영국 정부가 ‘한영 원전 협력 양해각서(MOU)’ 체결을 발표한 것과 관련해 21일(현지시간) 미국 블룸버그 통신이 내린 해석이다.

블룸버그는 “영국은 한국과 원자력 발전소 건설에 대한 논의를 재개할 것”이라며 “이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 나라(영국)의 원자력 산업에 잠재적으로 활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영국은 오는 2050년까지 24기가와트를 넘는 원자력 발전 규모를 구축하기로 결정했으나 관련 설비 구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영국 국빈 방문을 계기로 우리나라와 영국은 원자력과 더불어 해상풍력, 수소 등 무탄소에너지(CFE) 협력을 본격 추진키로 했다.

특히 원자력의 경우 영국 신규 원전 건설에 참여하는 방안과 관련해 협의를 추진하고, 원전 전 주기에 걸친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데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와 영국은 이와 관련해 2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방문규 산업부 장관과 클레어 쿠티노 영국 에너지안보탄소중립부 장관은 한영 비즈니스 포럼을 계기로 ‘한·영 원전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를 통해 양국은 국장급인 한영 원전산업대화체를 활용해 신규 원전 건설을 위한 세부 협의를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양국 정부뿐 아니라 양국 기업·기관 간에도 8건의 양해각서가 체결됐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신규 원전 건설과 원전 설계를 비롯해 ▲핵연료 ▲운영·정비 ▲방폐물·해체 ▲산업·학술교류 등 전 주기와 전 분야에 걸친 포괄적 협력 관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한전과 한전기술, 한전연료, 한전KPS, 원자력환경공단, 원전수출협회, 원자력대학원대학교 등으로 구성된 ‘팀코리아’는 영국 원전 건설·운영 경험이 있는 웨일스 뉴클리어 포럼(건설), 맥테크 에너지 그룹(건설), 모트 맥도널드(설계), AB5 컨설팅(핵연료), 헤이워드 타일러(운영·정비)와 각각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특히 한전은 영국 웨일스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원전 공급업체 플랫폼인 웨일스 뉴클리어 포럼과 함께 윌파 원전 부지의 현지 공급망을 분석하고 주민 수용성을 확보하면서 공동 대응할 계획이다.

영국과의 이번 원전 협력은 지난 2019년 한전의 영국 무어사이드 신규 원전 인수 사업이 불발된 이후 4년여 만에 관련 협의를 재개하는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또한 제도적 틀을 갖추고 양국 정부가 함께 협력 과제 해결에 나섰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도 현지 브리핑을 통해 “양국 정부와 민간 차원에서 원전 협력을 위한 완결된 제도적 틀을 갖추게 된다”면서 “영국 신규 원전사업과 관련한 설계와 시공, 엔지니어링과 인·허가 등을 정부 간의 협력 과제로 추진하기로 처음 합의했다”고 밝혔다.

또한 최 수석은 “소형모듈원전(SMR), 제3국 시장 개발 등 전 주기에 걸친 기업 간 협력 방안도 포함돼 있다”며 “한국 원전 설계와 건설에 대한 경쟁력과 영국의 원전 해체와 핵연료 분야 강점을 기반으로 원전 협력이 가속화할 것”이라고 했다.

우리나라는 이번 영국과의 원전 협력을 계기로 한층 더 발전적이고 진취적인 성과를 이뤄내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관련 예산도 충분히 확보하고 제도·정책적 지원도 지속적으로 이뤄나간다면 분명 세계를 선도하는 ‘K-원전’ 또한 환영받게 될 것이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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