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수능] 긴장·초조 속 시작된 부산 수능 시험장… “후회 없는 하루 되길”

[천지일보 부산=윤선영 기자] “오늘 드디어 학생들이 3년 동안 고생한 결실을 볼 때가 됐는데, 떨리고 긴장되더라도 최선을 다해서 좋은 결과 있길 바라고 후회 없는 하루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6일 수험생들을 격려하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부산진구 전포동에 있는 부산교육청 제22지구 제10시험장 경남공업고등하교를 찾은 이원규 양정고등학교 선생님은 학생들을 생각하며 이같이 말했다.

천지일보가 이날 오전 7시 경남고 정문 앞을 찾았을 때 수험생들을 기다리는 선생님들의 표정 하나하나에서 긴장감과 초조함이 감돌았다.

이날을 위해 3년을 기다렸던 학생들은 긴장된 모습이 역력했지만, 마중 나온 선생님들을 향해 미소를 보이며 잠시 긴장을 풀기도 했다.

한 선생님은 가르쳤던 학생이 멀리서 보이자 손을 번쩍 들며 이름을 크게 불러 애틋함을 전했다. ‘부산진고 파이팅’ ‘너에게 자신감 줄께’라고 적힌 손피켓을 든 부산진고 선생님들은 학생들이 보일 새라 목을 쭉 빼고 시선을 고정했고, 간식을 담은 작은 종이 가방을 손에 든 채 애타게 수험생을 기다리는 동성고 선생님들도 보였다.

정문 앞에서 아들과 진하게 포옹을 한 뒤 연신 ‘사랑해 아들’이라며 발길을 돌리지 못하는 학부모가 있었고, 아들이 들어가는 뒷모습을 보며 끝까지 눈을 떼지 못하는 학부모도 보였다. 대학이라는 목표를 향해 고생한 자녀를 결전의 현장으로 들여보내는 부모의 복잡한 심정이 전해지는 현장이었다.

하윤수 교육감은 이른 시간 경남공고를 찾아 시종 환한 미소로 학생들과 손인사를 하거나 파이팅을 하며 격려했다. 그는 “우리 학생들이 많이 긴장된 모습을 보이긴 하지만, 시험장에 들어가면 12년 동안 갈고닦은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리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올해 부산 수험생은 2만 6740명으로 지난해 2만 7628명에 비해 다소 감소했지만, 역대 수능일과 달리 포근한 날씨를 보여 수험생들의 어깨를 덜 움츠리게 했다.

부산경찰청은 이날 오전 6시부터 지역 내 60개 시험장 주변에 교통·지역경찰과 기동대 경찰관 등 955명을 배치해 특별 교통관리에 나서며 안전한 수능을 위해 만전을 기했다.

한편 수능 시험일인 이날 오후 7시 서면 일대에서 하 교육감을 비롯한 부산교육청 관계자, 부산경찰청 등 관계기관 관계자들이 학생들 선도 활동에 나서는 가운데 연말까지 청소년 보호 ‘합동 캠페인’을 펼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