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소장 적격성 놓고 대립
與 “결격 사유 찾을 수 없어”
野 “위장전입에 尹 보은인사”
이종석 “잘못 인정, 사퇴안돼”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이종석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11.13.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이종석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11.13.

[천지일보=원민음 기자] 여야가 13일 이종석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이 후보자의 적격성을 두고 충돌했다. 여당은 5년 전 헌법재판관 인사청문회에서 이 후보자의 자질 검증을 끝냈다고 적극 방어하며 정책 질의에 집중했다. 반면 야당은 이 후보자의 위장전입 문제를 다시 소환하며 도덕성 공세를 펴는 동시에 윤석열 대통령의 보은 인사 의혹도 제기했다.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은 “이 후보자의 2018년 청문회 당시 회의록과 심사보고서를 검토해보니 결격 사유를 찾을 수 없었다”며 “후보자는 국민 기본권을 보호하고 사회적 약자 배려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왔다”고 말했다.

같은 당 김웅 의원도 이 후보자의 과거 위장전입 문제와 관련 “(민주당 소속) 박범계 전 법무부 장관은 아들이 13살이었을 때 대치동 아파트에 위장 전입했다는 의혹이 있었지만 사퇴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우회적으로 이 후보자 엄호에 나섰다.

반면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이 후보자가 과거 위장전입을 6차례 했다고 지적하며 “처음 강서구 화곡동에 위장 전입해 아파트 청약을 받았고, 이어 송파구 거여동에 아파트 분양을 받아 5개월 만에 1억 2000만원 시세 차익을 남겼다”고 말했다.

이어 “비슷한 시기 반포 미도아파트를 매각해 5000만원의 시세차익을 남기고 한양아파트를 3억 7000만원에 매입했는데, 재건축이 되면서 이를 36억원에 매도했다”며 “일반 국민이면 상상할 수 없는 막대한 시세차익을 누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수진 의원도 “이 후보자는 윤 대통령과 서울대 법대 동기라는 개인적 인연이 있는 데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소추 사건의 주심을 맡아 기각을 결정한 데 대한 보은 인사인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이 후보자는 위장전입 문제에 대해서 사과하면서도 사퇴할 의향이 없음을 밝혔다.

그는 “2018년 청문회 때도 말한 것처럼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고위공직자 후보로서 과거 위장전입이 있었던 것, 잘못된 점 인정하고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용민 의원의 과거에 위장전입 때문에 고위공직자 후보자가 사퇴하거나 임명이 부결된 적이 있음을 언급하며 “사퇴할 의향은 있느냐”고 묻자 “그건 없다”며 선을 그었다.

국회로 공이 넘어간 것과 별개로 사법공백은 이미 현실화했다. 유남석 전 소장이 10일 퇴임하면서 임기를 마친 후 재판관 가운데 임명일자가 가장 앞선 이은애 재판관이 소장 권한대행을 맡았다. 이번 인사청문회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다면 소장 권한대행 체제가 장기화될 수도 있다.

헌재소장은 여소야대 상황에서 야당이 반대하면 임명이 불가능하다. 대법원장과 헌법재판소장이 동시에 공석인 초유의 상황이 부담으로 작용해 야당의 양대 사법기구 수장 임명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날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민주당이 대법원장 장기간 공석 사태와 더불어 헌재소장까지 공석으로 두기엔 부담이 크기에 협조하는 방향으로 의사결정을 하지 않을까 싶다”며 “민주당이 선별적으로 아닌 것은 아니라고 하고, 맞는 것은 맞다고 인정해줘야 한다. 그래야 선명 야당으로서 주목도나 국민들의 신뢰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