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과수 심리부검 결과 발표
“업무·개인 신상 등 복합 작용”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 서이초등학교 교사의 49재 추모일인 4일 서이초에 마련된 추모공간에서 추모객들이 슬픔에 잠겨 있다. ⓒ천지일보 2023.09.05.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 서이초등학교 교사의 49재 추모일인 4일 서이초에 마련된 추모공간에서 추모객들이 슬픔에 잠겨 있다. ⓒ천지일보 2023.09.05.

[천지일보=홍보영 기자] 지난 7월 발생한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교사 사망 사건 관련 수사가 ‘범죄 혐의점 없음’으로 종결됐다. 서이초 교사 사망 배경으로 지목된 ‘학부모 갑질 의혹’은 확인되지 않았다는 게 경찰 설명이다.

송원영 서초경찰서장은 14일 서초경찰서에서 진행된 브리핑에서 “사망 동기로 제기된 학부모의 지속적 괴롭힘이나 폭언 폭행 협박 강요 등과 같은 행위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면밀히 조사했다”며 “확보한 자료 및 동료 교사, 학부모, 친구 등 조사에서 범죄혐의로 볼 수 있는 내용은 발견할 수 없었다. 이에 이날 사건을 입건 전 조사(내사) 종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송 서장은 “경찰 조사 내용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심리 부검 결과 등을 종합해볼 때 고인은 작년 부임 이후 학교 관련 스트레스를 겪어오던 중 올해 반 아이들 지도, 학부모 등 학교 업무 관련 문제와 개인 신상 등의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지난달 18일 고인에 대한 심리부검 결과를 국가수로부터 회신받았다. 결과는 반 아이들 지도 문제, 학생들 간 발생한 사건 관련 학부모 중재, 나이스 등 학교 업무 관련 스트레스와 개인 신상 문제로 인해 심리적 취약성이 극대화돼 극단적 선택에 이른 것으로 사료된다는 내용이었다.

특히 한 학생이 다른 학생의 이마를 그은 이른바 ‘연필 사건’ 이후 학부모들이 고인 개인 전화번호로 여러 차례 연락하는 등 괴롭혔다는 의혹에 대해선 “고인과 학부모들 간 하이톡(업무용 메신저)과 문자 메시지 대화 내용, 업무용 PC와 노트, 일기장 등을 분석하고 학부모들로부터 제출받은 휴대전화 포렌식 내용, (연필 사건)학부모 중재 시 참석했던 교사와 친구 등을 폭넓게 조사했으나 폭언 등의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폭언 외에 학부모와 관련해서 고인에게 스트레스를, 영향을 직접 줄 만한 것 있었나는 질문에는 “학부모들과 일과 후에 하이톡을 통해 (대화를) 주고받은 것과 중재 과정이 스트레스로 작용했다는 건 어느 정도 확인이 됐다”며 야간 문자 1건을 갑질과 폭언으로 보는 것에 대해선 “(그렇게) 볼 수 없다”고 답했다.

경찰은 고인의 휴대전화인 아이폰에 비밀번호가 설정돼 있어 포렌식 진행이 어려웠다고 했다. 또 학부모 2명이 제출한 휴대전화를 포렌식 했지만, 통화 내용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날 직접 수사 내역과 국과수 심리분석 자료 등 수사 결과를 유족에게 전달했다. 유족들은 경찰 조사 결과에 대해 수긍하는 입장을 보였다고 한다. 이와 별도로 경찰은 이번 사건 처리 과정에서 확인된 교육 환경 관련 제도 개선 참고 자료를 서울시교육청에 통보할 예정이다.

한편 경찰은 교원단체가 해당 학부모를 고발한 사건과 해당 학부모가 네티즌들을 명예훼손으로 고발한 사건 등은 이번 사건 종결과 별개로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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