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그룹 회장. (출처: 연합뉴스)
구광모 LG그룹 회장.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구광모 LG그룹 회장을 상대로 구 회장의 모친과 여동생들이 제기한 상속소송의 2차 변론기일이 오늘(16일) 진행된다.

법조계와 재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제11민사부(박태일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고(故) 구본무 선대회장의 부인 김영식 여사와 두 딸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 구연수씨가 구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상속회복청구 소송 2차 변론기일을 연다.

이날은 하범종 ㈜LG 경영지원부문장(사장)이 증인으로 두 번째 출석한다. 하 사장은 구 선대회장이 출근하면 가장 먼저 업무 보고를 하고 주요 인사와의 외부 식사에 동행하는 등 구 선대회장 가까이서 보좌한 인물이다. 또 구 선대회장 별세 전후로 그룹의 지주사인 ㈜LG의 재무관리팀장을 맡아 그룹 총수 일가의 재산 관리와 상속분할 협의 등을 총괄했다.

하 사장은 앞서 지난달 5일 열린 1차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구 회장에게 ‘경영 재산’을 승계해야 한다는 구 선대회장의 유지가 있었고 이번 소송을 제기한 세 모녀도 이를 확인했다고 증언했다.

구 회장 측은 이날 김 여사가 직접 서명한 동의서 등을 증거로 내밀며 3차에 걸친 상속 재산 분할 합의 과정을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동의서에는 ‘본인 김영식은 고 화담 회장님(구 선대회장)의 의사를 좇아 한남동 가족을 대표해 ㈜LG 주식 등 그룹 경영권 관련한 재산을 구광모에게 상속하는 것에 동의함’이라는 문구와 함께 김 여사의 서명이 담겼다.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하범종 ㈜LG 경영지원부문장(사장)이 5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LG가(家) 상속 분쟁 소송에서 증인 출석을 마치고 귀가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10.05.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하범종 ㈜LG 경영지원부문장(사장)이 5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LG가(家) 상속 분쟁 소송에서 증인 출석을 마치고 귀가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10.05.

하 사장은 “2017년 4월 뇌종양 판정을 받은 구 선대회장이 수술 하루 이틀 전에 병실로 불러 선대회장이 가진 경영 재산을 모두 구광모 회장에게 승계하겠다고 했다”며 “사무실로 돌아와 내용을 정리한 뒤 다음날 보여드리고 자필 서명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하 사장은 이후 이 메모를 김 여사 등 원고 측에 공유했고, 상속 협의 과정에서 참고자료로 활용됐다고 주장했다. 

세 모녀(원고) 측은 이에 대해 “원고들이 해당 메모를 본 적이 없다고 하는데 보여준 사람이 증거를 대야하지 않겠나”라고 반박했다. 세 모녀 측은 구 회장이 LG 주식을 모두 상속받는다는 유언이 있었던 것으로 기망을 당하고 속아서 협의서를 작성하게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서부지법 제11민사부(박태일 부장판사)는 16일 오후 고 구본무 LG그룹 선대회장의 부인 김영식 여사와 두 딸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 구연수씨가 구광모 LG그룹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상속회복청구 소송의 2차 변론기일을 진행한다. 사진은 서울서부지법 모습. ⓒ천지일보DB
서울서부지법 제11민사부(박태일 부장판사)는 16일 오후 고 구본무 LG그룹 선대회장의 부인 김영식 여사와 두 딸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 구연수씨가 구광모 LG그룹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상속회복청구 소송의 2차 변론기일을 진행한다. 사진은 서울서부지법 모습. ⓒ천지일보DB

구 회장은 지난 2018년 5월 구 선대회장 별세 이후 11월 부친이 보유했던 ㈜LG 지분 11.28% 가운데 8.76%를 상속받아 최대주주에 올랐다. 김 여사와 구연경 대표, 구연수씨는 ㈜LG 주식 일부(구연경 대표 2.01%, 구연수씨 0.51%)와 구 선대회장의 개인 재산인 금융투자상품·부동산·미술품 등을 포함해 5000억원 규모의 유산을 받았다.

모친과 여동생들은 법정비율에 따라 지분을 다시 분배하자고 주장하고 있으나, 구 회장 측은 선대회장 유지에 따라 적법하게 상속이 이뤄졌다는 입장이다.

한편 재판을 사흘 앞둔 지난 13일 법무법인 율우가 세 모녀 측의 소송을 담당하는 변호인단으로 새롭게 합류했다. 율우 측 변호인은 이정민 변호사가 이름을 올렸다. 법무법인 로고스와 법무법인 케이원챔버 변호인이 지난 5월과 10월 각각 사임서를 제출하며 세 모녀 측 변호인단은 세 번 바뀌게 됐다. 세 모녀 측은 법무법인 해광과 율우와 함께 이번 재판에 임하게 된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