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2700억원 규모 MOU 체결

영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20일(현지시간) 런던 스탠스테드 국제공항에 도착해 공군 1호기에서 내리며 인사하고 있다. 2023.11.21. (출처: 뉴시스)
영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20일(현지시간) 런던 스탠스테드 국제공항에 도착해 공군 1호기에서 내리며 인사하고 있다. 2023.11.21.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영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런던에서 본격적인 국빈 방문 일정에 들어갔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이날 찰스 3세 국왕이 마련한 공식 환영식에 참석하며 국빈 일정을 시작했다.

한국 대통령의 영국 국빈 방문은 노무현 전 대통령(2004년), 박근혜 전 대통령(2013년)에 이어 세 번째다. 찰스 국왕이 즉위식 이후 처음 초청한 국빈으로, 양국 수교 140주년을 맞아 초청이 이뤄졌다.

윤 대통령 부부는 숙소인 런던 시내 한 호텔로 마중 나온 윌리엄 왕세자 부부의 안내를 받으며 공식 환영식장으로 이동했다. 윤 대통령 부부와 왕세자 부부는 잠시 환담을 나눈 뒤 자동차를 나눠타고 공식 환영식장인 호스 가즈(Horse Guards) 광장에 도착했다.

호스가즈 건물은 1663년 기병대 마구간 부지에 건설된 이후 주요 군사 본부로도 쓰였고, 국왕 근위대가 보호하는 곳이다.

윤 대통령과 윌리엄 왕세자는 영국 왕실이 제공한 벤틀리 사의 스테이트 리무진을 이용했다. 서거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즉위 50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것으로 전 세계에 두 대뿐이다.

윤 대통령의 지난 19일 런던 도착 때부터 영국 왕실이 제공한 차량으로, 최고 수준의 예우를 한 것으로 평가된다.

환영식장에는 의장대와 군악대, 기마병 등이 정렬했다. 윤 대통령은 도착 직후 미리 기다리고 있던 찰스 국왕과 카밀라 왕비, 리시 수낵 총리 등 왕실과 정부 핵심 인물들과 인사를 나눴다. 군악대는 애국가를 연주했고, 예포 41발이 발사됐다. 의장대 사열 중에는 아리랑이 연주됐다.

윤 대통령의 이번 국빈방문을 계기로 한·영관계는 기존의 ‘포괄적·창조적 동반자 관계’에서 ‘글로벌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될 예정이다. 국방·방산과 첨단산업 등 전 분야에서 협력을 심화하고 한·영 자유무역협정(FTA) 개선 협상도 개시하기로 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리시 수낵 영국 총리와 22일(현지시간) 양국 미래 협력 방안을 담은 ‘다우닝가 합의(Downing Street Accord)’ 문서에 서명할 예정이다.

다우닝가 합의는 양국 관계를 끌어올려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심화하는 게 골자다. 문서 명칭은 정상회담이 열릴 영국 총리 관저 주소(다우닝가 10번지)에서 따왔다.

해당 문서에는 북핵 등 한반도 문제와 함께 우크라이나 사태, 이스라엘·하마스 무력충돌, 아·태 지역 해양 분쟁 등 주요 글로벌 현안에 대한 공동의 입장이 담긴다. 규칙 기반의 국제질서를 강화하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주요 20개국(G20) 및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등 다자 무대에서 공조해나가자는 의지가 표명될 예정이다.

안보·경제·지속 가능한 미래 협력 분야 등 양국이 협력할 3대 분야 내용도 구체적으로 담긴다. 국방·방산 분야에서는 방위력 협력 파트너십 의향서 및 방산 공동수출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협력을 발전시키기로 했다.

사이버 위협 대응 역량을 강화하는 ‘전략적 사이버 파트너십’도 체결된다. 합동 훈련을 확대하고 안보리 대북 제재 이행을 위한 해양 공동 순찰을 추진한다는 내용도 포함된다.

양국은 기존 한·영 FTA를 개선하기 위한 협상에 착수한다. 이와 함께 공급망 구축을 위해 반도체 협력 MOU를 체결하고 경제·금융 협력 방안과 미래산업 분야 경제협력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글로벌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넣은 것은 그만큼 유럽의 대표주자인 영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 중심국인 한국과 구체적으로 추진할 중요한 내용이 많다는 것을 약속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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