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가계신용 14조 늘어
주택 수요에 주담대 17조↑
신용대출 8분기 연속 감소
여행·여가로 카드 이용 확대
고금리·정책 효과 가시화될 듯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 (출처: 연합뉴스)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올해 3분기(7~9월) 가계신용이 3개월 전보다 14조원 넘게 늘면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금리 오름세에도 부동산 경기가 회복되면서 주택담보대출이 17조원 넘게 늘면서 가계대출 증가세를 주도했다.

한국은행은 21일 ‘2023년 3분기 가계신용(잠정)’ 통계를 통해 3분기 말 금융권 가계신용 잔액이 1875조 6천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2분기 말(1861조 3천억원)보다 0.8%(14조 3천억원) 늘어난 규모다. 가계신용은 2022년 4분기 말(1871조 1천억원) 이래 역대 최대로 늘었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보험사·대부업체·공적 금융기관 등에서 받은 대출에 카드사·백화점 등에서 외상으로 산 대금을 더한 ‘포괄적 가계부채’를 말한다. 이를 통해 가계가 짊어진 포괄적인 빚 규모를 알 수 있다.

가계신용은 지난해 4분기 금리 인상 등 통화 긴축의 영향으로 3조 6천억원 감소한 이후 올해 1분기(-14조 4천억원)까지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지난 2분기 8조 2천억원 증가한 이후, 올해 3분기까지 2분기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가계신용 증가에는 주택담보대출의 영향이 컸다.

올해 3분기 판매신용(카드 대금)을 제외한 가계대출 잔액은 1759조 1천억원으로 2분기 말(1747조 4천억원)보다 11조 7천억원 증가했다. 이 중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1049조 1천억원으로 3개월 만에 17조 3천억원 급증했다. 잔액 기준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증가 폭도 2분기(14조 1천억원)보다 더 커졌다.

주택 매매 관련 자금 수요가 늘면서 특례보금자리론 등 정책모기지 취급과 개별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주택 매매 관련 대출이 확대된 데 영향을 받았다.

실제 전국 주택 거래량은 지난해 4분기 9만 1천 가구에서 올해 1분기 11만 9천 가구, 2분기 15만 5천 가구로 더 늘었다. 3분기에도 14만 9천 가구로 높은 거래량을 기록 중이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710조원)은 직전 분기보다 5조 5천억원 줄어 8분기 연속 감소세를 유지했다. 신용대출과 비주택부동산 담보대출 위축에 영향을 받았다.

창구별로 예금은행에서 가계대출이 3개월 사이 10조원 증가했지만, 상호금융·상호저축은행·신용협동조합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에서는 4조 8천억원 줄었다. 기타금융기관 가계대출은 주택담보대출(6조 4천억원)을 중심으로 6조 5천억원 불었다.

판매신용은 직전 분기보다 2조 6천억원 늘어 3분기 만에 증가 전환했다. 여행 및 여가 수요가 늘면서 신용카드 이용 규모가 커진 데 기인했다. 3분기 신용카드사를 비롯한 여신전문회사 판매 신용은 2조 8천억원 증가했다.

이러한 가운데 가계대출 증가세는 점차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고금리에 따른 이자 부담 등으로 부동산 수요자들의 거래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10월 아파트 거래 건수는 1992건으로 9월(3366건)보다 절반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높아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지표로 쓰이는 신규 취급액 코픽스는 10월 3.97%를 기록했다. 이는 한 달 전보다 0.15%p 상승한 규모다.

서정석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가계신용 전망 관련 질문에는 "최근 금리 상승으로 주택시장 관망세가 확산하고 있다”며 “향후 가계신용도 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정책의 효과도 시차를 두고 가시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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